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내 마음속에
白民/ 이학주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나는 내 삶에서 주체할 수 없는 번뇌를 벗어던지기 위해 배낭에 가득 담아 지고 山寺를 찾았습니다.
山寺엔 발복을 기원하는 보살들이 法堂을 가득 메우고 부처님 玉座 바로 아래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법문을 설하는 늙은 주지 스님의 얼굴은 번뇌를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초라한 몰골이었습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알듯 하면서도 모르는 소리로 설법하는 스님의 민대머리 위에 초파일 파리 한 마리가 앉아 법문을 듣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간지러웠던가. 스님은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후려쳤지만 파리는 잠깐 일어섰다 앉았을 뿐.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피리 한 마리의 번뇌도 어쩔 수 없는 山寺엔 벗어던질 번뇌를 받아들일만한 부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지고 간 번뇌를 다시 지고 내려오는 길 실개천 훌쩍 뛰어 넘을 때 나는 비로소 부처는 山寺에도 스님의 민대머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내 마음이 부처이고 부처가 곧 내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산골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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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白民 이학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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