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불기소 처분된 의혹”
여직원 성추행으로 징역형 받은
선학원 법진 이사장 내용은 외면
조계종 “최승호 사장 퇴진 운동”
MBC PD수첩이 지난 5월1일에 이어 29일 조계종 일부스님들의 과거 의혹을 폭로한 것과 관련해 조계종과 해당사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PD수첩이 충분한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특정세력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아 (특정스님의) 인격살해에 가까운 명예훼손을 자행했다”며 “MBC 최승호 사장 퇴진운동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PD수첩은 5월29일 ‘큰스님에게 묻습니다 2’를 통해 직지사, 용주사, 불국사, 은해사, 은정문화재단 스님들과 관련된 의혹을 다뤘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은 이미 수년전부터 제기됐던 것으로 일부 내용은 사법기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되거나 객관적인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판단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수십 년 전 일부스님의 성폭행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면서도 정작 최근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선학원 법진 이사장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아 편파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이 때문에 “MBC가 공영방송임을 포기했다”며 “선학원의 앵무새” “선학원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계종은 5월30일 PD수첩과 관련해 대변인 입장문을 내고 “종교단체 내부의 자율에 관한 문제는 공동체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외부의 시각이나 견해로 판단하거나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일삼는 비이성적인 일부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하는 행위가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조계종은 또 “방송에 출연한 장주 스님은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계엄령뿐, 군대여 일어나라’는 피켓을 들고 ‘빨갱이는 다 죽여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하는가 하면, 2014년에는 ‘국정원을 해체하는 것이 민주주의 회복이라고 주장하는 문재인 이런 놈(자)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뻔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라며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 사람들에 대해서도 MBC가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계종은 이어 “객관적 사실 또는 증거자료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의혹을 주장하는 일부의 카더라식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MBC 최승호 사장이 개인적 인연을 위해 공영방송을 사유화한 것이자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지스님의 ‘비구니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직지사측도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직지사는 “△법등 스님에 대한 의혹이 처음 기사화된 것은 법등 스님이 조계종과 대립하는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해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을 맡고 난 이후 선학원 기관지인 ‘불교저널’과 제휴사인 ‘불교닷컴’에 의해 처음 제기된 점 △이후 ‘불교저널’ 기자가 관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사를 삭제한 점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비구니 자매 모두 선학원 소속인 점 △성폭행 의혹 폭로 이후 비구니 자매 중 첫째는 2017년 1월 선학원 소속 사찰의 분원장으로 임명된 점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1990년대 초 법등 스님은 심각한 허리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해 수술을 받은 점 △일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환자가 물리력을 행사해 성폭행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 같은 의혹은 선학원 측이 법등 스님을 음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지사는 이어 “선학원의 하수인을 자처한 MBC PD수첩 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향후 발생하는 법등 스님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주사 측도 PD수첩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주지스님에 대한 은처자 의혹은 사실이 아닌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