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詩,시조

질그릇 속 부레옥잠

淸潭 2020. 1. 18. 12:37

질그릇 속 부레옥잠
- 시/ 권숙월


발붙일 물만 있으면 뿌리를 내린다

작은 질그릇이어도 넓은 호수 부럽지 않다

흙 한 줌 욕심내지 않는 부레옥잠,

물이 좋다 나쁘다 입에 올리지 않는다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맑은 햇살 받아들이고

목마른 벌에게 품 선뜻 열어준다

둥근 부레를 잎 몸속에 품은 것은

모나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뜻,

오롯이 피운 꽃 이틀을 못 넘기는 것은

꽃 자랑도 길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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