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詩,시조

12월 / 박재삼

淸潭 2019. 12. 5. 09:47


花枯荻裊冬節來...화고적뇨동절래
耆老親友空中園...기로친우공중원
徐徐遲步心靑春...서서지보심청춘
各自胸中孤寂蜿...각자흉중고적원

꽃은 마르고 억새는 바람에 나부끼는 겨울이 왔다
기로의 동무들 아홉명 하늘공원을 찾았다
느릿느릿 걷는 걸음에도 마음은 청춘이건만
저마다의 가슴 속에는 고독과 적막함이 꿈틀거렸다


+ 12월

욕심을 털어 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는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은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
(박재삼·시인, 1933-1997)



'글,문학 > 詩,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인 - 초설(初雪)  (0) 2019.12.06
四時 詞 /허난설헌  (0) 2019.12.05
11월의 시  (0) 2019.11.09
느그 엄마 안 죽었다 / 이종문  (0) 2019.10.13
서산대사 詩碑 중에서  (0) 2019.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