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건강,의학

이 순간을 즐겨라, 오늘은 오늘이다

淸潭 2007. 3. 28. 09:42

이 순간을 즐겨라, 오늘은 오늘이다  

중세 시대 전염병은 많은 인구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행성 질환 같은 위험 요소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유행성 질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무절제한 생활 탓에 이른바 문명병이라는 이름의 유행성 질환, 즉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이 현대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어느 곳을 둘러보든 다음과 같은 전도의 외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마시고 담배를 피워대면서 몸은 너무 적게 움직입니다. 통일성 있고 표준화된 생활방식만이 우리를 치유해줄 것입니다. 병에 걸린 자는 그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요즘 의료보험협회가 게으름을 피우는 자들에게는 벌점을, 열심히 운동하는 자들에게는 가산점을 줄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놀라서 눈을 비빈 사람이라면 이제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 것이다.  비난받아 마땅한 방탕한 생활 속에서도 현대인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의 잘못된 생활방식이 아닌 바로 인구 통계 탓에 우리 사회 체제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문명은 우리에게 예전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건강과 긴 수명을 선사했다. 동맥경화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을 앓은 뒤 그토록 많은 질병들이 동반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오래 산다는 의미가 될 테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통계표는 이처럼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고 말하지만 학자들은 교묘한 숫자 놀음을 하면서 불규칙한 생활 습관 때문에 우리가 반납해야 할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중세에 이단자들은 화형식으로 그 최후를 맞았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그 방법은 다소 분별력 있게 바뀌었다.

 

남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바른 생활 인간들의 눈에 그저 이 사회를 먹칠하는 부류 정도로 치부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저자들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건강한 생활방식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진리를 믿는 사람이라면 구호를 앞세운 건강 목록 속의 수많은 오류들로부터 배울 게 전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 역시 혐오감 때문에 몇 장 못 넘기고 손에서 놓아버릴지도 모르겠다.

 

흔들림 없는 운동 열성분자들이나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학술적 장치를 선보이고 있는 학자들을 보라. 그렇지만 도대체 어떤 운동, 어떤 건강이란 말인가? 이 두 가지 개념은 스포츠 사전의 설명처럼 그렇게 간단히 정의 내릴 수 없다.

 

사람들은 스포츠를 밥벌이가 아닌(프로 선수는 예외), 자신의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규칙과 관습에 따라 하는 육체 활동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마라톤 선수가 한 발도 더 내디딜 수 없는 순간까지 그토록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이유를 그 예로 들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의 건강에 대한 정의를 포함해서 살펴보자면 건강은 다음의 3요소로 정의할 수 있다. 곧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정의가 그것이다. 스포츠 및 체력 단련 신봉자들 대부분이 육체적인 욕구 충족을 통해 정신적·사회적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운동으로 인한 갑작스런 부상과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만성 질병은 이제 스포츠맨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이런 질병만을 취급하는 스포츠 클리닉이 속속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독일에서는 연간 600명이 운동 중 심장마비 돌연사로 사망하고 있으며, 특히 심장병을 앓아오던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 경우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생활 습관’은 분명 다각도로 조명하고 관찰할 가치가 있는 분야인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질병 중 어느 정도가 유전이나 사고와 같은 운명에 의해 발생하며 또한 어느 정도가 무절제한 생활이나 위험한 모험, 여행 등 잘못된 생활 태도로부터 오는 것일까? 건강이 과연 청약부금처럼 몇십 년 동안 저축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쳐도 이렇게 절약해서 모은 건강을 훗날 돌려받으리라는 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이처럼 삶을 풍부하게 누리지 못하는 대가로 얻는 건강한 생활 습관 대신 차라리 호라츠의 명언을 따르는 건 어떨까?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 순간을 즐겨라, 오늘은 오늘이다! 이 책 또한 건강에 대한 특별 처방을 내리지는 못한다. 바벨 탑 이래 그 뇌가 전혀 바뀌지 않은 인간의 오래된 의문에 어떻게 답을 줄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는 건강과 관련해서 해낼 수 있다는 망상이나 운명, 현학자들의 건강 포교와 그들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 그리고 행동주의와 이데올로기 등을 다룰 것이다.

 

이제 독자들은 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독자들이 생활 습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그 동안 주변의 결정에 얼마만큼 자신을 내맡겨왔는지, 또는 얼마나 소신 있게 생활해왔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건강상식 오류사전’ 경당>
/헬스조선 편집팀

  • 2007.03.26 10:5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