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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에 화답하여 지은 시[和歸去來辭]

淸潭 2025. 1. 4. 17:12

귀거래사에 화답하여 지은 시[和歸去來辭]

 

이인로(李仁老)

 

돌아가자 / 歸去來兮

도잠이 옛날에 돌아갔거니 나도 또한 돌아가리 / 陶潛昔歸吾亦歸

해자[]의 사슴을 얻은들 무엇이 기쁘며 / 得隍鹿而何喜

새옹이 말을 잃은들 무엇이 슬프리 / 失塞馬而奚悲

불나방이 불에 덤벼들어 제 죽을 줄 모르고 / 蛾赴燭而不悟

망아지 틈을 지남을 따를 수 없네 / 駒過隙而莫追

손잡고 친하자고 맹세하더니 / 纔握手而相誓

머리도 채 돌리기 전에다 틀려지누나 / 未轉頭而皆非

시들은 국화를 따서 먹고 / 摘殘菊以爲飡

찢어진 연잎을 모아 옷 만들자 / 緝破荷而爲衣

이미 무하유향에 돌아왔거니 / 旣得反於何有

현미함을 뉘 다시 움직이리 / 誰復動於玄微

달팽이 집이 비록 좁을망정 / 蝸舍雖窄

개미 떼는 다투어 달려 오네 / 蟻陣爭奔

거미줄이 문짝을 얽으며 / 蛛絲網扇

참새 그물을 문에 칠 만하구나 / 雀羅設門

()과 곡()이 다 잃었으니 / 臧穀俱亡

형나라 범나라 어느 것이 존재하는가 / 凡孰存

정신으로 말을 삼고 / 以神爲馬

큰 박을 쪼개어 뒤웅박을 삼으려네 / 破瓠爲樽

몸이 도구에 늙는다면 / 身將老於

즐거움은 상안 못지 않으리 / 樂不減於商顔

사물을 초월하여 거슬림이 없으니 / 遊於物而無忤

몸 붙이는 곳마다 편안키만 하구나 / 在所寓以皆安

물고기는 못물에 잠겨야만 하는데 / 鱗固潛於尺澤

새가 멋모르고 높이 뜬들 하늘문[天關]에 날개 꺾여질손가 / 翅豈折於天關

왜 정욕을 쫓아 밖에서 얻으려 하리 / 肯逐情而外獲

바야흐로 눈 감고 안을 보고 있네 / 方收視以

길은 다 닥치는 데마다 걸림이 없고 / 途皆觸而無礙

흥이 다하면 곧 돌아오리 / 興苟盡則方還

붕새는 만리(萬里)를 무얼 하러 가나 / 鵬萬里而奚適

메추리는 한 가지로도 넉넉한 걸 / 鷦一枝而尙寬

소를 잡는 백정이 문혜군(文惠君)을 깨우쳤고 / 信解牛之悟惠

바퀴 깎는 대목이 제환공(齊桓公)에게 대답했네 / 輪之對桓

돌아가련다 / 歸去來兮

노자(老子)가 노닌 데를 물어보자 / 問老聃之所遊

쓰임은 꼭 무용을 기하고 / 用必期於無用

구함은 구함 없음에 지나지 않는 것 / 求不過於無求

나비 날개가 됨사 기쁘거니와 / 化蝶翅而猶悅

오리다리를 연결시키는 것은 걱정거리 / 足則可憂

그윽한 방에서 흰빛 보고 / 閱虛白於幽室

좋은 밭에 신령한 단을 심자 / 種靈丹於良疇

그림자를 잡음이 곡두와 같음을 알겠으며 / 幻知捕影

뱃전에 표시함은 어리석은 일 / 癡謝刻舟

늑사의 못난 재목 목숨을 보전하고 / 保不材於櫟社

신구의 깊은 구멍에 몸을 편히 할 것이네 / 安深穴於神丘

공명(功名)은 천명(天命)을 기다릴 것이고 / 功名須待命

늘그막엔 돌아가 쉬어야 하리 / 宜歸休

뜬구름 자취 없이 가는 대로 / 任浮雲之無迹

마른 등걸이 물에 둥실 떠 흐르듯이 / 若枯槎之泛流

어허, 그만두자 / 已矣乎

천지간이 차고 빔이 스스로 때가 있네 / 天地盈虛自有時

처신을 고호처럼 하랴 / 行身甘作賈胡留

밥 지으려던 쌀을 건져서 부산히 어디로 가려뇨 / 遑遑接淅欲安之

바람내는 도끼는 영 땅의 바탕을 생각하고 / 風斤思郢質

흐르는 물 곡조의 거문고는 종자기를 그리워하네 / 流水憶鍾期

식은 재에 오줌 눈들 더워질 건가 / 尿死灰兮奚F

그을린 곡식을 뿌린들 싹 돋으랴 / 播焦穀兮何耔

술 마시며 회포를 풀고 / 第寬心於飮酒

시를 지으며 흥을 붙이리 / 聊遣興於作詩

홍진 바라보면 고개가 움츠러들고 / 望紅塵而縮頭

사람의 마음이란 대면해도 정작 구의산인걸 / 人心對面眞九疑

 

[-C001] () :

()도 아니요, 산문(散文)도 아니면서 운문(韻文)이다. 말하자면 시와 병려문(騈儷文)의 중간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와 비슷하나, 사가 음절(音節)과 정서(情緖)를 위주로 한데 대하여, 부는 서술(敍述)을 위주로 한 점이 다르다.

[-D001] 귀거래사 :

()나라 도잠[淵明은 字]이 팽택령(彭澤令)으로 있을 때, 순시하러 온 상관인 독우(督郵)에게 머리 숙이기 싫어 즉일로 벼슬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면서 지은 것인데, 여기서는 그 귀거래사의 운()과 글자 수에 맞추어 화답한 것이다.

[-D002] 해자[]의 사슴 :

()나라 때 어떤 사람이 나무를 하다가 사슴을 잡아 해자[]에 감춰두고 기뻐하며 돌아왔는데, 얼마 후에 감춰둔 곳을 깜박 잊어 그 일이 꿈 속에서 일어난 일이거니 생각하고 중얼거리며 돌아오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듣고, 그곳을 찾아가 보니 사슴이 있었다. 집으로 가져 와서 그의 아내에게 그 내력을 얘기하고는내가 사슴을 얻었으니 그 사람은 참 꿈을 꾼 것이다.” 하니, 그 아내가, “당신이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 꿈 속에서 만난 것이며, 이제 사슴을 얻었으니 당신이 참 꿈을 꾸었소.” 하였다. 그날 밤에 사슴을 잃은 나무꾼이 정말 꿈을 꾸었는데, 그 꿈에 따라 사슴을 가져 간 사람을 찾아내어 송사를 일으켰더니, 재판관이 그 사슴을 각각 반분하도록 하였으며, 뒷날 정군(鄭君)이 이 얘기를 듣고, “그 재판관도 꿈 속에서 그 사슴을 반분하라 한 것이 아니냐.” 하였다는 고사(故事). 《열자(列子)

[-D003] 망아지 …… 없네 :

세월의 빠름을 말하는 것으로, 이 천지간의 사람의 한 평생이란, 흰 망아지[白駒]가 작은 틈[]을 지나가는 것과 같이 잠깐이라는 뜻. 《장자(莊子)

[-D004] 시들은 …… 만들자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서 나온 말로 그의 고결(高潔)함을 나타낸 말.

[-D005] 무하유향(無何有鄕) :

아무 것도 없는 곳. 무위(無爲)의 빈 경지로 장자(莊子)가 그리워하던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D006] 참새 그물 :

()나라 적공(翟公)이 정위(廷尉)가 되자 손님이 문에 가득하더니, 파직되자 문 밖에 참새 그물을 칠 수 있을 만큼 손이 끊어져 한산했다 한다.

[-D007] ()과 곡() :

()과 곡() 두 사람이 함께 양()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었는데, 장은 책을 끼고 글을 읽었고, 곡은 쌍륙(雙六)을 치며 놀았으니, 두 사람의 소업(所業)은 같지 않았으나 양을 잃은 것은 마찬가지다.

[-D008] ()나라 …… ()한가 :

초왕(楚王)이 범군(凡君)과 같이 앉았는데, 초왕의 좌우(左右)에서 범()이 망하였다고 세 번 외쳤더니, 범군이()이 망했다는 것이 나의 존()한 바를 상실(喪失)시키지 못하며, ()의 존()한 것도 왕의 존한 바를 존하게 하지 못한 것이니, 이로써 본다면 범이 망한 것도 아니고 초가 존한 것도 아니다.” 하였다. 《장자》

[-D009] 정신[]으로 …… 삼고 :

나를 변화시켜 엉덩이를 수레바퀴로 삼고, ()을 말[]로 삼아서 내가 탈 것이다. 《장자》

[-D010] 큰 박[] …… 삼으려네 :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하기를, “내가 큰 박[]의 씨앗을 심었더니 열매가 열렸는데, 닷 섬[五石]을 담을 만큼 크고, 물을 담자니 바가지가 찌그러질까봐 들 수도 없으며, 쓸모가 없네.” 하였더니, 장자가 답하기를, “그런 큰 바가지가 있다면 왜 띄움박[]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우지 않는가.” 하였다. 《장자》

[-D011] 도구(菟裘) :

()나라 고을 이름[지금의 산동성사수현(泗水縣) 북쪽]인데, 노은공(魯隱公)이 말하기를, “도구에 별장(別莊)을 경영하라. 내 장차 거기에 가서 늙으리.” 하였으므로 은퇴해 살 곳을 말한다. 《좌전(左傳)

[-D012] 상안(商顔) :

상산(商山)의 꼭대기 진()나라 말기에 은사(隱士)인 사호(四皓)가 있던 곳으로, 지금 섬서성(陝西省) 상현(商縣) 동남쪽에 있다.

[-D013] () …… 돌아오리 :

()나라 왕자유(王子猶)가 눈 오는 밤에 배를 타고 섬계(剡溪)로 대안도(戴安道)를 찾아 갔으나, 문 앞까지 갔다가 돌아왔는데,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 “흥이 나 왔다가 흥이 다해 돌아가니 하필 안도를 보아선 무엇하리오[乘興而來 興盡而去 何必見].” 하였다.

[-D014] ()새는 …… 넉넉한 걸 :

붕새가 9만 리를 낢을 보고 메추리가 웃기를, “저 붕새는 뭘하러 만 리나 남으로 가는고.” 하였고, “메추리는 깊은 수풀에 집을 지어도 한 가지[]로 짓는다.” 하였다. 《장자》

[-D015] 소를 잡는 …… 대답했네 :

백정이 소를 잡아 뼈를 가르는 기술을 도()에 비유하여 문혜군(文惠君)에게 양생(養生)의 도를 깨닫게 했고, 나무를 깎아 바퀴를 만드는 목수가 제 환공(齊桓公)에게, “바퀴를 깎을새 천천히도 말고 빠르게도 않고 손어림으로 알아 마음에 응하나니, ()이 아들에게 이를 수가 없고 신의 아들도 신에게 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임금께서 읽고 있는 옛 글도 역시 그 깊은 참뜻을 전하지 못하고, 옛 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합니다.” 하였다. 《장자》

[-D016] 쓰임[] …… ()하고 :

“무용(無用)은 참으로 유용(有用)이 된다.”는 장자(莊子)의 사상에서 나온 말이다.

[-D017] 나비 …… 됨사 :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 마음에 흐뭇하여 주()인 줄을 몰랐더니, 문득 깨고나니, 에그, 장주였다. 《장자》

[-D018] 오리 …… 것은 :

장자(莊子), “오리 다리가 비록 짧으나 이으면 근심이요, 학의 다리는 비록 기나 끊으면 섧다.” 하였다. 이것은 자연(自然)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

[-D019] 그윽한 …… 흰빛 :

빈 방이 훤히 빛나는데 길상(吉祥)이 머무른다. 마음이 비는 것을 이른다. 《장자》

[-D020] 좋은 …… 심자 :

사람의 배꼽 밑에 단전(丹田)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선가(仙家)의 양생법(養生法)에 단전에 결단(結丹)한다는 말이 있다.

[-D021] 뱃전에 표시함 :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다가 물에 칼을 떨어뜨리고, 그 떨어뜨린 뱃전에 금을 새겨 칼을 찾으려 하나 배는 떠서 자리를 옮겼으니 찾을 길이 없다. 우활(迂闊)ㆍ고집의 비유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

[-D022] 늑사의 …… 보전하고 :

늑사(櫟社)의 큰 나무는 재목이 못되는 까닭으로, 수명(壽命)을 오래 보전한다. 《장자》인간세(人間世)

[-D023] 신구(神丘) …… :

들쥐[]가 신구(神丘) 밑에 깊이 구멍을 파고 있어서 사람의 해침을 피한다. 《장자》

[-D024] 처신(處身) …… 하랴 :

장사하는 되놈[賈胡]이 보배 구슬을 감추기 위하여 제 배를 가르고 그 속에 넣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재물을 탐하여 제 몸이 죽을 것을 모르는 사람들을 비유한 것이다.

[-D025] 밥 지으려던 …… 건져서 :

공자가 제()나라를 떠날 때에 바쁘게 떠나느라고 밥 지으려고 담근 쌀을 익히지 못한채 출발했다. 《맹자》

[-D026] 바람내는 …… 바탕 :

춘추 시대 초()나라 서울인 영() 땅의 사람이 백토를 그 코 끝에 매미 날개만큼 엷게 바르고 대목더러 깎으라 하니, 대목이 도끼를 휘둘러 바람을 내며 깎되, 백토만을 깎고 코는 상하지 않았으며, 영 사람은 선 채로 얼굴빛도 변치 않았다. 여기의 바탕은 도끼질을 받는 나무 바탕이란 뜻이다. 《장자》

[-D027] 흐르는 물 …… 그리워하네 :

춘추(春秋) 때 초()나라 사람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며 뜻을 높은 산 혹 흐르는 물에 두니, 자기(子期)가 거문고를 듣고 백아의 뜻을 다 알았다. 《여씨춘추》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세상에 다시 지음(知音)이 없음을 설워하여 거문고 줄을 끊고 평생 다시 거문고를 치지 않았다 한다.

[-D028] 구의산(九疑山) :

일명 창오산(蒼梧山)으로, () 임금을 장사한 곳인데, 그 아홉 봉위가 비슷비슷하여 바라보는 과객(過客)의 의심을 자아내므로 그리 일컬음이다. 여기서는 의심이 많다는 뜻으로 썼다. 《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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