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대혹역성(大惑易性)

淸潭 2016. 11. 6. 12:01

대혹역성(大惑易性)

[요약] (: 큰 대. : 미혹할 혹. : 바꿀 역. : 성품 성)


큰 미혹은 사람의 천성마저 바꾸어 버린다는 뜻으로, 천성마저 바뀌어 지는 큰 미혹이 오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

[출전] 장자(莊子) 변무(駢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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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성어는 장자(莊子) 변무(駢拇)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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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모든 사물이 끊임없이 어떻게 생겨나는 가를 모르고, 마찬가지로 천하의 모든 사물이 각기 제 덕성을 얻으면서도 어떻게 얻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없앨 수도 없다. 그럴진대 어찌 인의(人意)를 가지고 마치 아교풀이나 노끈처럼 사람을 묶어 도덕의 사이에서 노닐게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다만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미혹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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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작은 미혹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바꿀 뿐이지만, 큰 미혹은 사람의 천성마저 바꾸어 버린다. 무엇으로써 그렇다는 것을 아는가.

저 순임금부터 인의를 내걸어 천하를 어지럽힌 이래로, 온 천하의 사람들은 인의로 말미암아 분주했으니, 이는 인의로써 사람의 본성의 참모습을 바꿔 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를 한 번 논의해 보자.

저 하(), (), (), 3대 이래로 천하의 사람들이 외물(外物)에 의해 그 천성을 바꾸지 않은 자가 없지 않은가.

소인은 이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선비는 이름을 위해 목숨을 걸고, 벼슬아치(大夫)는 가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성인은 천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러므로 이들은 서로 한 일은 다르고 명성도 달랐지만, 그 본성을 해치고 자기 자신을 희생시키는 점에서는 똑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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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小惑易方大惑易性何以知其然邪自虞氏招仁義以撓天下也天下莫不奔命於仁義是非以仁義易其性與故嘗試論之自三代以下者天下莫不以物易其性矣小人則以身殉利士則以身殉名大夫則以身殉家聖人則以身殉天下故此數子者事業不同名聲異號其於傷性以身為殉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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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 [고전통해 세상읽기] 대혹역성 (大惑易性)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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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왜 모순되는 언행을 하게 되는 것일까. 장자는 ()’에서 원인을 찾았다. 혹은 글자가 영토나 영역을 나타내는 ()’과 마음을 나타내는 ()’ 자가 결합된 꼴이다. 퇴근할 즈음에 술 한잔하고 갈까하고 생각하면 절주를 다짐한 상태이지만 마음의 언저리에 술에 대한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된다. 그 생각의 자리가 굳건하지 않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술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있다. 이때 술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고 혹에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반면 누군가가 술 한 잔 하자는 제안에 앞뒤 돌아보지 않고 그래라고 하면 술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이미 뿌리를 내린 것이고 혹에 넘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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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에는 하루에도 여러 가지의 혹이 생겼다가도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사라지기도 하지만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경우도 많다. 사라져야 하는 혹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마음에 남으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장자는 작은 혹은 한 번씩 길을 잃지만 큰 혹은 아예 본성을 바꾸게 된다(소혹역방·小惑易方, 대혹역성·大惑易性)”고 말하고 있다. 몸의 병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혹을 느낄 때 그냥 넘어가면 그것이 소혹으로 자라고 소혹을 그냥 넘어가면 대혹으로 자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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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소혹의 상태에 이르면 평소와 다른 언행을 한두 번씩 하게 된다. 반성하면 소혹이 사라지지만 그렇지 않고 화를 내면 대혹으로 자라게 된다. 대혹의 상태에 이르면 누가 뭐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 이미 본성이 바뀌어버려서 이전의 나가 누구인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철없는 시절의 유치한 모습으로 간주하게 된다. 한 번씩 길을 잃은 소혹도 경계해야 하는데 본성을 잃어버린 대혹은 자신의 부조리마저 정당화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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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혹역성에 이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 정의를 세워야 한다. 건강 검진을 해 질병의 징후를 찾아내 건강을 지켜 고통을 줄이듯이 인성 검진을 해 소혹과 대혹의 징후를 찾아내 일관성을 지키도록 하는 개인과 사회의 틀을 만들어 남의 고통을 줄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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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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