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스님 어록
<진흙소의 울음>
“초목·기왓장하나도 法華로다”
마음닦는 공부 안내서 역할
<진흙소의 울음>(홍법원 刊)이란 책을 읽고 그 많은 법어들의
뜻이 깊고 깊어 다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그 중에서 참선곡(參禪曲)과
오도가(悟道歌)의 감동에 빠져 선사의 법어를 이해한대로 몇자 적어 볼까 한다.
경허 스님은 원래 속세의 성명은 송동욱(宋東旭)이요,
여산(礖山)사람으로 전주에서 태어났다.
법명은 성우(惺牛)요, 호는 경허(鏡虛)이다.
경허의 참선곡에 도시몽중(都市夢中)이란 말이 제일 먼저 제시되어 있고
천만 고에 있었던 영웅 호걸이 있다 하여도 한줌의 흙으로
북망산 무덤 뿐이라 하였으니, 인생 무상을 일찍이 깨닫고 꿈이 아니냐는
자문자답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대우주의 변화무쌍한 생멸(生滅)의 법칙을 그 누가 피할 수 있겠느냐는 뜻을
순간의 꿈에 비유했던 것이다.
그렇다. 오늘에 사는 모든 인간들은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고 욕심내고
천하 모두를 소유하려 하니 그 얼마나 무모한 생(生)의 장난이란 말인가?
불법의 진리를 깊이 이해하고 모든 생명을 가진 중생을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불쌍히 생각하여 서로가 존중한다면 과욕에서 해탈되어 마음의
극락을 찾을 것이요, 평화의 세계를 이룰 것이니 이것 모두가 현실의
극락이 아니겠는가?오도가에서 경허 선사는 현실을 탄식하며 그 누구도
그가 전하는 법어의 참뜻을이해 못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많은 사람중 아무도 그의 옆에 없다 하였으니, 이는 실체의 사람들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의 뜻을 전해 줄 사람이 사방을 돌아보아도 없다 하며
저 대자연의 위대한 변화를 대상으로 말하고 있다.
봄이 되어 만산에 꽃이 활짝 피고 새들이 노래할 때, 가을밤에
달은 밝고 바람만 맑기만 하다고 하며 생명의 실상으로
보이지 않는 노래나 불렀다고 한다.
노래를 불러도 노래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며 어두운 속세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탄식하였다.
경허 스님의 위대한 불법의 진리는 자연의 춘하추동이 변화무쌍함을
보면서도 중생들은 그 이치를 깨닫지 못함과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 아름다운 경지를 이해 못하는
현실을 탄식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천지 자연의 삼라만상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대자 대비한
부처님의 세계를 그는 이렇게 보았다. “초목 하나, 길가에 뒹구는
기왓장 하나, 자갈 하나 모두가 화엄(華嚴)이요, 법화(法華)로다.
내가 항상 설하나니 가고 머물고 앉고 누움이 곧 마음속
스스로의 부처지 원래는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는 것이다.
모든 묘한 이치가 마치 꿈에 연꽃이 핀 것을 깨달음과 같다”고 하였다.
아! 이 얼마나 값진 인생의 삶에 주는 선물이란 말인가?
늦은 가을, 이 책 한 권을 통해 값있는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