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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로 암 예방·치료하는 '뉴트라수티컬' 藥인가 毒인가

淸潭 2007. 2. 28. 09:52

영양소로 암 예방·치료하는 '뉴트라수티컬' 藥인가 毒인가

음식 속 영양소로 각종 암과 만성 질환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까?

카테킨(녹차), 베타카로틴(당근·브로콜리 등), 커큐민(카레), 라이코펜(토마토), 오메가-3 지방산(등푸른 생선), 이소플라본(콩), 폴리페놀(포도주스 등), 레스베라트롤(레드와인) 등이 각종 암과 만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천연 성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실험을 통해 강력한 항암 효과 등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영양학자 등은 약품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다며 이것들을 ‘뉴트라수티컬(nutraceutical)’이라 부른다.

그러나 맹신(盲信)은 금물이다.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이나 코호트(통계상 인자들을 공유하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 연구에선 오히려 정반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소플라본 추출물을 다량 장기 복용하면 오히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호주 암 학회의 최근 발표가 대표적 사례다. 베타카로틴이 오히려 폐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 뉴트라수티컬 영양소들의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뉴트라수티컬 [nutraceutical] 이란?

1989년 미국 의학혁신재단(FIM?Foundation for Innovation in Medicine)의 스테판 드 펠리스(Stephen De Felice) 박사가 만든 신
조어로 영양을 뜻하는 '뉴트리션(nutrition)'과 의약품을 뜻하는 '파마수티컬(pharmaceutical)'의 합성어다. 질병 치료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 또는 식품에서 추출한 특정 성분 등이 모두 뉴트라수티컬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라이코펜을 더 강화시킨 토마토라든가 연어에서 추출한 오메가-3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등이 모두 뉴트라수티컬에 속한다.

카테킨(catechin)- 녹차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물질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테킨 중 가장 강력한 성분인 'EGCG'는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2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동물실험에서 녹차의 카테킨이 종양생성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은 뒤 녹차가 위암이나 직장암 발생을 감소시킬거란 막연한 인식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녹차에 관한 연구들은 실험실에서 나온 결과들이 많으며, 최근 일본에서 행해진 대규모 역학연구를 보면 하루에 한 잔 이하를 마시나 5잔 이상을 마시나 위암이나 직장암의 발생과 거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하루에 4~10잔 녹차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지만 현재로선 의학적으로 카테킨을 함유한 식품의 섭취가 암 발생을 줄인다고 명확하게 결론지을 수 없다.

베타카로틴(beta carotene)- 당근·브로콜리 등

당근이나 브로콜리 등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의 생성 전 단계 물질로 항산화 작용을 가지고 있는 미량영양소다. 1981년 '랜싯(Lancet)'에 베타카로틴이 폐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뒤로 베타카로틴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정반대 되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었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 핀란드에서 2만9133명의 남성 흡연자를 대상 9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베타카로틴을 복용한 그룹에서 폐암 발생이 18%나 높았던 것. 마찬가지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도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복용군이 폐암 위험이 28%나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2003년 미국에서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의 예방을 위해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이용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라이코펜(lycopene)- 토마토

토마토의 빨간색을 만드는 색소로서 베타카로틴과 마찬가지로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이다. 1980년대부터 토마토의 항암효과가 알려졌으며 1995년 하버드 의대 지오바누치 박사는 특히 토마토와 전립선암 연구를 활발히 수행했다.

1999년 후속연구에선 토마토 가공품(소스)을 일주일에 2회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효과에 있어서 유럽 10개국에서 모집한 환자들의 역학연구와 핀란드에서 이뤄진 725명의 임상시험 결과, 라이코펜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미국 국립암협회(NCI)에서 발표된 논문에선 라이코펜의 섭취가 전립선암과 관련 없다고 돼 있어 앞으로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임상시험을 단계적
으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메가-3지방산- 등푸른 생선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액응고방지제 역할을 해서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도 혈액을 과도하게 희석시켜 오히려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면역체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과 같은 호르몬 관련 암에 있어 많은 역학연구들이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것들이 많아 보
다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오메가-3 보충제의 안전성과 효능과 적절한 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보충의 효과가 자연에서 섭취한 오메가-3와는 다르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보충제보다는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이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커큐민(curcumin)- 카레

카레의 주요 향신료인 생강과의 심황(tumeric)에 존재하는 폴리페놀화합물의 일종. 최근 들어 전립선암과 알츠하이머를 예방한다고 해서 각광 받고 있다.

1010명의 아시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카레를 자주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정신기능 평가점수가 현저히 높았다. 일부 동물실험과 연구실의 세포실험 결과도 전립선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발암 작용의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고용량 커큐민 섭취가 백내장의 위험을 높인다는 2003년 동물 실험결과도 있으며, 14일 동안 쥐에게 심황을 많이 먹인 결과 간이 손상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이유로 2005년 일본 가와니시는 “커큐민과 같은 항산화물질들은 항암효과와 발암효과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양날의 검(劍)'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커큐민의 항암 효과에 있어서는 임상연구가 초기단계며 일부 논문에선 오히려 발암 효과도 거론하고 있어 아직은 카레 섭취가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섣불리 결론 내릴
수 없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 도움말=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2007.02.27 18:03 입력 / 2007.02.28 09:1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