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되어 있던 산이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다가 멈추고 말았다는 내용의 설화. 일반담 중 기원담(起源譚)에 속한다. 문헌설화로는 ≪동국여지승람≫ 권34 임피조(臨陂條)에 공주산(公州山)의 지명유래담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구전설화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어느 산이 서울로 가서 진산(鎭山:도읍지나 각 고을에서 그곳을 지켜주는 주산으로 정하여 제사하던 산)이 되려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른 새벽에 물 길러 나온 여자가 이 광경을 보고는 “산이 걸어가고 있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부정을 타서 그만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이 설화는 각 편에 따라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는데, 산이 스스로 서울로 가는 이동형, 산이 있는 고장 자체를 서울로 만들려고 움직이는 지역형, 서울로 갔으나 다른 산이 먼저 와서 실망하여 멈추어 버린 실기형(失機型), 사람이 산을 움직이게 한 외입형(外入型)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외입형은 다른 경우에서 보이는 산의 인격성(人格性)이 약화되었다. 이동형에는 산이 걸어간다는 형, 장사가 끌거나 어깨에 메고 간다는 형, 산이 쑥쑥 자라난다는 형 등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진안의 마이산, 공주의 기산(箕山)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역형에는 산이 돈다는 형으로 남원의 고남산(古南山), 산이 벌어진다는 형으로 순창의 채계산, 두 산이 합치려 움직인다는 형으로 진안의 쇠좃뿌리산 등이 있다. 실기형에는 다른 산이 먼저 와서 산이 그 자리에 멈추었다는 형으로 서울의 불암산, 산이나 바위가 날아가다 떨어졌다는 형으로 설악산의 울산바위, 바위가 만리장성에 참가하려다 그 자리에 멈췄다는 형으로 경상북도 청도군 흑석동에 있는 28개 바위 등이 있다.
이 설화는 못한 처지인 지방에서, 좀 더 나은 곳인 서울로 진출하려는 의지가 좌절되는 경위를 산을 통하여 나타내고 있다. 좌절의 원인은 주로 여자의 말 또는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여자 자체가 부정(不淨)하다.’는 민간신앙적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좌절은 체념에 그치지 않고, 희망은 성취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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