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모임 붓다로 살자가 6월22일 조계사에서 첫걸음 행사를 개최했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나와 결사 서원문과 실천약속을 낭독하고 있다. |
“내가 그대가 붓다입니다. 우리 함께 붓다로 삽시다.”
자발적인 사부대중 결사모임 ‘붓다로 살자’가 지금 여기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결사의 생활화 대중화를 선언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결사모임 ‘붓다로 살자’ 출범식이 6월22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렸다.
‘붓다로 살자’는 사부대중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승가와 재가의 차별이 없고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구분이 없이 오직 붓다로 살겠다는 서원을 한 불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전국적인 모임이다.
슬로건이자 단체명인 ‘붓다로 살자’도 의미심장하다. 과거 신행의 구호였던 ‘부처가 되자’와 차별성을 갖는다. ‘부처가 되자’는 나는 중생이며 부처님처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고 수행해야 하는 미래형의 외침이었다면, ‘붓다로 살자’는 내가 이미 본래 부처임을 알고 바로 지금 여기서 당장 부처로서 실천해야 한다는 현재형의 의미가 담겨있다. 또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부처이므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평등 의식을 갖추고 있다.
도법스님은 지금 바로 여기서 붓다로 살아야 21세기 한국불교와 인류문명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도법스님은 인사말에서 “붓다로 살자는 부처님이 말하고자 했던 진정한 불교, 대승불교 한국불교 현대불교답게 하는 21세기 희망이 되는 불교를 지향한다”며 “이미 우리는 붓다이므로 지금 당장 붓다로 살면 한국불교와 사회, 민족, 인류문명에 희망이 되는 불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재동 화백과 김선우 시인도 참석해 결사모임의 첫 걸음을 축하했다. 박재동 화백은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로 축하를 대신했다. 박 화백의 그림에는 부처님이 항상 우리 삶 속에서 가까이 있음을 표현했다.
박재동 화백이 결사모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김선우 시인도 자신의 시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 2011년을 기억하며’를 축시로 직접 낭독하며 결사모임이 사회와 함께 하는 불교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박재동 화백은 “결사모임이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춘 구체적인 실천 덕목을 제시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결사모임에 참석한 대중들의 마음을 모으는 시간도 마련됐다. 박지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은 “대학생 불자들이 진정한 불자인지 반성하며 오늘을 계기로 바로 여기 당장 붓다로 살아가겠다”고 밝혔고,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부처님이 위대한 이유는 세상 바깥에 있던 절대와 초월, 신을 내 안으로 끌어들였는데 지금 불교는 이를 다시 바깥으로 내보냈다”며 “결사모임이 부처님 가르침으로 돌아가 한국불교가 다시 태어나는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우 시인은 시를 읽으며 결사모임 출범을 축하했다. |
한광수 전북불교대학장은 “부처로 살기 위해 깨달아야 한다는 갈망과 그로 인한 갈등이 있었다”며 “깨닫지 못하더라도 지금 부처로 살자로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했고, 김윤경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사무국장은 “불교사회복지를 하며 불교복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결사모임을 함께 하며 앞으로 붓다로 살아가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사 서원문 합송은 결사모임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사부대중을 대표하는 1인들이 단상에 나와 서원문을 나눠 읽었다. 또 참석대중들은 붓다로 살기 위한 9가지 실천 약속을 함께 읽으며 재차 결사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스님, 서울 불광사 회주 지홍스님,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상임대표 퇴휴스님, 원로회의 사무처장 덕문스님, 노동위원장 종호스님, 불교신문 주간 일감스님 등 스님들과 더불어 조성택 고려대 교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 등 신행 포교단체 및 중앙종무기관과 지역 사찰 종무원, 불교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첫걸음’ 행사에는 부산과 거제, 남원, 전주 등 각 지역 불자들도 대거 동참했다.
붓다로 살자 참석대중이 생명평화 100배 기도 정진을 하고 있다. |
이날 첫걸음 행사에는 올해 함께 실천할 사업을 정했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한반도를 공존과 평화체제로 만들기 위한 걷기 정진, 100일 순례, 평화의 종 건립 불사 등을 전개하게 된다.
공식 행사를 마친 참석대중들은 ‘남과 북 함께 삽시다’ ‘남과 북 대화합시다’라고 적힌 작은 피켓을 손에 들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조계사 주변을 행진했다.
다음은 붓다로 살자 서원문.
붓다로 살자 서원문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치우침 없이 바라보면 모두가 본래 붓다인 것을 중생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겨 붓다처럼 자연과 사람을 고귀하게 맞이하여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나와 너, 모두가 붓다임을 한시도 잊지 않으며 |
다음은 붓다로 살자 실천 약속
붓다로 살겠습니다
[서원 誓願] [보시 布施] [애어 愛語] [이행 利行] [동사 同事] |
박재동 화백이 결사모임에 선사한 그림. 세상과 가깝게 다가가는 불교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
붓다로 살자는 사부대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첫걸음 행사에서 함께 즐거워 하고 있는 참석대중들. |
불교소년소녀합창단이 서원의 노래를 하고 있다. |
첫걸음 행사 후 참석대중들은 한반도 평화 기원을 위한 행진을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