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역사의기록

`풍월정집` 실물 나왔다

淸潭 2007. 5. 1. 09:34

`풍월정집` 실물 나왔다

 

세종 때 금속활자 `초주 갑인자`로 인쇄

 

조선 세종 때 만든 금속활자인 '초주 갑인자(初鑄 甲寅字)'로 찍은 문집 풍월정집(風月亭集.사진)이 처음 실물로 확인됐다. 풍월정집은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 이정(李.1454~1488)의 시문을 모은 문집. 성종의 지시로 1489년 인쇄됐다. 이 문집은 그동안 간행 기록만 전해 왔는데 대구의 고미술 경매회사 한경매의 경매에 나왔다. 가로 21.2cm×세로 32.2cm 크기의 책자 두 권이며 책 머리에 하서군 임원준 등 4명이 찬했다는 기록이 붙어 있다.

명지대 안대회(한문학) 교수는 "초주 갑인자는 주로 사서나 경서를 찍었고 문집을 인출한 것은 지금은 전하지 않는 김흔(1448~?)의 안락당집과 풍월정집뿐"이라며 "이번 풍월정집을 통해 원본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왕실 출신 중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던 분이 월산대군이어서 풍월정집은 당대에 이미 귀중본으로 꼽히던 책"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욱 기자

◆ 초주 갑인자=1434년 갑인년 세종의 지시로 주자소에서 초주(처음 주조)한 구리 활자.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다섯 차례 개량되는 대표적 금속활자다. 현재 전하는 갑인자본은 필력의 약동이 잘 나타나고 글자 사이에 여유가 있으며 판면이 크다. 먹물이 시커멓고 한결 선명하고 아름답다. 우리나라 활자본의 백미라 일컬어진다. 초주 갑인자로 인쇄된 책으로는 성암고서박물관이 소장한 대학연의(大學衍義),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분류보주이태백시(分類補註李太白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