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민주당 국회 폭주, '尹 탄핵안' 내용 이해 불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7일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 동시표결 예정..."민주당, 불법도 아닌 외교·안보 사안까지 탄핵 사유 포함"
중앙일보 "난장판 만들고 침묵" 경향신문 "무슨 일 저지를지 모를 시한폭탄"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이 5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민주당은 불법도 아닌 외교·안보 사안까지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다”며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마음대로 휘두르는 입법 권력도 언젠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도 같은 날 추진한다. 여당이 김건희 특검법의 가결을 막으려면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까지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국회는 이날 야당 주도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통과시켰다.
조선일보 “계속되는 민주당 국회 폭주, '尹 탄핵안' 내용 이해 불가”
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계엄령 사태와 전혀 무관한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비난까지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탄핵안은 '윤 대통령이 북·중·러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고집'이라고 했다. 이것이 어떻게 탄핵 사유가 되나”라며 “'전쟁 위기를 촉발시켰다'는 내용도 있는데 '전쟁 위기'란 것 자체가 과장이고, 있다 해도 북한 도발이 원인”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조선일보는 “탄핵 소추는 헌법·법률의 명백한 위반 행위에 대해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불법도 아닌 외교·안보 사안까지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다”며 “감사원장·지검장에 대한 탄핵 소추도 입법 폭주”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권력이 있다고 마음대로 휘둘렀다가 심각한 궁지에 몰렸다”며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마음대로 휘두르는 입법 권력도 언젠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여야가 탄핵을 오로지 대선 득실로 따지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또다른 사설에서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을 구체적 사실 확인과 법리 검토, 사후 대책 없이 단 며칠 만에 탄핵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윤 대통령이 어떤 수습책을 내놓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마치 분초를 다투듯 탄핵을 몰아붙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에게 시간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며 대장동 재판에 탄핵 표결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이 대표와 대법원 선고 연기를 요청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두고 “방탄용으로 이용하려는 것처럼 비친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반대하는 당론을 확정했다. 관련해서도 조선일보는 “대통령이 헌법과 법을 어겼다는 확신이 있다면 탄핵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 두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일 것”이라며 “야당에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대통령이 헌법을 어겼어도 눈감고 가겠다는 것인가. 자신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분초를 다투는 탄핵'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련해 한겨레는 “국민을 대리한다는 이들이 주권자에게 총부리를 겨눈 대통령을 비호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한동훈 대표는 계엄 철회에 큰 역할을 하고서 지금은 스스로 그 공을 다 뒤엎고, 또다시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진정 역사의 죄인이 되려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방탄을 도모하다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친위 쿠데타 동조자로 민심의 쓰나미에 쓸려가는 것은 물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또 다른 국가적 불행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나라 난장판 만들고 침묵” 경향신문 “무슨 일 저지를지 모를 시한폭탄”
4일 새벽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것을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당초 5일 오전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중진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폭거를 알리기 위한 것이지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야당에 대해 경고만 하려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45년 만에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침묵이 길다”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해 놓고도 당사자는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가 없다. 매우 무책임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작금의 사태가 해명이나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미 지적했듯이 윤 대통령은 엄중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다만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서 윤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으니 본인의 얘기를 듣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한겨레도 사설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 자해공갈범'을 자인하고도 국민에게 최소한의 사과조차 하지 않는 그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는 '민주당의 폭거 때문'이라는 윤 대통령의 말에 대해 “무장 군인이 국회의사당을 짓밟게 하는 반민주·반헌법·반역사 행위를 저질러놓고, 야당을 겁박하려 '한번 해봤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비상계엄이 분풀이용 하룻밤 장난인가. 그날 밤 온 국민이 겪은 혼돈과 공포, 무참함을 조금이라도 아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은 정상적 판단력과 통치력을 상실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로 스스로 헌정 질서를 흔드는 '반국가 세력' '망국의 원흉'이 됐다. 그래놓고도 여태 야당 탓하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탄핵소추를 피하려 하고 있다”며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한 윤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 새 정부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게 역사 앞에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혼란을 최소화할 길을 스스로 찾으라”고 경고했다. 동아일보는 '야당에 대해 경고만 하려던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온 나라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비상계엄 선포가 무장 군인을 국회에 투입해 야당을 겁박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작전이었다는 자백과 다름없다”며 “야당과 국회 정도는 총칼로 다스릴 수 있다는 군사정권 독재자의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그게 별일 아닌 듯 말하는 데선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경고성이라면 다음엔 뭘 더 하겠다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여당 내에선 윤 대통령 탈당이나 임기 단축 등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혹여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지층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 믿는다면 착각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리더십을 상실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실격(失格) 사유를 여실히 보여줬고 영(令)이 안 서는 현실을 자초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 냉정하게 혼란과 불안을 최소화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은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아니라 문제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하지만 아직도 그가 가진 권한이 너무 많다. 그가 군을 동원해 또 무슨 짓을 할지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라며 “군은 철통같은 대북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군 통수권자가 군사모험주의로 가려는 조짐을 보이면 단호히 거리를 둬야 한다. 윤석열이라는 불확실성을 속히 제거해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관료들이 국회, 정당의 통제하에 필수불가결한 일만 해야 한다. 군과 관료들이 충성할 대상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계엄 실행 총책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경향신문 “내란죄로 체포해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군에 직접 명령을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누가 국회에 계엄군 투입을 지시했느냐'는 질의에 “김용현 전 장관이 했다”고 답했다.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서야 계엄 선포 사실을 인지했다며 김 전 장관에게 포고령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진 갈무리.검찰과 경찰은 내란죄 등으로 고발돼 해외도피 시도 의혹을 받는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경향신문은 “포고령 1호의 '정치활동 전면 금지' 조항과 국회 군부대 투입,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체포 시도 등도 윤석열이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장관을 제대로 조사해야 12·3 친위 쿠데타의 전모를 규명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검경은 김 전 장관이 증거를 인멸할 수 없게 조속히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고 체포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김 전 장관에게 철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거짓 선동이라던 계엄이 왜 실행됐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주도했는지 등 사태의 전말을 수사 당국은 철저히 규명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지만, 국회 등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는 헌법에 반한다. 내란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위법적 포고령을 누가 작성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중앙일보는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 직후 '중과부적(衆寡不敵·수가 적으면 대적할 수 없다)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국민과 국회를 적으로 생각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김 전 장관은 그제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육사 생도 신조로 속내를 드러냈다고 한다. 시대착오적 계엄을 '정의의 길'로 포장한 궤변 아닌가. 엄중한 법적·역사적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비상계엄 선포 관련 책임을 떠넘기는 핵심 인물들을 두고 1면 기사 <계엄으로 나라 흔들고 “잘못없다, 몰랐다, 반대했다”>에서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반성과 사과 없이 무책임하거나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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