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晉)나라 때 장화(張華)가 지은
박물지(博物誌) 10권에 보면
어떤 사람이 뗏목을 타고 은하수를 찾아가다가
어느 나루에 도착하여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봤다는
승차여문진(乘?輿問津)의 이야기가 나온다.
박물지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전설에 은하수(銀河水)는 바다에
통한다는 말이 있었다.
진나라 때,
바닷가에 사는 어떤 사람이
해마다 음력 7月이 오면 바다에 뗏목을 띄웠는데
뗏목이 바다의 조류를 타고
사라졌다가는 다시 돌아오는 기간이
항상 일정했다.
그 사람은 은하수가 바다에 통한다고 했으니
뗏목을 타고 바다로 나가면
은하수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뗏목 위에 높은 누각을 세우고
여러날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실은 다음
은하수를 향해 떠났다.
항해를 시작한 지
10여 일 되기까지는
하늘에 해, 달, 별이 보였으나
그 후로는 끝없이 넓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밤과 낮을 구별할 수도 없었다.
다시 10여 일이 지난 후
어느 나루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성곽도 보이고 집들이 모두 장엄했다.
멀리 바라보니
궁중에 베짜는 여인들이 많았다.
그때 건장한 남자 하나가
소를 끌고와 물가에서 물을 먹이다가
뗏목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어떻게 이곳에 왔느냐"고 물었다.
그가 이곳에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고 나서
"도대체 이곳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
소를 끌고 온 사람은
대답하기를 ..
"돌아가 촉군(蜀郡-촉나라)의
엄군평(嚴君平)을 찾아가서 물어보면 ,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 것이오"라고 했다.
그는 그 나루에 머무르지 않고
그대로 돌아온 뒤 촉군의 엄군평을 찾아갔다.
엄군평은 촉땅 성도에 사는 학자인데
주역에 통달하여 세상 이치를 모르는 게 없었다.
뗏목을 타고 갔던 사람이
엄군평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그 나루가 어디입니까"하고 물었더니
엄군평이 점을 쳐보고는 ,
"모년 모월 모일에
객성(客星)이 견우성(牽牛星)을
침범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가 날짜를 따져보니
바로 나루에 도착했던 시기와 일치했다.
그러니까,
그 뗏목이 도착한 곳은 은하수였으며
그가 만났던 소를 끌고온 사람은
견우(牽牛)였던 것이다.
*
오늘이 칠석(七夕)이다.
1년에 한 번
은하수 오작교(烏鵲橋)에서
서로 애타게 그리워하던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만나는 날이다.
맑고 푸른
하늘강 은하수
아까부터
오작교 다리 위를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갔다 하는 머스마가 있다.
누군가.. 하고 보니
바로 견우다.
걸음을 빨리 했다가는
늦추었다가 ..
갈 지(之)자에다
여덟 팔(八)자 걸음까지 대중이 없다.
연신 ,
이마에 손을 얹고는
먼 바다를 바라본다.
그때 ,
저 멀리 황포 돛배가
가물가물 오고 있는 게 보인다.
애가 타는지 툭 ..
한마디 한다.
' 문디 가시나, 뭐한다꼬 이제사 오노 .."
말은 그렇게 해도
입이 귀에 가서 처억 걸리는 걸 보니
속으로는
반가운 모양이다.
그동안 얼마나
그리웠고 보고 싶었을까.
서로 얼굴을 알아볼 정도의 거리가 되자
가슴이 쿵쿵 뛴다.
목이 메인다.
반가움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윽고 ,
뱃머리가 오작교 난간에 닿는다.
사뿐이 올라서는
오색 꽃버선이 곱다.
견우가 직녀의 손을 덥썩 잡는다.
하마 ,
직녀의 눈가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다.
" 직녀님 .."
" 견우님 .."
서로가 불러놓고는
그냥 바라만 본다.
마음 같아서는 벌써, 덥썩 안고
안겼을텐데
직녀가 잠시
옆으로 돌아서서 매무새를 고친다.
아무리
급한 마음일지라도
사랑하는 정인(情人) 앞에서는
흐트러진 모습이 아닌
고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은 게
여자의 마음이다.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견우의 눈에는 그 모습이 더없이
아름답게 비쳐온다.
" 직녀님 .."
" 견우님 .."
다시 한 번
서로를 부른다.
얼마나 애타게 부르고 싶었던
그리운 이름이던가.
견우가 직녀의 가는 허리를
으스러지게 힘껏 끌어안는다.
두 연인이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옆에서 누가 보거나 말거나
견우의 뜨거운 입술이
직녀의
촉촉한 입술을 찾는다.
아 ,
아아 ..
은하수 강물 위로
붉은 노을이 지고 있다.
물결이 이는 소리
철썩철썩 ..
견우와 직녀
해후(邂逅)의 눈물이 비가 되어
칠석 다음 날에는
비가 온다고 했다.
아마 ,
내일 아침에 보면
오작교 다리(橋)를 놓았던
까막까치의 머릿털이
하얗게 벗겨졌을 것이다.
까막까치의 머리를 밟고
밤새도록 안고 업고
난리 굿를 쳤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님아, 님아.
내 사랑 고운 님아.
에해라 디어, 와이래 좋노.
얼씨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