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李鈺(이옥)의 俚諺(이언) / 漢詩

淸潭 2011. 3. 30. 18:27

李鈺(이옥)의 俚諺(이언) / 漢詩

 

1.아조(雅調)의 단아함

 

<1>

郎執木雕雁 서방님은 나무 기러기 잡으시고,

妾捧合乾雉 첩은 말린 꿩을 받들었지요.

雉鳴雁高飛 그 꿩이 울고 기러기 높이 날도록,

兩情猶未已 서방님과 저의 정은 그치지 않을 테지요.

 

<2>

一結靑絲髮 하나로 결합하였으니 검은 머리가,

相期到葱根 파뿌리 될 때 까지 함께 하기로 약속했지요.

無羞猶有羞 부끄럼 없는데도 오히려 부끄럽기만 하여,

三月不共言 서방님과는 석 달 동안이나 서로 말도 못했지요.

 

<3>

四更起掃頭 4경에 일어나 머리 빗고

五更候公姥 5경에 시부모님께 문안드리지요.

誓將歸家後 맹세한답니다, 장차 집에 돌아간 뒤에는

不食眠日午 먹지도 않고 한 낮까지 잠만 잘 터예요.

 

<4>

艸綠相思緞 초록의 상사비단으로

雙針作耳囊 한 쌍의 바늘로 귀주머니를 만들었죠.

親結三層蝶 몸소 세 겹의 나비를 맺어서

倩手奉阿郞 예쁜 손으로 신랑에게 드렸죠.

 

<5>

包以日紋褓 햇살 무늬 보자기로 싸서

貯之皮竹箱 가죽이 대나무인 상자에 쌓아두었답니다.

手剪阿郞衣 손수 낭군님의 옷을 마름질하니

手香衣亦香 손의 향기가 옷에도 베어나겠지요.

 

<6>

人皆輕錦綉 사람들은 비단 수놓은 옷도 가벼이 생각하지만

儂重步兵衣 나는 막일할 때 입는 옷조차도 소중히 여긴답니다.

旱田農夫鋤 가문 밭에서는 농부가 호미질을 하고 있고

貧家織女機 가난한 집 여인네가 베를 짜고 있기 때문이지요.

 

2. 염조(艶調)의 세련성과 적극성

 

<7>

莫種鬱陵桃 울릉도 복숭아는 심지를 마세요.

不及儂新粧 내가 새로 화장한 것에 미치지 못하니까요.

莫折渭城柳 위성의 버드나무일랑은 꺾지 마세요.

不及儂眉長 내 눈썹 길이에 미치지 못하니까요.

 

<8>

歡言自家酒 당신은 술집으로부터 왔다고 말하지만

儂言自娼家 내가 보기엔 기생집으로부터 온 것이네요.

如何汗衫上 어찌하여 한삼 위에

臙脂染作花 연지가 물들어 꽃을 만들어 놓았나요?

 

<9>

頭上何所有 머리에는 무엇을 꽂았나

蝶飛雙節釵 쌍절 비녀에 나비가 날아가네.

足下何所有 발에는 무엇을 신었나

花開金草鞋 비단신에 꽃 피고 금풀을 수 놓았네.

 

<10>

蹔被阿娘罵 잠깐 시어머니 꾸지람 듣고는

三日不肯飱 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를 않았지요.

儂佩靑玒刀 내가 은장도를 차고 있는데

誰復愼儂言 누가 내게 뭐라고 할 수 있겠어요.

 

3. 탕조(宕調)의 관능미와 농염함

  

<11>

歡莫當儂髻 그대여 내 머리에 닿지 마세요.

衣沾冬栢油 옷에 동백기름이 묻는답니다.

歡莫近儂脣 그대여 내 입술을 가까이 하지 마세요.

紅脂軟欲流 붉은 연지 부드럽게 흘러들어 가니까요.

 

  <12>

歡吸烟草來 서방님 담배 빨면서 오시는데

手持東萊竹 손에는 동래죽을 들었네.

未坐先奪藏 채 앉기도 전에 먼저 뺏어 감추며

儂愛銀壽福 나는 은수복을 사랑한답니다.

 

 <13>

六鎭好月矣 함경도 머리 묶음 예쁘니

頭頭點朱砂 머리마다 주사를 찍었지요.

貢緞鴉靑色 검푸른 공단으로

新着加里麻 새로 가리마를 했네.

 

<14>

聽儂靈山曲 내 영산곡 노래 듣고 나서

譏儂半巫堂 나를 반무당이라 놀려대니

座中諸令監 좌중에 여러 영감님 네는

豈皆是花郞 모두들 화랭이가 아닌가요

 

<15>

儂作社堂歌 나는 사당패 노래를 부르니

施主盡居士 시주님네 모두가 거사님이지.

唱到聲轉處 노래 가락 돌아가는 곳에서

那無我愛美 나무아미타불.

 

<16>

盤堆蕩平菜 술상에는 탕평채 안주 쌓여있고

席醉方文酒 술자리는 방문주에 거나하게 취하지.

幾處貧士妾 가난한 선비님네 부인들

鐺飯不入口 누룽지 밥도 못 먹는 사람 얼마나 많은데.

 

4. 비조(悱調)의 원망과 슬픔

 

<17>

謂君似羅海 당신을 사나이라고 생각했기에

女子是托身 여자가 한 몸을 맡겼답니다.

縱不可憐我 비록 나를 예뻐하지는 못할 지라도

如何虐我頻 어찌하여 나를 자주 학대하는 건가요.

 

<18>

亂提羹與飯 밥상의 국과 밥을 어지럽게 끌어서는

照我面門擲 내 얼굴에 보이고 문간으로 던졌지요

自是郎變味 이로부터 서방님의 입맛이 달라졌지

妾手豈異昔 첩의 솜씨가 어찌 옛날과 다를까요.

 

<19>

巡邏今散未 순라가 지금 흩어졌을까, 흩어지지 않았을까

郎歸月落時 서방은 달이 질 때나 돌아온답니다.

先睡必生怒 먼저 잠을 자도 반드시 노여워하고

不寐亦有疑 자지 않아도 또한 의심을 한다네.

 

 <20>

使盡闌干脚 억센 다리 있는 대로 휘둘러

無端蹴踘儂 까닭없이 나를 걷어 찬다오.

紅頰生靑後 붉은 뺨에 푸른 멍이 든 뒤로는

何辭答尊公 무슨 말로 시아버지께 답해야 하나요.

 

<21>

早恨無子久 일찍이 자식없어 오래도록 한(恨)이었는데

無子反喜事 자식 없는 것이 도리어 기쁜 일이랍니다.

子若渠父肖 자식이 만약 애비를 닮았다고 한다면

殘年又此淚 남은 인생 또 이처럼 눈물 흘렸겠지요.

 

<22>

夜汲槐下井 밤에 홰나무 우물에 물 길으며

輒自念悲苦 문득 서럽고 쓰라린 마음이 찾아옵니다.

一身雖可樂 내 한 몸 비록 편하게 되겠지만

堂上有公姥 시부모님 계시니 어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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