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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2,000 넘은 증시..안착하나

淸潭 2007. 7. 26. 07:50

마침내 2,000 넘은 증시..안착하나

 



유동성 지원+무디스 효과로 저항 뚫고 2,000선 열어

진통 있겠지만 안착 가능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고현실 기자 = 주식시장이 25일 마침내 종가기준 코스피지수 2,000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11.96포인트(0.60%) 오른 2,004.22에 마감됐다.

전날 2,000을 찍고 내려온 코스피지수는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한 뒤 곧바로 급락해 2,000 등정을 나중으로 기약해야 하는 듯 했으나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반전해 결국 2,000선 위로 올라섰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유동성의 막강한 지원으로 2,000까지 올라온 지수가 안착할 수 있을 지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 안착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2,000 안착까지는 더 커진 과열 논란과 유가와 환율 등 그동안 감춰져 있던 리스크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진통을 겪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 "막강한 유동성 지원 + 무디스 깜짝 선물" = 코스피지수가 2,000에 이르기까지는 유동성의 막강한 지원이 있었다.

매일 1천억~3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면서 증시에 실탄을 지급했다. 콜금리 인상과 1,900선 돌파 이후 지수가 급등하면서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에는 자금 유입에 한 층 더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70조원을 돌파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주식시장은 강세 기조를 쉽게 꺾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고 이런 토대 위에 지수는 2,000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여기에 예상된 일이긴 했지만 무디스의 깜짝 선물도 2,000 돌파에 한 몫을 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마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한국증시의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2,000 돌파를 앞두고 당분간 외국인 매도 등의 저항에 걸려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증시는 급반등에 성공, 결국 코스피지수 2,000 시대 개막을 앞당겼다.

◆ "2,000 안착 가능"..최고 2,450도 가능 = 전문가들은 증시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2,000에 별탈없이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 "국내증시가 가파른 상승 속도 부담에도 다른 증시에 비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 기업 실적"이라며 "저평가 해소를 이유로만 시장이 올라왔다면 2,000 돌파는 결코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특히 3분기와 4분기 기업실적은 내수회복에다 작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져 돋보일 것"이라며 "선진국 증시처럼 최근 실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지수는 단기간 등락 과정이 있을 수 있으나 연내 2,100~2,200까지 무난히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애널리스트는 "풍부한 증시 자금 외에도 최근 발표되고 있는 양호한 기업 실적이 2,000 돌파를 이끈 원동력"이라며 "2.4분기 GDP 성장률이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어 더욱 강화된 기업 실적이 2,000 이후의 추가 상승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Fn가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85개사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7.7% , 전분기 대비 10.3%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상태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지수를 2,100에서 2,4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서만 신영증권(2,300), 우리투자(2,170), 키움(2,201) 등이 2,000을 훌쩍 넘은 수치를 목표지수로 제시하고 있다.

◆ "추가 상승 기대감 만큼 조정 우려도 커" = 전날 등락을 거듭한 장세에서도 알 수 있듯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정다운 조정 없이 지수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단기 과열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그동안 풍부한 국내 유동성에 가려있던 악재인 유가, 환율, 금리불안, 중국긴축,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엔.캐리 트레이드 등의 리스크 요인도 언제 부각될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대증권 배성영 애널리스트는 "1,800선까지 뚜렷하게 나타났던 주도주가 2,000을 넘어선 현재 시점에는 사라졌다"며 "시장에서 강력한 주도업종이 없다는 것은 뚜렷하게 살 만한 업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좀 더 확대하면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가 여전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2,000이라는 미지의 지수대에 발을 들여놓아 심리적 부담감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며 "종목별, 업종별 변동성마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리스크요인이 부각될 경우 시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파트장은 "일본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때 주가가 밀릴 가능성이 있어 8월까지는 2,000을 오가는 등 진통이 있을 전망"이라며 "9월이 돼야 2,000에 안착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투자전략은 = 2,000 이후에는 기대수익률을 다소 낮추고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분할 매수, 분할 매도로 가격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종목 선택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나 재료 보유주보다는 이익모멘텀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우량주를 중심에 두라는 권유가 있었고, 업종으로는 실적 모멘텀을 갖춘 증권, 건설, 조선, IT업종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지주회사가 추천됐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대세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간 중간에 짧은 조정이 발생할 경우 유망주 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윤 팀장은 "이제 밸류에이션으로 접근하는 시대는 갔다"며 "2,000 이후에는 재평가 되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으로 종목별 차별화가 극대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을 갖췄거나 지분.자산 가치가 주가에 덜 반영된 종목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수익률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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