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泥田鬪狗

淸潭 2018. 8. 12. 21:59

泥田鬪狗


조선 태조(太祖)가 즉위 초에 정도전(鄭道傳)에게 명하여 팔도(八道) 사람을 평하라고 한 일이 있었다. 정도전은 다음과 같이 평했다.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거울 속에 비친 미인),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바람 앞에 하늘거리는 가는 버들),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 소나무나 대나무 같은 굳은 절개),

강원도는 암하노불(巖下老佛, 바위 아래 늙은 부처), 황

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봄 물결에 던져진 돌),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 삼림 속의 용맹한 호랑이)입니다.”

그러나 정도전은 태조의 출신지인 함경도에 대해서는 평을 하지 못했다. 태조가 아무 말도 좋으니 어서 말하라고 재촉하자 정도전이 말했다.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입니다.”

태조의 안색이 변하자 눈치 빠른 정도전이 곧 말을 고쳐 대답했다. “함경도는 또한 석전경우(石田耕牛, 돌밭에서 밭을 가는 소)이기도 합니다.”

태조는 그제야 용안에 희색을 띄며 후한 상을 내렸다. 팔도 사람에 대한 이런 평의 출전은 정확히 알 수가 없는데, 아마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 성어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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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사람 이중환(李重煥)은 《택리지(擇里志)》에서 우리나라 팔도의 위치와 역사적 배경을 다루면서 각 지방마다 불리는 별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래 경기는 왕의 땅을 칭하는 말인데, 도(道) 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정칙이며, 이칭이 없다. 호서(湖西)는 충청도를 말하는데 충북 제천의 의림지호(義林池湖)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호남(湖南)은 전라도를 말하는데 전북 김제의 벽골제호(碧骨堤湖)의 남쪽이라는 뜻이며,

영남(嶺南)은 경상도를 말하는데 조령(鳥嶺) 죽령(竹嶺)의 남쪽이라는 뜻이고,

영동(嶺東) 또는 관동(關東)은 강원도를 말하는데 대관령(大關嶺) 동쪽이라는 뜻이며,

해서(海西)는 황해도를 말하는데 경기해(京畿海)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관북(關北)은 함경도로 철령관(鐵嶺關)의 북쪽이라는 뜻이며,

관서(關西)는 평안도로 철령관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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