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의 진버드 서산 간척지 기계농 사라지면서 역설적으로 철새는 힘들어졌다 ○···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서해 천수만은 한때 탐조 메카이자 철새 천국이었다. 방조제 건설로 만들어진 논과 호수에 해마다 수만마리의 기러기와 오리가 찾아와 월동했다. 노을이 질 무렵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던 가창오리는 전세계 서식 개체의 90%가 이곳을 찾았다. 간척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호수 사이 우뚝 솟은 도비산도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어 얻은 이름이다. 간척지 안에선 길을 헤맬 수도 있다. 농로가 미로처럼 얽혀 있어 기준점을 하나 잡고 다녀야 할 정도다. 농경지와 인공호수가 넓어 사람이 새를 보려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가 사람을 만나러 나온다고도 했다. 충남 서산 에이(A)지구 땅을 민간에 불하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더는 대형 콤바인을 사용하지 않았다. 추수 때 사각지대가 사라지자 낙곡이 줄었다. 소여물용 볏짚말이가 등장하면서 새 먹이가 부족해졌다. 비행기를 이용한 볍씨 직파가 중단되자, 흑꼬리도요도 자취를 감췄다. ◇ 물을 채워 간월호 안 잠자리가 없어지자, 진객 흑두루미도 이곳을 외면하려 하고 있다. 간월호 상류로 흘러드는 해미천도 출입이 자유로워져 차량과 사람이 늘었다. <△ 사진:> 강원도 철원에서 재두루미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새들의 쉼터인 하천과 먹이터인 농경지를 끼고 포장도로도 생겼다. 물 자원을 간수한다며 간월호 수위를 높이 유지해 하천 수심이 깊어졌다.흘러간 옛이야기지만 폭이 넓고 갈대와 부들이 무성한 해미천은 흰꼬리수리나 참매 같은 맹금류도 심심찮게 출몰하던 곳이었다. 하수처리장 물이 흘러들어 겨울에도 얼지 않았다. ◇ 팔당호에 16년째 찾아오는 참수리. 카리스마 넘치는 겨울철 맹금류이다. ○··· 수심이 얕고 하천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흐르며 구석구석 새를 품고 있었다. 해안지역이라 짙게 안개 낀 날 풍경은 더 정겨웠다. 아침에 해가 뜬 지 한참 지났어도 잠자리에 있던 노랑부리저어새도 있었다. 2006년 11월의 사진처럼.김진수 한겨레21 기자 ☞ 원본글: 한겨레| Click ○←닷컴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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