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한시] 남명매(南冥梅) /조 식(曺植)-28

淸潭 2011. 2. 8. 10:50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한시의 산책










      - 남명매(南冥梅)
      - 조 식(曺植) 春山低處尤芳草 只愛天王近帝居 춘산저처우방초 지애천왕근제거 白手歸來何物食 銀河十里喫猶餘 백수귀래하물식 은하십리끽유여 봄산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이 없겠는가 내가 여기에다 집을 지은 이유는 다만 하늘이 가까워서다 빈손으로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은하가 십리나 되니 먹고도 남겠네 남명매(南冥梅), 칼 찬 선비를 닮은 꽃잎.. 추운 겨울 선비들은 발목이 푹푹 잠기는 눈 속을 헤치며 매화를 찾아갔다 한다. 또 그걸 즐겼다고 한다. 왜 그랬을가? 봄마다 피는 꽃인데도 매화의 무엇이 그리 각별했을까. 칼을 찬 선비.. 그가 누구인가? 바로 남명(南冥) 조 식(曺植) 선생이다. 실천 유학의 대가였다. 홍의장군 곽재우(郭再祐)를 비롯한 수많은 제자들은 임진왜란 때 직접 칼을 들었다. 전국 각지에서 활약한 의병장과 의병들로 하여 7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생의 그 유명한 단성소(丹城疎)는 지금까지도 칼날처럼 강직한 상소문으로 전해져 온다. 윤원형이 왕을 업고 위세를 부리던 명종시절, 여러차례 벼슬을 사양해온 남명은 또다시 조정이 단성현감이라는 벼슬 자리를 내리자 강직하고 날카로운 사양의 붓을 든다. 갓 20대의 명종(明宗), 그 때의 임금은 하늘같은 신성불가침한 존재다. 그러나 남명은 명종을 아직 어리며 돌아가신 임금님의 고아로 칭하고는 대비 문정왕후를 구중궁궐의 한 과부에 불과하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나라는 이미 근본이 없어졌고 벼슬아치들은 아랫자리까지 히히덕 거리며 술과 여색에 빠졌고, 높은 벼슬아치들은 윗자리에서 빈둥빈둥 거리며 나라의 형세가 곪을대로 곪았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직의 벼슬아치들은 당파를 심어 권세를 독차지 하려 들며 억만 갈래로 흩어진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고 준엄하게 묻기까지 했다. 벼슬자리 팽개치는 것도 뭐한데 임금에게 이렇게 말 할 수 있다니, 정말 남명의 봄은 지극한 봄의 향기 그 자체다. 이러한 언행은 당시로서는 극형에 처해지고도 남을 일이다. 당당한 직언으로 선비의 자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언로(言路)를 지켜냈다. 그가 예순한살에 둥지를 튼 곳이 이곳 산청이다. 지리산이 보이는 자리에 산천재(山天齋)를 지어 제자들을 키웠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놀라웠다. 텅 빈 뜰에는 매화 한 그루만 서 있었다. 그게 바로 '남명매'이다. 매화를 둘러싼 깊숙한 공간에 동양화의 여백미가 뚝뚝 묻어난다. 그 속을 걸어본다. 이 작은 뜰 안에 온 우주가 꽉 찬 듯하다. 그때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어왔다. 모자가 휙휙 날아갈 만큼 센 바람이었다. 그런데 남명매에선 단 하나의 꽃잎도 떨어지지 않는다. 깜짝 놀랐다. 벚꽃이라면 후루루 하고 순식간에 바람이 꽃잎을 훑었을 텐데.. 매화의 꽃잎은 얇다. 살결도 여리다. 그런 힘이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산천재 툇마루에 앉았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지리산 천왕봉(天王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천재 기둥을 유심히 본다. 기둥마다 남명 선생의 한시가 한 구절씩 담겨 있다. 벼슬을 마다하고 이곳에 거하면서 적었던 시다. 산천재 바로 앞에 흐르는 덕천강을 은하수에 비유하고 있다. 그 은하수를 흠뻑 적시는 게 바로 남명매의 매향이다. 남명(南冥) 조 식(曺植), 우리 앞에 지리산처럼 우뚝한 스승이며 평생을 경(敬)과 의(義)를 목숨보다 중히 여기고 실천했던 우리 나라 역사상 유일한 처사(處士)이다. * 조 식(曺植 1501~1572) 학자. 자 건중(楗仲). 호 남명(南冥). 본관 창녕(昌寧). 시호는 문정(文貞). 어려서 제자백가諸子百家를 통달하여 학문이 매우 깊었다. 초야에 묻혀 조정에서 여러 차례 벼슬을 내렸으나 그때마다 사양하고, 지리산에 은거하여 성리학의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 대학자로 숭앙되었다. 저서에 <남명집> <남명학기南冥學記> <상례절요喪禮節要> <파한잡기破閑雜記> 등이 있다. 가사 작품에 `남명가` `왕롱가王弄歌` `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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