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진실/황우석사건

황 박사 연구지원 ‘범국민 추진위’ 뜬다

淸潭 2008. 3. 4. 21:27
 

황 박사 연구지원 ‘범국민 추진위’ 뜬다

 

‘황우석’ 서울대 발표 후폭풍

동산-평불협-신행단체 등 20일께 준비 모임
본사 주지 스님들 “공정 수사…재현기회 줘야”


“서울대 연구팀의 생명공학에 관한 연구 성과는 분명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이기에, 국내 다른 어떤 연구팀이라도 이어 받아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황우석 박사가 1월 12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 회견을 마치면서 남긴 말이다. 이젠 더 이상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고, ‘논문이 조작됐다’는 이유로 자신을 믿고 따랐던 연구원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황 박사는 앞으로의 거취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부와 국민들에게 지은 죄를 한 평생 두고두고 갚고 떠나야 한다”면서 통탄스럽고 안타까운 현재의 상황에 대해 참회하며 흐느꼈다. 그리고 그는 “이제는 우리팀 만으로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이면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다”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청원했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를 비롯한 유력 언론, 정치권 등의 시각은 냉랭하다. 시간을 벌기 위한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 박사와 황 박사를 따랐던 연구원들은 다시 연구를 재개할 수 있을까. 서울대 정명희 조사위원장이 10일 최종 발표를 통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공인 받아 온 핵 치환을 통한 배반포 형성 기술까지도 그 독창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공표한 것과는 달리 조사 보고서에는 “세계 최고의 기술이자, 그 독창성 역시 인정한다”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황 박사를 지지하는 불자와 일반 시민들의 연구 재개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법보신문」에 “황 박사의 원천기술 재현 및 연구 재개를 위해 100억원의 재단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던 김재일 동산반야회 회장을 비롯한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회장 법타 스님, 각 지역 신행 단체장 등은 1월 20일을 전후해 ‘황우석 사태의 진실 규명과 연구 재개를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가칭)를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범국민 추진위는 황 박사 연구팀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인 범국민 캠페인을 펼친다. ‘황우석 박사 지키기 재가불자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재일 회장은 “우선 100억원의 재정을 마련, 황 박사가 맞춤형 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이 운동은 황 박사의 연구 재개와 논문 조작에 관한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이웃 종교인과 일반 시민, 불자 등 모두가 함께하는 범국민 운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본사 주지 스님들의 친목 모임인 교구본사주지연합회도 10일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황 박사가 참회할 부분이 있으면 참회해야 하지만 연구는 재개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17개 본사 주지 스님들이 참여했다”고 밝힌 은해사 주지 법타 스님은 “본사 주지 스님들이 황 박사의 연구 재개를 위한 후원 활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면서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역시 예의 주시하겠다’는 내용도 결의문에 담기로 했다”고 전했다. 본사 주지 스님들의 결의문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공표될 예정이다.

황 박사를 향한 언론의 부당한 보도 행태와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불자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1월 12일 2006년 신년사를 통해 황 박사 사태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등 9명의 중진급 수좌 스님들 역시 공동 명의로 황 박사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와 가톨릭계의 개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들은 9일 “황우석 교수를 둘러싼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가 편파적이며 이번 문제에 대한 가톨릭계의 개입은 종교간 대립을 부추기는 양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황우석 교수 문제 바로알기’ 자료집 2만부를 제작해 청와대와 검찰, 언론 등에 배포했다. 스님들은 “현재 언론의 보도나 비판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황 박사 1인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며 공정성을 상실한 대다수 언론들의 보도를 꼬집었다.

한편 황우석 박사 지지 국민연합 소속 대중 5000여명(경찰 추산 3000명)은 1월 11일 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검찰의 공정한 수사와 황우석 박사의 조속한 연구 복귀를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