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참 고운 우리 색, 자연과 닮았지요

淸潭 2007. 4. 14. 12:37
참 고운 우리 색, 자연과 닮았지요
 
꽃이 핀다
백지혜 지음|보림|28쪽|8800원
책장을 넘기면 숨이 턱 막힌다. 종이에 동백이 피고, 버들잎이 돋고, 찔레가 한들거린다. 동양화를 전공한 32세의 젊은 화가가 전통적인 기법으로 빨강, 노랑, 연파랑, 연두, 하양, 검정 등 13가지 색을 써서 13가지 꽃과 나무와 풀을 그렸다. 우선 얇은 비단을 나무틀에 팽팽하게 씌운 뒤 아교와 백반을 푼 물을 5~8번 겹쳐 발라 섬세한 비단 올 사이 사이를 막는다. 비단 뒤에 밑그림을 받쳐 놓고 어렴풋이 비쳐 보이는 선을 가는 붓으로 쓱쓱 따라 그린다. 천연염료로 비단의 앞과 뒤에 모두 색을 칠하되, 스무 번 넘게 겹쳐 칠해 색을 낸다. 저자는 “고려 불화(佛畵)와 조선 초상화의 미묘한 빛깔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그림책을 냈다”고 말했다.

각각의 그림 밑에 식물과 색채에 대한 간명한 설명이 달려있다. 자주색 모란꽃은 이렇다. “예로부터 고귀한 색으로 여겨서 궁중에서 많이 썼어요. 여인들의 옷고름이나 끝동, 치마에도 많이 쓰였어요. 모란은 늦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꽃이 피어요.”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책이기도 하고, 색채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