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대보름 휘영청 밝은 달이 구름 뒤에 숨곤 하던 밤 논으로 밭으로 쥐불깡통 돌리며 불놀이 하다 배가 고프면 도둑고양이처럼 아무집이고 몰래 들어가 오곡밥 나물 훔쳐다가 비빔밥 해 먹던 기억이 나뭇가지 바람 스치듯 아스라이 스쳐 지납니다. 곤궁히 살았어도 정월 대보름날엔 배고픈 .. 글,문학/詩,시조 2020.02.09
시조 작법/현대시조 쓰기 10계명 시조 작법/현대시조 쓰기 10계명 ● 시조의 형태 시조의 형태(혹은 형식)는 단형시조(평시조), 중형시조(엇시조), 장형시조(사설시조), 양장시조(2장시조), 옴니버스시조(시조의 각종 형식을 아우른 混作 연형시조), 동시조(童時調) 등 여섯 종류가 있다. 또한 시조의 내용면에서는 서정시조.. 글,문학/詩,시조 2020.02.06
끽다거(喫茶去) - 윤소암 끽다거(喫茶去) - 윤소암 여보게 벗 차 한 잔 마시게 그대 바쁜 마음 잠시 접어두고 이리와 앉으세 그려 세상살이 고달프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조급하면 한가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네 심기화평이면 백가지 복이 저절로 모인다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느니 씨는 봄에 뿌리고 열매.. 글,문학/詩,시조 2020.01.18
질그릇 속 부레옥잠 질그릇 속 부레옥잠 - 시/ 권숙월 발붙일 물만 있으면 뿌리를 내린다 작은 질그릇이어도 넓은 호수 부럽지 않다 흙 한 줌 욕심내지 않는 부레옥잠, 물이 좋다 나쁘다 입에 올리지 않는다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맑은 햇살 받아들이고 목마른 벌에게 품 선뜻 열어준다 둥근 부레를 잎 몸.. 글,문학/詩,시조 2020.01.18
새해 아침에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 글,문학/詩,시조 2020.01.02
제인 - 초설(初雪) 제인 - 초설(初雪) 너무 마른 내모습 부담이 되진 않을까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오면 어쩌나 너의 기억 때문에 한 시도 쉴 수 없었던 내 마음 알아줄까 우리 이별하는 날 넌 내손 잡아 주면서 조심스레 꺼낸 말 끝내 잊지 못하면 첫눈 내리는 밤에 여기서 함께 하자던 약속 기억하니 늦었지.. 글,문학/詩,시조 2019.12.06
四時 詞 /허난설헌 春(춘) 院落深沈杏花雨(원락심침행화우) 깊숙하여 고요한 뒤뜰 살구꽃에 비 내리고 流鶯啼在辛夷塢(류앵제재신이오) 목련 핀 언덕에선 꾀꼬리가 우네. 流蘇羅幕襲春寒(류소라막습춘한) 수실 늘인 휘장 안에 봄기운 차가운데 博山輕飄香一縷(박산경표향일루) 박산향로*에선 한 줄기 향 .. 글,문학/詩,시조 2019.12.05
12월 / 박재삼 花枯荻裊冬節來...화고적뇨동절래耆老親友空中園...기로친우공중원徐徐遲步心靑春...서서지보심청춘各自胸中孤寂蜿...각자흉중고적원 꽃은 마르고 억새는 바람에 나부끼는 겨울이 왔다기로의 동무들 아홉명 하늘공원을 찾았다느릿느릿 걷는 걸음에도 마음은 청춘이건만저마다의 가슴.. 글,문학/詩,시조 2019.12.05
느그 엄마 안 죽었다 / 이종문 느그 엄마 안 죽었다 / 이종문 옛날에는 어머니께서 불쑥불쑥 전화 걸어 이렇게 물으셨다, “....애비가? 다 잘 있제? 애들도 잘 크고 있고 애 어미도 무탈하제?” 한 동안은 어머니께서 가끔씩 전화 걸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걱정은 하지 마라 느그가 걱정 할까 봐 걱정 돼서 전화했다.. 글,문학/詩,시조 201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