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화두 하는 법 (2)

淸潭 2015. 9. 1. 10:41

화두 하는 법 (2)


 

3. 공부의 표준은 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


: 또 화두를 하다가 깨쳤다고 와서 말하는 사람도 여러 수십 명 수 백명을 봤어,

어떤 수좌는 저기 오대산 그쪽에 토굴을 지어 살다가 한 해 여름에,

그 천리 길을 세번이나 왔어 신심이 참 있어 보이니까, 처음에 와서는

공부를 하다가 자기가 깨쳤다고 그러길래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해 줬어,

 그래 다시 가서 공부하다보니또 뭔가를 안 것 같아 아~ 이번에는 참말로

바로 깨쳤지 싶어서 또 찾아 왔단 말이여, 그렇게 해서 세 번이나 온 사람을

봤는데, 내가 볼 땐 아무것도 아니라, 그 사람뿐만 아니라, 흔히 보면 공부하다가

 깨쳤다고 생각하고 와서 묻는 사람 더러 봤거던, 수 십명, 수 백명 봤어,

공부하다가 그냥 공부에 대해 의심난다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무슨 지견이

나고 무슨 경계가 나타나면 깨쳤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도 아무리 내 몸이

고달프고 아파도 꼭 만나 줬거던, 만나 줬는데 여러해를 그렇게 해 보니까

그 사람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봐도 소용없어, "예 예" 하더라도 나중엔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해 버려 그래서 근래 와서는 공부하다가

뭘 깨쳤다는 그런 사람들은 영 안 만나주거든 그 깨쳤다는 것이 바로만 깨친

것이라면 얼마나 좋노?


바로만 깨치면 말할 것 없는거라 중간에 가다가 병 난걸 '깨쳤다' 이러니...

그러니 공부라는 것은 내가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종문에 불교

근본법칙이 있어 법칙이 있는데 한 가지 예를 들어 말하면 우리가 강당에서

배우는 선요가 있어 고봉스님 어른이지 그 고봉스님이 공부하다가 자기

생각에 깨쳤단 말이야, 깨쳤다 생각하고는 설암스님한테 갔는데 무슨

법문이든지 물어보면 대답을 얼마나 잘하나~~!

설암스님이 가만히 보니 저놈이 바로 깨친게 아니고 공부하다가 병이 난

것인데도 아무리 아니다 해도 소용 없거던 그 땐 부처님이 아니라고 해도 말

안 들어, '내가 옳다' 고 생각하고는 안 듣는단 말이여 그래서 설암스님이

한 3년동안은 그대로 내버려 둬 버렸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래서 고봉스님은

한 3년 동안은 가기가 천하제일로 깨친 것 같고 자기 스님보다 나은 것 같단

말이여, 한 3년 지나서 설암스님이 보니 어지간히 그 객기가 좀 가라 앉은것

같거든, 그래서 오라고 해서 물었어 '내가 뭘 물으면 (니가) 대답 못하는게 뭐

있노?' 그러니 지금 무슨 법담을 하려는게 아니고 내가 그런 걸 물으려는게

아니라 니가 실제 깨쳤다고 큰 소리 치는데, 니 공부한 그것이 보통 밥 먹고

옷 입고 활동하고 다닐때 그때, 일간활활시(日間活活時) 적에 아무리

분주하게 활동하더라도 그대로 일여하냐?' 이렇게 물었거든,


자기가 생각해 보니 아무리 그 경계로 설치고 하더라도 자기 공부 하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거든 그대로 일여한거라

"그럼 꿈에도 일여하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꿈에도 일여하거든, 경계가 없단 말이여 그래 또 물었어

"그러면 잠이 꽉 들어서 꿈도 없을 때 그 때도 니가 일여하나?"

하니 그 땐 캄캄하단 말이야, 그래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랬거든 ...


중생 생활이어떠 하냐면

일간에 잠 안 잘때 생활하고, 잠이 들어서 꿈꿀 때 생활하고 , 잠이 아주 꽉 들어서 꿈도 없을 때 생활하고, 그 세가지 생활이 평생 전체 생활이거든

 

그런데 설암스님이 물은 것은

'그러면 니가 잠이 안 들어서 보통 활동 할때 아무리 분주하더라도

네 공부가 일여하냐?' (동정일여)

이렇게 물었으니까 일여 하다 했거든 '그럼 더 나아가서 꿈에도 공부가

일여하나? (몽중일여)  이렇게 물으니까 꿈에도 일여하다고 했단 말이여,

이건 실제로 하는 소리야,

'그래 꿈에도 일여 하다면 그럼 잠 꽉 들어서는? (숙면일여)

잠이 꽉 들면 꿈도 없단 말이야 그때는? 하고 물으니 아~ 고봉스님이' 아이고

그때는 캄캄하니, 아무 것도 없다 그랬거든' 그러면 그게 바로 깨친게 아니다

이 말이여,


그래서 '니 공부가 바로 깨친 게 아니니까 오늘 부터 무조건 다시 발심해서

공부가 잠이 꽉 들어서 일여한 거기에서 깨쳐야 되지 꿈에 일여한 그 것

가지고는 안돼~!  그거 공부 아니니까 다시 공부해라!  그랬어 그때 비로소

미친 기운이 병난 기운이 많이 가라앉아 설암스님 말을 믿었거던... 

그래 또 3년 죽자고 했어, 죽자고 해 가지고 그때 가선 바로 깨쳤단 말이여

잠 꽉 들어서도 일여한 것을 실지 오매일여라 하는 거야 ,

꿈에 일여한 것은 몽중일여라 하고 잠이 꽉 들어서도 일여한 것은 숙면일여라

 하는거여 깨치고 보니까 그때선 몽중일여 들어가고 숙면일여 들어가서 자기가

바로 깨쳤거든, 그래서 설암스님이 인가를 했단 말이여, 그렇게 돼야만 비로소 깨친 것이여,


그런데 요새 깨쳤다는 사람들 보면 말이여 공부하다가 뭣이 훤 한것 같고

자기가 부처님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 석가 그까짓, 똥 덩어리만도 못한 거고 내가 천하 제일이다' 이러거든

'그래, 석가가 똥 덩어리만도 못하든 금 덩어리만도 못하든 그런 소리하지

말고, 그런데 니 공부한 것이 보통 생활 할 때도 일여하냐?' 하고 물으면,

'아 그건 안됩니다.' 이러거든

'아니 그럼 보통 생활 할 때도 일여하지 못한 그걸 갖고 부처님보다 났다는

생각이 드나?'

'그럼 뭘 갖고 아는데요?'

'그래 공부란 것이 동정에 일여 해야 돼, 움직일때나 고요할때나 일여해야

 되고, 꿈속에서도 일여해야 되고 깊음잠에서도 일여해야 해, 숙면에 일여

해도 거기서 깨쳐야 공부지, 바로 깨친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병이지 공부

가 아니야.'

'아 그럼 난 큰일 났네, 난 꿈에도 고사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잘 안  됩니다.'

그 천하제일이라는 게 안 된다 이거야

'그럼 니 어쩔래?'

'그럼 스님 말 믿고...'

'이 놈아. 내 말이 아니여! 이건 예전 조사스님도 다 말씀하신 거지 이 도둑놈아,

 내가 뭐 잘났다고 내 법 내세우면 되나? 자고로 어떤 큰스님이든지, 잠 꽉

들어서도 일여한 거기서 깨쳤어야 그게 참으로 바로 깨친거지 그러기 전엔

절대 깨친 게 아니라고 했어,

부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조사스님도 다 그렇게 말씀 했단 말이여,

그런데 잠 꽉 들어서는 고사하고 또 꿈에서는 고사하고 동정에도 일여하지

않는 그것 갖고 니가 뭘 깨쳤다 할꺼고? 그건 순전이 병 난거지 깨친게 아니야.'


여기 있는 우리 대중들 한번 생각해 봐라,

그까짓 법문에 대답하고 법문을 알고, 그건 문제가 아니야 그건 무슨

소릴 해도 아무 소용없는거고 실지 내 공부가 어떤지는 돌아다니다

보면 알 것 아니야? 동정일여라 하는 것은 얘기 할 때 밥 먹을때 뿐만

아니라 아무리 분주하고 또 아무리 바쁘게 몸뚱이를 움직인다해도

그대로 간단없이 일여한 그런 경계를 말하는데 그런 동정일여가

여간해서 되는게 아니야,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몽중일여라 하면

그건 참 어려운거야,

그건 참말 어려운 거야 그래 몽중에 화두 되는 사람 손 들어봐~~!

그게 그게, 참 어려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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