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놓아 버려라

淸潭 2016. 1. 12. 18:12






어떤 학자가 조주선사에게 물었다. .
"저는 모든 것을 버리고 한 물건도 갖지 않았습니다..
이런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조주선사의 대답. .
"방하착(放下着)!"[내던져 버려라, 놓아 버려라.] .
"이미 한 물건도 갖고 있지 않은데 무엇을 놓아 버리라고 하십니까?" .
"그렇다면 지고 가거라!" .
그 학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다는 그 생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
그런 생각이 남아 있는 한 겉으로는 버린 것 같지만 .
실제로는 버린 것이 아니다. .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갈 때처럼.
안팎으로 거리낌이 없어야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 .
우리들 삶에서 때로는 지녔던 것을 내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버리지 않고는 묵은 수렁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우리들이 어쩌다 건강을 잃고 앓게 되면 우리 삶에서 무엇이 .
본질적인 것이고 비본질적인 것인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무엇이 그저 그런 것인지 저절로 판단이 선다. .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가 훤히 내다보인다. .
값있는 삶이었는지 무가치한 삶이었는지 분명해진다. .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녔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가 온다. .
반드시 온다! .
그 때 가서 아까워 망설인다면 그는 잘못 살아온 것이다. .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
한때 맡아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
그러니 시시로 큰마음 먹고 놓아 버리는 연습을 미리부터 익혀 두어야 한다. .
그래야 지혜로운 자유인이 될 수 있다. .
이런 일도 하나의 ‘정진’일 수 있다.-법정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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