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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김지나씨 “풀려날줄 꿈에도 몰랐다”

淸潭 2007. 8. 17. 19:25
김경자·김지나씨 “풀려날줄 꿈에도 몰랐다”

 

김경자·김지나씨 “배형구,심성민씨 피살 소식 귀국직전 전해들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무장세력에 납치된지 26일만에 풀려난 김경자(37), 김지나(32)씨는 최근까지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사망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이들의 귀국길에 동행한 정부 관계자가 1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뉴델리발 서울행 항공기 내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석방 당일 이들은 자신들이 풀려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탈레반 대원들을 따라나섰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지난 달 19일 아프가니스탄 봉사활동 중 탈레반에 피랍됐다 풀려난 (좌측부터) 김경자, 김지나씨가 17일 오후 델리발 아시아나항공 OZ768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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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피랍된 이후 워낙 이동이 잦았던 탓에 두 김씨는 당시에도 탈레반이 자신들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줄로 믿고 있었으며 따라서 석방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최근 일부 언론이 탈레반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석방 양보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탈레반의 철저한 감시와 정보차단 속에 26일을 보냈던 이들은 배 목사와 심씨의사망 사실도 석방된 뒤에야 알게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달 19일 아프가니스탄 봉사활동 중 탈레반에 피랍됐다 풀려난 김경자, 김지나씨가 17일 오후 델리발 아시아나항공 OZ768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관계자와 함께 계류장을 걸어가고 있다. [영종도=연합]

이 관계자는 "또 배 목사와 심씨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을 피랍 당시는 물론 석방된 뒤에도 한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심씨와 같은 그룹으로 분류돼 억류생활을 함께했던 이들은 심씨가 지난달 30일 탈레반 대원들에게 불려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석방된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석방 후 바그람 기지에 머물면서도 이들은 배 목사와 심씨의 사망소식을 알지 못했고 귀국길에 오른 16일 오전에서야 비보를 접한 뒤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했다. 한동안 대화를 꺼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평소 존경하던 배 목사와 절친했던 동료 심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들은 30여분 이상 서럽게 통곡했고, 심리적 불안정으로 인한 식욕부진 등 증세도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달 19일 한국인 인질 23명을 납치했던 탈레반은 같은 달 25일 아프간 정부와의 인질협상 실패를 선언 뒤 배 목사를, 31일에는 심씨를 각각 살해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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