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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談] 장승이야기

淸潭 2016. 1. 18. 10:29

장승이야기 

 

저는 제 조상의 성도 이름도 모르는 족보 없는 씨 종자 이지만 눈보라치거나 비바람 부는 사시장철 팔도 어느 곳에서나 동구밖, 서낭당, 사찰 문전에 서서 미련하리만치 두 눈 부라리며 마을의 재앙을 막아왔고, 길을 묻는 이정표가 되었으며 풍년과 안녕을 비는 구도자의 길을 걸어 왔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더러 바보라 하고 멍청한 사람에게 ‘벅수 같은 놈’이라 비아냥댑니다. 제 생김새를 빗대 욕(辱)할 이유는 없잖아요?   
      
     “이 녀석 얼빠지긴. 두롱박 쓴 야시 아이가(여우 아니냐).”
경남 고성 지역의 辱으로 얼간이, 망둥이, 비실대는놈,  넋빠진녀석등.

 

옛날 일이라고 한다. 옛날도 아주 먼 옛날, 여우가 햇무덤을 파 뒤집어 송장을 뜯어먹던 그런 때의 얘기라고 한다. 갓 산소를 쓴 상주가 꾀를 냈다.  봉분 안 여기저기 대여섯 개의 두롱박을 묻었다. 여우 머리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이 난 통박들이엇다.
구멍을 모두 여우가 무덤을 파헤치면서 머리를 들이밀 쪽을 향하게 했다.
일은 요량대로 되어 갔다.

송장을 갓 묻은 기척을 알아챈 여우가 덤볐다.  두 발로 부지런히 흙을 파헤쳤다. 제법 힘이 들었다.
몸통이 절반도  더 봉분 안으로 잠길 무렵,  이게 웬 떡인가. 뻥하니 제 머리 하나쯤 공짜로 들이밀 구멍이 뚫려 있다니!
앞뒤 가리지 않고 대가리를 쑤셔 박았다.  주둥이는 쉽게 들어갔다. 조금 용을 쓰자 어기적대기는 해도 목덜미에  박 구멍이 꼭 끼도록  대가리가 박통 속에 들이박혔다.

그런데 더는 나아가질 않았다. 앞이 콱 막혔다.  대가리를 도로 빼자니 어림 반푼도 없었다.
박통 속 대가리를 제법 세차게 저어 보았으나  막무가내.  오히려 목덜미가 죄어들었다. 앞으로 못 가니 뒤로 꽁무니 뺄 수밖에. 머리가, 아니 박통이 봉분 밖까지 나왔으나, 이런 젠장! 뭐가 보여야지.  머리를 세차게 저어 대니 머리보다 박통이 더 재게 돌아쳤다.
“훠! 훠이! 이놈에 여우가!”사람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앞이 보여야 뛰지.
선 자리에서 뺑뺑이를 돌았다. 어지러워 비실비실 댔다. 
그러다가 그만 쾅! 허리통쯤에 몽둥이 된벼락은 떨어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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