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詩,시조

사랑의 인사

淸潭 2007. 1. 22. 12:30
 

사랑의 인사

-벙어리-

 

그날 내 집을 나선 뒤

길을 잃고 헤맸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그대 처음부터 취해 있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감추려고 돌기둥처럼 굳어 있었든 것도

커튼 뒤에 숨어서 보았습니다.

내가 말 못하는 사람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요.

아무 인사도 하지 못한 내 불찰을

내내 섭섭해 하셨는지요.

그대가 길 찾지 못해 당황하고 있을 때

일러주지 못하고 잠자리 뒤척이며 마음 속

상처 낸 것을 그대는 정말 알고 가셨는지요.

그대 내게 감추고, 나 건네지 못한 말, 침묵만

허공에서 부딪쳐 바람으로 비안개로 불어와

오늘은 창 밖 나무 가지 위에 새 한 마리,

제 혼자 종일 지저귀고 갔습니다.

그대 캄캄하게 길 잃어버린 그날, 내 염려도

그대 뒤를 따라 門을 나간 것을 그렇게 정말

모르고 가셨는지요.

그대 따라 나간 뒤 영 돌아오지 않는다고

窓 두드리며

빗방울 부딪는 소리, 밤새 소리없이 부딪는 소리

아직 못 듣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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