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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현진 삼성에 있었다면 이미 19승"

淸潭 2010. 7. 23. 11:00

삼성, "류현진 삼성에 있었다면 이미 19승"

스포츠조선 | 입력 2010.07.23 09:50

 

 전반기 동안 프로야구는 한화 류현진이 보여준 최고의 피칭으로 떠들썩했다.

 류현진은 19경기에 선발로 나가 13승4패, 방어율 1.57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전경기 퀄리티스타트(QSㆍ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연결하면 24경기 연속 QS란 어마어마한 성적이다.

 ▶선동열 감독이 뽑은 에이스

 최고 투수 출신인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미 3년 전부터 류현진을 한국프로야구의 에이스라고 평가했다. 당시 "여러 조건을 복합적으로 봤을 때 누가 최고 투수인가"라는 질문에 선 감독은 "구질의 다양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류현진이 역시 가장 낫다"라고 답했다. 올시즌 초반에도 선 감독은 같은 얘기를 했다.

 지난해까지도 류현진은 확실히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진정 '괴물'같은 활약이다. 5년차에 불과한데 벌써 해외 진출설이 나오고 빅리그 거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했다는 루머까지 떠돈 것도 어찌보면 이해되는 일이다.

 ▶왜 해외진출이 벌써 언급될까

 류현진은 '7년차 해외진출 FA 규정'을 적용받는다면 2012시즌이 끝난 뒤 구단의 허락을 얻어 해외 무대로 나갈 수 있다. 기존 해외진출 선수들의 케이스와는 사뭇 다르게, 한화가 류현진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울 것이라는 얘기가 이미 야구판에 파다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류현진이 9년을 채운 뒤 정식 FA가 되면, 현재 한화가 보여주는 씀씀이로는 그를 잡을 수 없다. 삼성이나 LG 등 전통적으로 병참 능력이 있는 팀들이나 미국, 일본의 팀들에게 결국 류현진을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구단이 데려가면 그나마 FA 보상금이라도 받겠지만, 해외에 진출하면 한화는 입맛만 다셔야 한다. 따라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이적료 혹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7년차 해외 진출을 주선하는 게 한화에겐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다.

 ▶삼성이 느끼는 류현진의 몸값은 수백억원

 삼성 관계자는 최근 "진정한 스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류현진을 상대로 너무 잘 치면 안 될 것 같다"는 농담을 한 뒤 "류현진은 정식 FA가 되면 단순히 몇십억원짜리 선수가 아니라 수백억원짜리 선수가 돼있을 것이다. 국내 리그의 선수수급 시장 규모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그러니 7년차 해외진출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또 그걸 원하는 팬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만히 보면 다른 모든 구단들도 차라리 류현진의 조기 해외진출을 바라는 것 같다. 왜겠는가. 류현진을 상대 안하는 게 모두 좋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라며 웃었다. 모든 팀이 류현진을 상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이어 "류현진은 우리 팀에 있었다면 이미 18승 투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 직후인 21일 류현진은 롯데전서 완봉승을 추가했다.

 실제는 13승째였는데, 삼성쪽 계산으로는 19승이 되는 셈. 류현진은 올시즌 패전 4경기와 노-디시전 2경기에서도 모두 QS를 기록했으니 불펜이 좋은 삼성에 있었다면 19전 전승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야구란 게 생각대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삼성의 계산법이 결코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다.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