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에이어 자승도 옷벗고 환속하라.

조계종 총무원, 해인사 토지 결국 매각 승인

 

28일 ‘엑스포 주차장 용지’ 매각 결정
남양주 무량사 임의처분은 상정 안 해

2010.12.28 11:23 입력 발행호수 : 1079 호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결국 해인사 토지 매각을 승인했다.

 

총무원은 12월28일 종무회의를 열고 종단 안팎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이 신청한 대장경엑스포 주차장 부지 1만2876㎡(3895평)에 대해 매각을 허가했다. 매각대금은 7억 8451만여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인사가 함께 신청한 남양주 무량사 임의처분 등에 대해서는 종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매각이 결정된 해인사 부동산은 해인사가 2011년 합천군, 경남도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장경엑스포 행사에서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는 토지로 종단 안팎에서는 “일회성 행사를 위해 오랜 기간 사찰이 보유해 온 천년고찰의 부동산을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총무원 32대 집행부는 이 부동산에 대한 매각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종무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회의내용을 녹음까지 하며 “차기 집행부도 전임 집행부의 판단을 번복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했었다.

 

당시 32대 집행부는 “이 부동산은 해인사 입구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인사의 사격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토지로 평가된다”며 “한시적 행사인 엑스포를 위해 해인사 토지를 매각하기 보다는 사용승낙을 통한 임대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이유로  매각 승인을 반려했었다.

 

그런가 하면 33대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4월 13일 엑스포대장경 행사예정지에 대한 매각 승인을 결정하면서도 주차장 부지에 대해서는 “최종설계안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회성 행사를 위해 공동사업시행자인 해인사가 해인사 소유의 토지를 처분하고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주행사장에 대해서는 매각을 하되 주차장에 대해서는 보류한다”고 결정했었다.

 

그럼에도 총무원이 결국 대장경엑스포 행사 예정지 가운데 주차장 부지까지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종단 안팎에서는 현 집행부에 대한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전임 집행부의 간곡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행사인 대장경엑스포를 이유로 해인사 부동산의 매각을 승인한 것은 ‘종무행정의 연속성은 물론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종단의 쇄신과 자성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밝힌 집행부의 쇄신 의지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