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성우, 佛與衆生吾不識~ |
佛與衆生吾不識 불여중생오불식
年來宜作醉狂僧 년래의작취광승
有時無事閑眺望 유시무사한조망
遠山雲外碧層層 원산운외벽층층
부처니 중생이니 나는 모른다.
평생을 그저 술 취해 미친 중이나 되리.
어떤 때는 일없이 시선을 팔면
먼 산이 구름 밖에 층층이 푸르구나.
선가(禪家)의 말에 ‘부처도 중생도 다 버리라’는 말이 있다. 교가(敎家)에도 물론 불견(佛見), 법견(法見), 조견(祖見)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선(禪)은 알음아리(知解)를 거부한다는 뜻이다. 한말(韓末)의 경허성우(鏡虛惺牛, 1846~1912) 선사가 남긴 이 시는 파격적인 언행으로 역행(逆行)의 일화를 많이 남긴 생애의 한 면모가 나타나 있는 시이기도 하다. 부처도 모르고 중생도 모른다. 그저 술 취해 미친 듯이 사는 중이고 싶다는 자기 비하 속에 엄청난 선(禪)의 회오리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다분히 반의적인 말을 써 미혹한 사람을 정신 차리게 하는 것일까?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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