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오고기여(吾故棄汝)

淸潭 2017. 2. 26. 11:05

오고기여(吾故棄汝)

[요약] (: 나 오. : 옛 고. : 버릴 기. : 너 여)

 

나는 너를 버린 것이다라는 말로, 상대가 정직하지 못한 자는 뜻을 같이 하면서 따를 수 없다는 뜻.

 

[출전] 삼국연의(三國演義) 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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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 성어는 삼국지 주인공 조조(曹操)가 동탁(董卓)을 죽이려다 실패하고, 도망을 가는 도중에 잡혀 죽을 것을 살려 준 진궁(陳宮)과의 인연에 연유한다. 진궁(陳宮)은 조조(曹操)를 살려주고 그를 따라 길을 나섰다. 그러다가 조조의 아버지 의형제인 여백사(呂伯奢) 집에 들어 묵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여백사가 조조를 대접하기 위해 돼지를 잡으라고 했는데, 조조는 자기를 죽이려한다고 의심해서 여백사의 모든 식구를 죽였다. 이에 진궁은 조조를 버리고 여포(呂布)를 따랐다. 조조가 여포를 물리치고 여포이하 모두를 포로로 잡았다.

이때 장면이다.

서황(徐晃)이 진궁(陳宮)을 끌고 들어왔다.

조조가 말했다.

공대(公臺= 진궁의 자)는 그간 별고 없으신가(公臺別來無恙)?”

진궁이 말했다.

네 마음이 바르지 않아서 나는 너를 버린 것이다(汝心術不正吾故棄汝).”

내가 바르지 못하다 하면서 너는 어찌 여포 같은 자를 섬겼단 말이냐(吾心不正, 公又奈何獨事呂布)

여포는 비록 지혜는 없으나 너처럼 간사하고 음험하지는 않다(布雖無謀, 不似你詭詐奸險.)

너는 스스로 지혜가 많다고 자랑했거늘, 어찌하다 오늘 일이 이렇게 되었느냐(公自謂足智多謀今竟何如)

진궁은 옆에 있는 여포를 돌아보고 말했다.

이 사람이 내 말을 듣지 않은 것이 한이다! 만약 내 말대로 했다면 이리 되지 않았을 것이다(恨此人不從吾言若從吾言未必被擒也).”

조조가 다시 묻는다.

이제 어찌하면 좋겠느냐(今日之事當如何).”

진궁은 큰 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기꺼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今日有死而已).”

네가 죽는다면 너의 노모와 처자는 어찌하려느냐(公如是奈公之老母妻子何).”

내가 들으니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남의 부모를 해치지 않으며, 어진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남의 후사를 끊지 않는다 했다. 내 노모와 처자의 목숨은 또한 그대 손에 달렸을 뿐이다. 나는 이미 사로잡힌 몸이니 오직 죽기를 청할 뿐 아무 미련도 없다(吾聞以孝治天下者不害人之親施仁政於天下者不絕人之祀老母妻子之存亡亦在於明公耳吾身既被擒請即就戮並無挂念).”

조조는 진궁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으나 진궁은 돌아다보지도 않고 성루 아래로 내려가 목을 누려 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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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관을 갖추어 예로서 장사 지내게 해 주고, 진궁의 노모와 처자식을 허도로 모셔다가 편히 살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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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 사람이 시를 지어 진궁의 최후를 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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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당해서도 두 뜻이 없었더라(生死無二志),

장부여, 어찌 그다지도 장렬한가(丈夫何壯哉)

금석같은 그이 충고를 따르지 않아(不從金石論),

동량의 재목을 헛되이 잃었구나(空負棟梁材).

진실로 공경하며 주인을 위하더니(輔主真堪敬),

늙은 모친 두고 떠나는 애닯은 모습(辭親實可哀).

백문에서 죽는 날(白門身死日),

공대와 같은 인물 어디에 있으랴(誰肯似公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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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기호일보 네가 바르지 못하기에 버린다의 글.


 삼국지를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이 여럿 있다. 그중 여포의 책사였다가 체포된 진궁이 조조와 나누는 대화가운데 이 구절이 나온다. 조조는 의롭게 살아온 진궁을 살려 주고자 했으나, 진궁은 자신이 모셨던 여포의 악행과 배반의 심벌이었던 전비를 알고 있었던 터라 "오늘은 내가 오직 죽을 따름이다. 어서 죽여라"하고 강경하게 요구한다. 늙으신 어머님과 어린 자식을 생각하면 못이기는 체 하고 조조의 뜻에 따랐겠으나 여포를 모실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해 한마디 변명조차 않고 책임을 지는 의연함을 보였던 것이다. 난세를 살아가려면 수많은 거짓과 손을 잡는 일이 생긴다. 염치와 정의는 땅에 떨어지고 비리와 음모가 판치며 이익이 있으면 배신을 밥 먹듯이 하는 세태가 만연하기 마련이다. 그러할 때에 자신의 잘못에 책임지고 목숨을 바쳐 죄업을 씻으려는 자세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빛난다. 어떻게 하든 책임지지 않고 버티려는 속된 우리 사회에서 되새겨 볼 마땅한 말이 아닐까 싶다. <삼국지리더십 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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