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조계종은 영담이 가지고 논다.

淸潭 2010. 12. 29. 16:00
영담 스님, 은해사 선거인명부서 법일 스님 누락
 
은해사 재선거 앞두고 선거권 박탈…혼란 일 듯
법일 스님, “법규위 결정 무시…법적책임 묻겠다”
2010.12.29 13:29 입력 발행호수 : 1079 호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법규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 종무행정으로 또 다시 직권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조계종 총무부가 최근 1월17일 예정된 은해사 중앙종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에 보낸 은해사 비구 재적승 명부에서 법일 스님을 누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명부는 은해사 종회의원 선거에서 선거인명부로 활용되는 것으로, 명부에서 최종 누락될 경우 법일 스님은 은해사 종회의원 재선거에서 다시 선거권이 박탈된다.


이에 앞서 법일 스님은 지난 10월28일 15대 종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무부가 중앙선관위에 “수계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신원조회결과를 통보함에 따라 후보자격을 박탈당했었다.


그러나 조계종 법규위원회(위원장 성천 스님)는 11월29일 “총무부가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에 법일 스님에 대한 신원조회 결과를 통보하면서 ‘구족계 미수지자로 판단’한 내용의 회신은 종헌종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당시 법규위원회는 심판결정문에서 “(2009년)계단위원회의 (수계사실)확인서, 총무원장 명의의 수계확인서, 승적원부, 2010년 총무원장이 발급한 승려증 등과 중앙종회의원과 (기림사, 대전사 등) 사찰의 주지 등을 역임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법일 스님이 비구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12월2일 법규위원회의 결정을 근거로 법일 스님이 제기한 선거소청을 받아들여 은해사에 대해 재선거를 결정했다.


따라서 법일 스님은 “총무부가 은해사 재선거를 앞두고 재적승 명부에서 고의적으로 법일 스님의 이름을 누락시킨 것은 법규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법일 스님은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종회의원 당선을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벌인 일”이라며 “종헌종법에 따라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일 스님 측 관계자에 따르면 총무부는 은해사 재적승 명부에서 법일 스님이 제외하기 이전부터 수차례 공문 발송해 비구계 수계 사실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총무부는 11월29일 법규위원회가 법일 스님에 대해 “비구인 점이 인정된다”고 결정하자 12월23일 영담 스님 명의로 다시 공문을 보내 이번에는 “사미계 수계일이 불명확하다”며 “수계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일 스님 측 관계자는 “법일 스님이 수계를 받은 것은 이미 30여 년 전의 일”이라며 “더구나 법일 스님과 함께 수계를 받은 스님 2분 가운데 한 분은 이미 입적했고, 다른 한 분은 환속해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그 오래 전의 일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계자의 수계사실에 대한 후속 행정 처리는 해당 본사인 해인사 내지 총무원에서 관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일 스님의 수계 자료가 없다는 것은 해인사나 총무원에서 잘못 관리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법일 스님에게 수계사실을 입증하라는 것은 책임 전가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은해사 선거인단 명부에서 법일 스님을 누락한 이유’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말만 한 채 전화를 끊어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총무부 관계자는 “그 동안 총무부가 법일 스님에게 비구계 수계사실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여전히 수계 확인 자료를 내지 않았다”며 “따라서 (법일 스님이 비구계 수계사실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은해사 재적승 명부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해사 재적승 명부는 총무부장 영담 스님의 결재를 받고 넘긴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런 가운데 총무부가 최근 법규위원인 모 스님에게도 사미계 승적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법규위원 스님은 지난 11월29일 법규위원회가 법일 스님에 대한 종법위반여부 심판을 진행할 당시 총무부장 영담 스님에게 강한 질책성 질문을 했던 스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총무부 관계자는 “이 법규위원 스님의 승적을 정리하던 중 사미계 수계 날짜가 불명확해 확인을 요청한 것일 뿐 보복성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사자인 스님이 직접 오시면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