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시개하다가 할마이 죽였네!
옛날에 참 재주 있는 사람이 이상한 술법을 배워가주고 살았는데, 하루는 말을 타고 가다가 어떤 신부녀 한 사람이 새로 쓴 묘 앞에 앉아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단 말이지. 하도 별나가주고 자세히 보니, 그 때가 동지 섣달인데 산소에다 대고 부채질을 해가며 울고 있드라네. 그 하는 양을 보이, 너무 얄궂어가주고 말을 멈추고 가까이 가서 물어 봤어.
“여보 부인! 어째 이래 울어요?”
“참, 우리 주인 양반이 돌아가실 적에 유언을 하고 돌아가셨는데, 자기가 죽으면 개가를 하디라도 이 묘에 때딴지(잔디)가 마리그덜라(마르거든) 개가를 하라고 해서, 암만 와봐도 안 마리고 이래가주고, 그래 참 빨리 마리라고 부채질로 하고 운다고.”
“그래요? 참……!”
카골라, 집에 가서 부인한테 본대로 들은대로 그 얘기를 했어요. 그래 얘기를 하이께네, 부인이 되받아가주고,
“그년 미쳤다. 한 번 가마 그마이지 두 분(번)까지 갈란갑다, 부채질하는 거 보이.”
“[고추먹은 소리로] 실?! 그러면 자네는 내가 죽으마 안 갈라는가?”
“한 번 가마 되지 뭐뭐 여자가 및 분(몇 번) 갈라꼬!”
그카그던(그러거든). 그래 인제, 여자 속 마음을 떠본다꼬, 마 자기가 아픈 척하다가 덜컥 죽었부렀어. 이 사람은 술법을 배운 사람이라 죽고 사는 것을 마음대로 하그던요. 그래 마 죽었부렀는 게래. 마느래 속셈을 한 분 떠볼라꼬 말이지. 그래 죽기 전에 마느래한테 유언을 했어.
“그래 내가 죽그덜라 당장 파묻지 말고 장사는 석 달 넘그던 해라. 그라고 내가 죽은 뒤에라도 우리 친구 과객이 찾아오그덜라 똑(꼭) 내 있일 때처럼 반가이 맞아주고, 참 접대도 내 있일 때 긑이 더 잘 하라꼬.”
그라고는 참 아프다 그러고는 못 곤치이(고치니) 죽었부렀다. 죽었부이 어째노? 갖다 파묻어야지. 옛날에는 당장 산에 가서 파묻는 게 아이라, 풍수를 데려다가 묘터를 잡을 때까지 토릉을 해 놓았그던. 임시로 채봉을 해가주고 시신을 거 갖다가 안치해 놓는게라. 그런데 자기 바깥 양반이 장살라 석달 넘그던 하라 그랬으니, 우선 채봉을 해 놨어, 산에 가서 묻지는 않고.
양반이 채봉을 할 때는 “바람끼 들오지 말게(않도록) 문풍지를 딱딱 바르고 이래 놔라.” 그래가주고, 시킨대로 그래 해놨어. 그래 놓고 사흘만에 있다이께, 참 어떤 선비가 말을 타고 오는 게라. 이 새댁이가 보이 훤출한 게 아주 썩 잘 생겼단 말이래. 남편 친구라 카면서 터벅터벅 들오디(들어오더니),
“아무것이 있느냐?”
“일주일만에 온다고 있이라 카디더.”
지도 모르게 당장 거짓말이 티나오그덩(튀어나오거든). 죽은 넘이 언제 일주일만에 온다 캤어. 그냥 친구를 자기 살았을 때 매치러(모양으로) 잘 대접하라 그랬지. [청중: 그케(그렇지러)! 사람이 말부터 미리 앞서우마 안되지!] 그래 일주일만에 온다고 있이라 그랬다고 하이, 이 손님은 일주일 머물 수 밖에. 그래 머물고 있는데, 이 과부 새댁이가 자꾸 참 마래(마루에) 와서 사랑을 넘받아 보고 넘받아 보고 그래다가, 또 문꿍글(문구멍을) 뚫고 들받아 보고 이래드라네. 한 대엿새 지나이께네 안달이 나가주고 고만에 이 새댁이 그 사랑바아(사랑방에) 들왔어요. 들와가주 비개를 느라(내려) 주고 이불도 깔아주고 이래 앉어, 이런 얘기도 하고 저런 얘기도 하고, 이래다가 정이 나가주고 그 참 부부지간이 됐부렀어.
그래 부부지간이 돼가주 사는데, 그 새 남편이 또 어예(어떻게) 됐노 하면, 한 서너 달 돼가 또 살라 카이 또 마이 아파요. 암만 약을 써도 백약이 무효라. 아파가 온데 점으로 하러 댕기이 한 군데는 점쟁이가 용하다 캐가주 물으이,
“당신 남편으는요, 아무 약을 써도 안되고, 죽은 사람 골을 쌂어 믹에문(먹이면) 곤친다고.”
이래그던. 그 점쟁이가 바로 누구로 하면 본 남편이라. 본 남편이 술법을 해가주고 죽은 척 하고 채봉 속에 누워 있다가 친구 노릇도 하고 또 점쟁이 노릇도 했는 게라. 본래 채봉에 ‘문 문풍지를 딱딱 바르라’ 캐 놨으이, 시체가 그 안에 있는 줄 알지 술법을 부린 줄은 몰랬지. 그래 점쟁이 말을 듣고 새 남편 살릴라 그이 어디 가서 골을 구해 와야지 어짜노. 그래 골을 파내올라고 작정을 해.
“딴 데는 못 가고 죽은 영감 골이나 파내 온다고.”
고만 날이 어두워지길 기다리다가 정지(부엌) 식도를 내가주골라 채봉해 놨는데 갔다. 가서 문풍지 발러놨는데 정지칼로 쫄쫄 기리골라 채봉에 드가가주고 본 남편 신체 목을 딱 칠라 카다 보이, 시체가 살아가주고 펄떡 일났부그덩. [청중: 아이구 답답어래이.] 그래 살아가주 일나이, 이 여펀네가 어띃게 무람어가주(무안에서) 해 놓은 이얘기도 있제 마 물도를(물동이를) 들골라 웅굴(우물)로 갔붔어. 암만 있어도 아 와.
그래 남편이 웅굴로 찾어가 보이, 물을 한 도오(동이) 퍼가주 바가치를 물독에다 요래 엎어 놓고 고마 웅굴에 빠져 죽었붓어. 그래가주고 이 신랑이 참 박을 뚝뚝 뚜드면서,
“위시개하다가 참, 할마이 죽였네!”
이카드란다. (일동: 폭소)
[청중: 위시개하다가 할마이 죽인다고 이전(예전, 옛날) 말이 있다.]
부부, 그 멀고도 가까운 촌수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다. 이야기의 재미는 두 가지 사실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이야기의 구조가 가지는 반전의 재미이며, 다른 하나는 여성의 심리 묘사에 내포된 그럴듯함이다. 게다가 옛날이야기가 흔히 가지기 쉬운 상투성에 빠지지 않은 점도 흥미롭다. 다시 말하면 권선징악의 교훈성을 앞세워 으레 주인공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식의 ‘행복한 결말’에 이르기 쉬운데, 여기서는 주인공이나 부주인공이 한결같이 인간적 한계를 드러내고 불행한 결말에 이른다는 점에 이야기를 듣는 이로 하여금 문학적 여운과 공감의 깊이를 한층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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