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서예실

낙관

淸潭 2007. 7. 23. 16:33

낙관

 

후한(後漢)의 서화가 채옹은 영제(靈帝)의 명에 의하여 "적가후오대장상도(赤家侯五代將相 圖)"를 그렸고,여기에 찬문(撰文)까지 쓰게 되었는데 이 찬문은 곧 현대 동양화에 있어서 화 제(畵題) 또는 제시(題詩)의 시초가 된다.
또한, 서화 작품에 낙관(落款)이라는 일종의 풍류지사(風流之事)를 즐겨하게 되는 것은 중국 송시대(宋時代)부터 그 전통이 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관이란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로 서화의 한구석에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어 완성의 뜻을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상세하게 쓸 경우에는 시구(詩句), 연월, 간지(干支), 쓴 장소, 쓴 이유, 증여한 상대방의 성 호를 써넣은 다음 자기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는 수도 있다.


오늘날 낙관에는 으레 작품의 제작년도와 세시가 표시되기 마련인데, 세시의 경우는 별칭과 이칭을 매우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웬만한 상식으로는 얼핏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 중 많이 사용되는 별칭과 이칭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낙관의 도장은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
 
서예작품에서 도장을 찍는 것은 독특한 예술로서 지금까지도 이 방법을 고수하여 전해 내려오고 있다.
글자와 도장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정취를 발하는데 이는 구성상에 있어서 강렬한 효과 를 낼 뿐 아니라 작품상에 있어서도 풍부한 예술미를 풍겨 주고 있다.
 
서예작품에서 도장은 일반 손도장과는 다른 것으로 스스로 일정한 법도를 지니고 있다.
만약 일반 손도장을 작품에 찍어도 틀렸다고는 할 수 없으나. 금상첨화의 작용을 하지 못할 분만 아니라 작품의 예술미도 손상시키게 된다.
서예작품에서 사용되는 도장은 먼저 작품의 크기와 글자의 대소, 낙관 후의 공백 등을 고려하여 배치하고 선택하여야 한다.
일반적인 규율로 볼 때 도장은 서명을 할 아래부분이나 왼쪽에 찍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도장을 행간에 다 찍어서도 안되며, 본문의 끝부분 보다 쳐져서도 안되며, 본문의 �부분과 나란히 되어서도 안된다.
 
도장의 크기는 낙관의 글씨와 비슷한 것이 좋은데 이보다 조금 작은 것은 무방 하나, 낙관의 글씨보다 도장이 커서는 안된다.
도장을 가장 적게 찍을 때는 하나를 찍으며 보통은 두 개를 찍는다.
만약 두 개를 찍을 때 같은 형태는 피하여 하나는 주문(朱文), 또 다른 하나는 백문(白文)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서예작품의 도장은 위에서 말한 것이 일반적인 법칙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에는 허한 곳과 실한 곳, 성긴 곳과 빽빽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너무 빽빽한 곳은 긴장감을 덜어 주기 위하여 도장을 찍어 이것을 보충하고, 반대로 너무 성긴 곳도 도장을 빌려 충실함을 채워 주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작품이 시작되는 곳에 도장을 찍는 것을 일반적으로 두인(頭印) 또는 한장(閑章)이라고 한다.
한장은 백문·주문 이외에 반달모양, 장방형, 원형, 반원형, 타원 형, 호로병형, 자연형, 꽃모늬형 등 매우 다채롭다.
내용도 일정하지 않아서 서재명이나 연 호 또는 성어나 경구 등을 새겨 넣기도 한다.
 
사용할 때에는 공간의 넓이와 내용 등을 고려 하여 정하는 것이 좋다.
도장은 합당한 장소에 제대로 찍어야 생명감이 발휘된다.
필묵의 작용에서 붓은 일으켰는데 먹은 따라오지 않은 것에다 한 장을 찍게 되면 한가롭지 않게 되니, 이것을 이른바 판에 박은 듯한 것을 파괴하여 안온하고 평형을 이루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서예에서 도장은 결코 함부로 찍어서는 안된다.
먼저 도장과 글씨체가 조화를 이루었는가를 고려하여야 한다.
대개 제백석(齊白石) 풍의 도장은 단도직입적인 급취장(急就章)에 어울 리고 정성을 들여 깨알 같이 쓴 소해(小楷)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자유분방하게 쓴 작품에 가는 철사줄 같이 새긴 도장을 찍는다면 조화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작품의 풍격에 따라서 도장도 거기에 어울리는 것으로 선택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작품의 먹색을 고려하여야 한다.
도장은 작품의 먹색에 따라 백문으로 할 것 인지 아니면 주문으로 해야 할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만약 먹색이 농도가 짙은 작품일 경우에는 백문을 선택하여 찍으면 붉은 빛의 인주 색깔과 검은빛의 먹색이 강렬한 대비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작품의 효과도 그만큼 지대하게 나타날 것이다.
만약 먹색이 여리고 우아한 작품이라면 주문을 선택하여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들은 작품의 성질과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 도장만 많이 찍으면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이것 은 대단히 경계하여야 할 일이다.
 
작품에 있어서 도장은 마치 여자가 화장을 다한 뒤에 바르는 입술 연지와 같아서 산뜻하면서도 격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함부로 하게 되면 오히려 격이 떨어져서 천한 맛을 면치 못하게 되니 신중하게 생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