황우석 파문 부른 배아줄기세포, 국내서 제조 성공
기사입력 2014-04-18 03:00:00
차병원 이동률팀… 美이어 두번째
“성인 피부세포로 체세포복제 방식” 태아세포 이용한 美보다 진일보 평가
이동률 부소장
이동률 차병원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 부소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성인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난치병 환자의 피부세포(체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 맞춤형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지인 셀의 자매지 셀스템셀 17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기증받은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75세와 35세 성인 남성의 피부세포의 핵으로 바꿔 넣어 각각 배아를 만든 뒤, 여기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가 피부세포의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얻었다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성공시킨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이 태아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처음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연구진이 태아의 피부세포를 이용한 데 비해 차병원 측은 성인의 피부세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포치료제를 만들 때, 환자 자신의 피부세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줄기세포는 모든 조직과 세포로 자랄 수 있다는 점에서 줄기세포주(株)라고도 한다. 안전성이 확보되고 임상 시험까지 무사히 마친다면 파킨슨병, 치매, 뇌중풍(뇌졸중) 같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치료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 부소장은 “이번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여건만 갖춰진다면 2년 안에 임상 시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문적인 성과로는 환영할 일이라고 반기면서도 난자를 활용한 연구라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임상 시험을 하려 해도 난자 활용이 까다로운 국내 규정상 승인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황우석 박사가 소속된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자문교수단장인 현상환 충북대 수의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술력만으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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