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153장 -[조급하면 되는 일이 없다] 事有念之不白者 寬之或自明 毋躁急以速其忿 사유념지불백자 관지혹자명 무조급이속기분 人有操之不從者 縱之或自化 毋操切以益其頑 인유조지부종자 종지혹자화 무조절이익기완 서둘러 급히 하는 일은 밝혀지지 않음이 있지만 너그럽게 하면 더러 저절로 밝혀지게 되니, 조급하게 분노를 재빨리 터뜨리지 말라. 조종하면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놓아두면 혹 저절로 감화되는 수가 있으니 지나치게 조종하여 그 완악함을 더하지 말라. [해설] 일에는 급하게 서둘면 드러나지 않다가도 너그럽게 하면 혹 저절로 명백해지는 것이 있으니, 조급하게 서둘러서 그 분노를 초래하지 말라. 사람에는 부리려고 하면 따르지 않다가도 그냥 놓아두면 혹 스스로 감화되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심하게 부려서 그 완고함을 더하지 말라. 조급하게 성을 내면 될 일도 안 되는 수가 있다. 정종(定宗) 때 사람 윤 회(尹淮)가 젊어서의 일이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주막에 들었는데, 주인이 받아줄 수 없다고 하여 처마 밑에서 하룻밤 지새고 갈까 하고 마당에서 기다렸다. 그때 주인집 아이가 구슬을 가지고 놀다 떨어뜨린 것을 거위가 먹이로 잘못 알고 삼키는 것이 그의 눈에 띠었다. 얼마 후, 구슬이 없어진 것을 안 주인은 노발대발하여 윤회의 소행으로 몰아붙여 묶어 놓고 이튿날 관청에 고발하려 하였다. 그러나 윤회는 별로 화도 내지 않고 주인에게 말했다. "당신 마음대로 하되, 저 거위를 내 곁에 묶어 놓아 주시겠소?" 이튿날 아침 거위의 배설물에서 구슬이 나온 것을 본 주인은 부끄러워하면서 물었다. "그런 줄을 알았으면 어제 왜 바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윤회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랬으면 급한 당신의 성질에 반드시 저 거위의 배를 갈랐을 게 아니요? 그래서 내가 욕을 참기로 한 것이요." -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의 발언이 눈길을 잡는다. 어제 23일,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탈당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느냐?"는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에.. "이인제, 손학규 전 지사 모두 가만히 계셨다면 대통령 한 번 할 수 있는 분들인데 밥사발을 차버린 형태 아니냐, 왜 나가서(탈당) 저 고생을 하는지 볼 때마다 어색하다.." 어떻게 보면 김문수 지사의 말이 시대 조류에 딱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 두 분께서 평소에 채근담 한 줄이라도 손끝으로 차근차근 새겨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