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똥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흉보는 절집

淸潭 2018. 7. 19. 10:17
“설조 스님, 단식 멈추고 속리산으로 돌아가시길”

  • 법보
  • 승인 2018.07.18 17:20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 공개편지

설조 스님의 행위가 외려 적폐 해당
대의는 동의하지만 스스로 돌아봐야
군대 회피 목적 호적 불법 세탁부터
불국사 주지 당시 분담금 수억 체납
76세에도 88세로 공표는 불망어 범계
단식 스스로 관하고 거짓이었다면
참회한 뒤 수행자로서 삶 회향해야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이 7월18일 조계종 홍보국을 통해 ‘설조 스님! 단식 멈추고 법주사로 돌아가시길’ 제하의 공개편지를 보내왔다. 노현 스님은 설조 스님의 호적 변조 논란과 이에 따른 세납 문제 그리고 불국사 주지 재임 당시 분담금 체납 의혹 등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이어 이제는 단식을 중단하고 수행자로서 살아갈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노현 스님은 탄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2년 수계했으며 법주사 주지를 비롯해 재심호계위원,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소임을 맡고 있다. 편집자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

설조 스님께!

7월18일자로 단식 29일째, 먼저 금오문도의 종가인 법주사 대중으로서,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으로서 연로하신 스님의 건강이 어떠하신지 안부 여쭙니다. 법체 청안하시길 일심(一心)으로 기원합니다.

설조 스님! 스님께서는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하면서 그 이유로 ‘적주(賊住) 비구의 퇴출’을 일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총무원장 스님과 종단을 향한 일체 의혹이 전부 사실인 것처럼 말씀하시면서 “조계종에 산적한 적폐를 뿌리 뽑을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도 하셨습니다. 참으로 온당하신 말씀입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그릇된 폐단은 퇴출되어야 마땅합니다. “오랫동안 종단 내에 쌓이고 쌓인 폐단인 적폐를 청산한다”는 그 말씀의 대의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적폐 퇴출을 위한 단식 소식을 듣고 있으니 지금 스님께서 하시는 행태가 바로 적폐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송구하지만 스님께 몇 가지 질문을 올리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스스로 밝혔듯이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호적을 바꾸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스님은 이러한 과거 행적을 공표하셨고 총무원에서도 이와 같은 잘못된 행위를 이미 확인한바 있습니다. 호적을 불법적으로 세탁했다는 사실에 혹여 거짓이 있는지 묻고자 합니다. 만약 호적을 불법적으로 고치지 않았다면 크게 경책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께서는 2013년 3월 종단의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원로의원으로 추천받으셨습니다. 당시 중앙종회는 원로의원으로서의 자격이 부적격하다면서 스님에 대한 추천을 철회하기에 이릅니다. 여러 가지 철회 이유가 있겠으나 불국사 주지 재임 당시 분담금 수십억원을 체납하신 것이 철회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는지 질문 드립니다. 또 종단에서 승인하지 않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체결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요? 호적을 불법적으로 수정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요?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께서 스스로 인정했듯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호적을 마음대로 바꾸다 보니 여러 방송이나 언론에서 스님에 관한 단식 기사가 나올 때마다 88세라고 공표하고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님께서 자주 말씀 하신 ‘적주 비구’라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퇴출대상으로 강조하신 ‘적주 비구’는 “출가 수행자임에도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을 일삼는 자”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님의 위와 같은 행위가 바로 ‘적주 비구’의 한 행태 중 하나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스님의 단식 또한 참으로 믿기 힘든, 아마도 최고령의 최장기간 단식이라는 기록으로 길이길이 남을 만큼 대단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70대 중반의 고령에도 20일 넘게 단식을 하면서도 걸어서 목욕탕에 가셔서 직접 관장까지 하신다니 믿기 힘든 스님의 놀라운 체력에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20대 청년이라 할지라도 물만 마시면서 일주일 동안 단식을 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걷기도 쉽지 않을 지경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스님께서는 단식 20여일이 훌쩍 넘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걸어서 목욕탕을 다녀오셨다니요, 제발 스스로 불망어(不妄語) 계를 범하고 계신 건 아닌지 자문하신 뒤 깊이 참회하시길 바랍니다.

올해 스님의 세납은 76세이십니다. 스님의 단식을 스스로 관(觀) 하시면서 지금의 단식이 위선적이고 거짓이 있다면 종도들과 불자, 국민들 앞에 깊이 참회하신 뒤 속리산 스님의 방사로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그 동안 수행자로서의 위의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오신데 대한 최소한의 참회이며 스님 스스로를 살리는 길입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은 스님의 단식을 핑계로 각 선원의 선원장 및 유나 스님이 동참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하기 위해 사발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사발통문에는 “7월18일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인 의정 스님과 현묵 스님의 명의로 설조 스님 단식중단 촉구 및 수좌회 차원에서 종단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결제 중인데도 수좌회 대표인 의정 스님이 종단 정치상황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종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자들과 결탁해 결제기간 중에도 종단 정상화를 운운하며 수좌들의 수행을 어지럽게 한 과거 전력이 여러 차례입니다.

결제철에는 그 어떠한 일이 있을지라도 산문 밖을 나서지 말아야 할 선원의 대표라는 분이 수행 중인 수좌 스님들에게 산문을 나서라고 촉구하는 것도 큰 문제일 텐데 사발통문의 내용 중 거짓이 있었습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니 의정 스님은 현묵 스님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두 분의 명의로 사발통문을 보낸 것입니다. 의정 스님은 현묵 스님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에 ‘현묵 스님’의 법명을 삭제한 뒤 다시 사발통문을 발송했습니다. 수좌회 수석대표인 현묵 스님은 수좌 스님들에게 보낸 해명 글에서 “지금 종단에서는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발족하여 곧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 수좌들은 결제에 충실함이 마땅하다”라며 수행 정진을 당부하셨습니다. “수좌들이 오직 불조의 혜명을 잇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 줄 것”도 강조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현묵 스님은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수좌의 본분사를 올곧게 실행하고 있으나 의정 스님은 수좌회의 공동대표라는 자리를 악용하고 수좌의 본분사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의정 스님은 사사로이 수좌회 수행 정신을 오염시켰을 뿐만 수좌 대표로서의 위의를 상실한바 이제는 공개 참회한 뒤 수좌회의 대표 소임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설조 스님! 총무원장 스님은 종도들의 민의를 확인하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분이라는 사실을 스님도 잘 아실 겁니다. 총무원장 스님에 관한 각종 의혹만을 제기한 자들은 종단과 공동으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조사하자는 제안도 일언지하(一言之下)에 거절했습니다. “이미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총무원장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며 억측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저들의 목적이 오직 종단과 한국불교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겠다는데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총무원장 스님은 현재 당신에게 제기된 일체 의혹에 대한 조사 및 결과 발표에 관한 권한을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에 일임하셨습니다. 현재 조사가 면밀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부디 스님께서는 단식을 접으시고 조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그 결과를 지켜보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종도로서 지켜야 할 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법주사의 대중으로서, 조카 상좌로서 마지막으로 요청 드립니다. 단식을 멈추고 속리산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시고 종단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대중 앞에 진실 되게 참회하시기 바랍니다. 종단을 향해 저지른 거짓이 있다면, 금오문도 대중들에게 저지른 거짓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저지른 거짓이 있다면 남은 여생동안 진정으로 참회하시기 바랍니다. 스님이 진정으로 참회하면서 수행자로서의 삶을 회향하신다면 스님의 마지막 모습은 편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 행하신다면 스님은 후학들로부터 존경받는 어른으로 기억되실 겁니다. 이것이 법주사 대중으로서 스님께 공개편지를 올린 이유입니다.

불기 2562년 7월 18일
각화사 선원장 노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