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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갚는 것이 ?

淸潭 2017. 10. 30. 10:57

원수 갚는 것이 ?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히브리 10;30)

조선조 500년의 정치를 망치고 마침내 주권을 상실하는 비극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피비린내 나는 사색당쟁(四色黨爭)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당쟁은 원수 갚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집권한 정파는 그보다 앞서 권력을 장악했던 세도가를 몰락케 하는 것 뿐 아니라 씨를 말리려고 하였기 때문에 피의 숙청이 불가피하였습니다.

당쟁은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이성을 상실한 보복의 악순환이었습니다. 원수를 갚는 일이 집권세력의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그런 방면으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등용되었을 것입니다. 오늘도 이 나라 정치에서 중상모략이나 허위사실이 판이 치게 되는 겁니다.

전직 대통령 뿐 아니라 현직 대통령도 잡아서 감옥에 가둘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입니다. 아마도 이승만이 하와이로 떠나지 않았으면, 박정희가 흉탄에 맞아 쓰러지지 않았으면 오랏줄에 묶여 법정에 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으니 무사하지 아마 살아있다면 가만 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이명박, 박근혜가 당하는 것도 이 나라의 잘못된 정치적 유산 때문이라고 풀이하면 됩니다. 전직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쥐새끼’라고 폄하하는 것을 오늘의 대통령이 방관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말려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을 ‘두꺼비’라고 부른다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당쟁의 잔재인 보복정치에 종지부를 찍는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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