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1580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용재집 제2권 / 오언율(五言律)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이때 당형(堂兄) 무백(茂伯)이 이 고을 현감으로 있었다. 고을 작다고 관직 어이 작으랴 / 十室官無小 삼 년이면 충분히 정사가 이뤄지리 / 三年政有成 마음은 바야흐로 하하에 수고롭고 / 心方勞下下 사람들은 절로 평평에 편안하여라 / 人自易平平 사나운 범은 교화시킬 수 있어도 / 猛虎寧難化 마른 풀은 새싹 돋길 기다려야지 / 枯荑待發榮 이 고을이 몹시 잔폐(殘廢)하였던 까닭에 조정이 의논하여 특별히 형을 천거하여 다스리게 하였던 것이다. 정히 알겠노니 순리전에서 / 定知循吏傳 외숙과 생질의 이름 부끄럽지 않을 줄 / 不愧舅甥名 유공(柳公) 문통(文通)이 일찍이 이 고을 현감을 역임하여 명관(名官)으로 세상에 전해지는데, 형은 곧 유공 부인..

글,문학/漢詩 2021.08.10

청담4수 〔淸潭 四首〕

성호전집 제3권 / 시(詩) 청담4수 〔淸潭 四首〕 시내 꽃 돌길 이끼 맘껏 보고 지나니 / 溪花磴蘚恣經行 흰 바위 맑은 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 白石淸流愜素情 구곡가 시 중에 그 무엇과 비교하랴 / 九曲歌中誰較得 진중하게 생각하고 품평하지 말기를 / 請君珍重莫題評 예전에 중흥동을 노닐 때가 생각난다 / 念昔中興洞裏遊 시내 따라 오르내리며 맘껏 구경했었지 / 沿溪上下恣探搜 지금껏 청담 있다 내 믿지를 않았는데 / 至今未信淸潭在 늙은 얼굴 맑은 물에 비춰 보니 부끄럽다 / 羞殺蒼顔照碧流 올 땐 그리 급했는데 갈 땐 어이 더딘가 / 來何急急去何遲 산수와의 깊은 인연 지금껏 몰랐구나 / 山水緣深自不知 청교에서 친구와 술을 나눠 마신 뒤에 / 恰似靑郊桮酒後 이별 못내 슬퍼하는 그 마음과 흡사하다 / 故人相別不勝..

글,문학/漢詩 2021.08.10

伊川(이천)-유몽인(柳夢寅, 1559-1623)

伊川(이천)-유몽인(柳夢寅, 1559-1623) 이천에서 貧女嗚梭淚滿腮(빈녀오사루만시) 寒衣初擬爲郞裁(한의초의위랑재) 明朝裂與催租吏(명조렬여최조리) 一吏纔歸一吏來(일리재귀일리래) 베 짜는 아낙네는 눈물만 뺨에 가득 겨울 옷 애초에 낭군 입힐 작정했지. 내일 아침 끊어서 관리에게 건네주면 한 관리 가자마자 다른 관리 찾아오리. 嗚梭(명사) : 베 짜는 북이 운다. 腮(시) : 뺨. 初擬(초의) : 처음엔 ~할 생각이었다. 爲郞裁(위랑재) : 낭군을 위해 마름질 하다. 裂與(열여) : (짜던 베를) 끊어서 주다. 催租吏(최조리) : 세금을 재촉하는 관리. 纔歸(재귀) : 겨우 돌아가다. 돌아가자마자.

글,문학/漢詩 2021.06.25

無題(무제)-최경창(崔慶昌

無題(무제)-최경창(崔慶昌, 1539-1583) 無題(무제)-최경창(崔慶昌, 1539-1583) 제목 없음 君居京邑妾楊州(군거경읍첩양주) 日日思君上翠樓(일일사군상취루) 芳草漸多楊柳老(방초점다양류노) 夕陽空見水西流(석양공견수서류) 님께서는 서울 살고 저는 양주에 있어 날마다 님 생각에 푸른 누락 오릅니다 방초 점차 짙푸르고 양류조차 늘어지니 석양에 부질없이 서쪽 흐르는 물만 보네. 妾(첩) : 예전 여인들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던 말. 思君(사군) : 님을 그리다. 漸多(점다) : 점점 많아지다.

글,문학/漢詩 2021.06.09

대은암에 있는 남지정의 옛집

大隱巖南止亭故宅(대은암남지정고택)-최경창(崔慶昌, 1539-1583) 大隱巖南止亭故宅(대은암남지정고택)-최경창(崔慶昌, 1539-1583) 대은암에 있는 남지정의 옛집 門前車馬散如烟(문전거마산여연) 相國繁華未百年(상국번화미백년) 深巷寥寥過寒食(심항료료과한식) 茱萸花發古墻邊(수유화발고장변) 문 앞 수레와 말 연기처럼 흩어지니 정승의 번화도 백 년이 못 갔구려. 깊은 골목 적막해라 한식도 지났는데 해 묵은 담장 가에 수유꽃이 피었네. 南止亭(남지정) : 南袞(남곤). 相國(상국) : 재상. 寥寥(료료) : 적막한 모양. 墻邊(장변) : 담장 가. 己卯士禍는 1519년(중종 14) 11월 조광조(趙光祖)·김정(金淨)·김식(金湜) 등 신진사류가 남곤 (南袞)·심정(沈貞)·홍경주(洪景舟) 등의 훈구 재상에 의해 ..

글,문학/漢詩 2021.06.07

春日城南卽事 - 권근(權近

春日城南卽事 - 권근(權近, 1352-1409) 봄날 성남에서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細雨霏霏晩未晴(세우비비만미청)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數枝含露向人傾(수지함로향인경) 봄바람 어느새 청명(淸明)에 가까워 보슬비 보슬보슬 늦도록 개지 않네. 집 모롱이 살구꽃 활짝 피어나려는 듯 이슬 먹은 몇 가지 날 향해 기울었네. 淸明(청명) : 24절기의 하나. 춘분 다음. 양력 4월5,6일경. 霏霏(비비) : 비가 보슬 보슬 내리는 모양. 晴(청) : 날이 개다. 屋角(옥각) : 집 모퉁이. 開欲遍(개욕편) : 활짝 피어 흐드러지려고 함. 向人傾(향인경) : 사람을 향해 기울다. 비를 맞아 무게를 못 이겨 기운 모양.

글,문학/漢詩 2021.03.19

天壽寺 - 崔斯立(최사립)

天壽寺 - 崔斯立(최사립)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전류서비 一壺來待故人歸 일호래대고인귀 眼穿落日長程晩 안천락일장정만 多少行人近却非 다소행인근각비 천수문 앞에는 버들개지 날리는데 술병 하나 들고 옛 친구 돌아오기 기다리네. 지는 해에 먼 길을 뚫어져라 보노라니 지나는 행인 벗인가 싶은데 가까이 오면 아니네. 이태준의 소설 에서는 황진이가 이사종(李士宗)을 기다리면서 나타나지 않자 이 시를 읊조리며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카페 바로가기

글,문학/漢詩 2021.03.19

〔禮山途中〕

제호집 제5권 / 시(詩)○오언율시(五言律詩) 예산으로 가는 길에〔禮山途中〕 그때 해미현에 있다가 임명을 받들어 서울로 올라갔다. 넓은 들판엔 햇빛이 저물고 / 野闊留殘景 어두운 산엔 타오르는 연기 / 山昏起燒煙 강의 조수는 봄 언덕 치고 / 江潮春破岸 길은 날로 밭을 침식하네 / 客路日侵田 물가 모래 오리들 요란하고 / 浴罷沙鳧鬧 밭가는 소는 언덕에서 자네 / 耕餘隴犢眠 마을의 객점에 투숙하려고 / 欲投村店宿 멀리 살구꽃 가를 바라보네 / 遙望杏花邊

글,문학/漢詩 2020.06.30

청담4수 〔淸潭 四首〕

성호전집 제3권 / 시(詩) 청담4수 〔淸潭 四首〕 [DCI]ITKC_BT_0489A_0030_010_0720_2016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시내 꽃 돌길 이끼 맘껏 보고 지나니 / 溪花磴蘚恣經行 흰 바위 맑은 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 白石淸流愜素情 구곡가 시 중에 그 무엇과 비교하랴 / 九曲歌中誰較得 진중하게 생각하고 품평하지 말기를 / 請君珍重莫題評 예전에 중흥동을 노닐 때가 생각난다 / 念昔中興洞裏遊 시내 따라 오르내리며 맘껏 구경했었지 / 沿溪上下恣探搜 지금껏 청담 있다 내 믿지를 않았는데 / 至今未信淸潭在 늙은 얼굴 맑은 물에 비춰 보니 부끄럽다 / 羞殺蒼顔照碧流 올 땐 그리 급했는데 갈 땐 어이 더딘가 / 來何急急去何遲 산수와의 깊은 인연 지금껏 몰랐구나 / 山水緣深自不知 청교에..

글,문학/漢詩 2020.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