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惟雨餘凉風聲 ]
善鑿者建周而不拔,善基者致高而不蹶
땅을 잘 파면 기초가 튼튼하게 되어 기둥이 뽑히질 않으며
기초를 튼튼히 하면 높이 쌓아도 쓰러지질 않는다.
善爲學者克己而不流, 善交者周而不偏 善和者不比而不黨
진정 학문을 하는 이는 자신의 삿된 욕심을 이겨 황음무도 함에 빠지지 않고
남과 잘 사귀는 이는 두루 사귀되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으며
남과 잘 어울리는 이는 편을 갈라 무리짓지를 않는다.
俗人只媚於竈而不自誠心持矣! 噫! 世事如此, 如之何!
세속의 사람들은 단지 부엌신(실권자)에게 아첨하며 자신의
성실한 마음을 지니지 않는다. 아, 세상사 이러하니 어찌할까!
故君子能行是而不能流於非哉!
그러므로 군자는 옳은 일을 행할 수 있으나 옳지 않는 일에는
빠져들 수 없지 않는가!
頃炎潦則今霖雨將降. 思世事則忽怵怛之心起也.
伏惟雨餘凉風聲
장마철이 되어 오늘은 장맛비가 내리려 하는구나.
세상사 생각하니 슬프디 슬픈 마음이 이는구나.
비 개인 뒤에 서늘한 바람소리가 들리기를 바랍니다.
단기 4346년 7월 2일
진주 강문 불이당 謹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