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 올라서 소변을 보았더니 그 물이 나라에 혹은 천하에 가득 찬 꿈을 꾸었다는 내용의 설화. ≪동국여지승람≫ 권31에 경종비(景宗妃)에 관한 내용이, ≪고려사≫의 세계(世系) 및 ≪동국여지승람≫ 권12에 보육(寶育)과 진의(辰義)에 관한 내용이, ≪삼국유사≫ 권2와 ≪삼국사기≫ 권6에는 문희(文姬)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들 설화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경종비 황보씨는 사제(私第:개인 소유의 집)에서 나와 살았다. 일찍이 꿈에 곡성에 올라가 오줌을 누니 나라에 가득하여 바다를 이루었다. 점복을 하니 말하기를 “아들을 낳으면 일국의 왕이 될 것이오.” 하니 후가 말하되 “내가 이미 과부인데 어떻게 자식을 낳겠는가.” 하였다. 종실(宗室) 욱(郁)은 태조의 여덟째 아들이다. ② 보육(寶育)이 일찍이 꿈에 곡령에 올라 남쪽을 향해 오줌을 누니 한산천(韓山川)이 넘쳐 바다를 이루었다. ③ 진의 언니가 꿈에 오관산(五冠山) 정상에 올라 오줌을 누니 천지에 넘쳤다. ④ 문희의 언니가 꿈에 서형산(西兄山) 정상에 올라앉아서 오줌을 누니 국내에 가득했다.
위의 ①∼④의 공통점은 ②를 제외하고 주인공이 여성인데, 한결같이 높은 고개나 산에 올라가서 소변을 보았더니 그 물이 천하에 넘쳐서 바다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②와 같이 남자가 산에 올라 오줌을 누었다는 것은 조작된 흔적이 많다. 여성이 남성 상징인 산에서 오줌을 누어 그 물이 넘쳐흘렀어야 자식을 낳는다는 논리가 신화적인 합리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선류몽은 소변을 참은 결과로 꿈이 꾸어진다든가, 또는 사춘기 남녀들의 잠재성욕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옛날 설화에 나타난 꿈은 이렇게 현대적인 해석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역시 신화적 원시인의 심리에 의해서 추구해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선류몽 설화는 모계 사회의 유산인데, 위의 인용 설화에서 ③·④는 그 꿈의 예시대로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다. 결국 귀인과 혼인할 수 있는 단서가 ‘오줌이 천하에 넘쳤다.’는 꿈이다. 그러니 부계는 똑똑할 리가 없다. 그러나 ④의 문희의 경우는 뚜렷한 부계가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야합을 신성화하려는 복선적 의식이 강렬하게 작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인이 산에 오른다는 것은 산을 남성 상징으로 볼 때 성행위의 암시이며, 그 결과 소변을 보아 그 물이 나라에 넘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나라를 다스릴 인물이 탄생할 것을 예언한 것에 불과하다.
위 설화들의 시대적 배경으로 보아 성행위가 생식 현상을 초래한다는 과학에 무지한 때도 아니고, 또한 완전한 모계 사회 시대도 아니다. 오직 태초의 신화에서 물의 창조성과 인간 탄생의 지식이 결합되어 꿈의 신비를 빌려 만들어진 설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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