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인사
-벙어리-
그날 내 집을 나선 뒤
길을 잃고 헤맸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그대 처음부터 취해 있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감추려고 돌기둥처럼 굳어 있었든 것도
커튼 뒤에 숨어서 보았습니다.
내가 말 못하는 사람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요.
아무 인사도 하지 못한 내 불찰을
내내 섭섭해 하셨는지요.
그대가 길 찾지 못해 당황하고 있을 때
일러주지 못하고 잠자리 뒤척이며 마음 속
상처 낸 것을 그대는 정말 알고 가셨는지요.
그대 내게 감추고, 나 건네지 못한 말, 침묵만
허공에서 부딪쳐 바람으로 비안개로 불어와
오늘은 창 밖 나무 가지 위에 새 한 마리,
제 혼자 종일 지저귀고 갔습니다.
그대 캄캄하게 길 잃어버린 그날, 내 염려도
그대 뒤를 따라 門을 나간 것을 그렇게 정말
모르고 가셨는지요.
그대 따라 나간 뒤 영 돌아오지 않는다고
窓 두드리며
빗방울 부딪는 소리, 밤새 소리없이 부딪는 소리
아직 못 듣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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