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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하면 장수’ 비밀 풀어줄 유전자 찾아내

淸潭 2007. 5. 3. 21:04

‘소식하면 장수’ 비밀 풀어줄 유전자 찾아내

 

美 과학자들, 네이처誌에 발표

 

    • “소식(小食)하면 장수(長壽)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어줄 유전자를 처음으로 찾아냈다. 이에 따라 과학계에서는 해당 유전자의 작용을 모방한 약을 개발하면 수도승처럼 절제된 식사를 하지 않고도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소크연구소의 앤드루 딜린 박사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란 실험용 벌레에서 칼로리(열량) 공급이 극도로 제한될 때 수명을 연장시키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지(誌) 3일자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소식의 수명연장 효과는 이미 1930년대부터 다양한 동물에서 확인됐다. 선충이나 초파리, 쥐에게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음식물의 칼로리를 극도로 제한했더니 수명이 최대 40%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딜린 박사팀은 ‘pha-4’란 유전자가 열쇠라고 밝혔다. 실험 결과 해당 유전자를 작동하지 못하게 하면 영양분이 부족해져도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사라졌다. 반대로 유전자의 활동을 증폭시키면 수명연장 효과가 높아졌다.

      그렇다면 이 유전자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미국 노화학자들은 일본의 대표적 장수촌인 오키나와 지역을 조사해 적게 먹으면 오래 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 남자는 1일 평균 2300㎉(킬로칼로리)를 섭취하고 평균수명은 76.7세였다. 하루 5500㎉까지 섭취하는 스모 선수들은 평균수명이 56세에 불과했다. 반면 1일 평균 1500㎉만 섭취하는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의 평균 수명은 82세였다.

      실제로 사람에게도 pha-4와 유사한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는 영양공급이 줄어들 때 혈액의 당분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신체의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두 유전자는 칼로리가 제한되면 에너지 관련 호르몬의 농도를 변화시켜 노화 과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렇지만 식사량을 무조건 줄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동물실험에서도 비타민이나 무기물과 같은 필수 영양분은 충분히 주고 칼로리만 낮췄을 때만 각종 노화관련 질병 발생률이 줄어들고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