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과 동문회가 11월 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국대 이사 전원 사퇴 및 종단의 종립대학 위상 보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문회는 성명서를 통해 “세칭 ‘신정아 사건’으로 촉발된 작금의 동국대 사태는 한 해가 다가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100년 역사의 전통과 자긍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낳고 있다”며 “구한말 나라의 운명을 바로 세우겠다는 기치아래 모교를 설립한 불교계 선각자들의 유교를 수지 봉행해야 할 재단이사장 이하 이사들의 행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실로 참괴하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동문회는 또 “교육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의 일부 재단 이사들의 언행이 경악을 금치 못할 막말과 후안무치의 행동으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100년 전통을 지켜온 우리 불교학과 2천 동문들은 할 말을 잃고 아연실색하고 있을 따름에 세상을 향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들 동문회는 이어 △작금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재단의 이사장 이하 모든 이사들은 즉각 사퇴할 것 △작금의 사태과정에서 상식을 벗어난 망언과 무능력함으로 학문의 전당을 일순간 나락도로 빠뜨린 관료총장은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갈 것 △작금의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확산되도록 방치한 종단은 무거운 책임을 자각하고 현하 학교와 재단을 쇄신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종립대학의 위상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불교학과 동문회 성명서 전문
세칭 ‘신정아 사건??으로 촉발된 작금의 동국대 사태는 한 해가 다가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100년 역사의 전통과 자긍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낳고 있다. 그것도 구한말 나라의 운명을 바로 세우겠다는 기치아래 모교를 설립한 불교계 선각자들의 유교를 수지 봉행해야 할 재단이사장 이하 이사들의 행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실로 참괴하기 그지없다.
교육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의 일부 재단 이사들의 언행이 경악을 금치 못할 막말과 후안무치의 행동으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100년 전통을 지켜온 우리 불교학과 2천 동문들은 할 말을 잃고 아연실색하고 있을 따름에 세상을 향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이다.
우리는 수개월동안 연일 모든 언론의 대서특필을 제공한 신정아 사건과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반사회보다 더 추잡한 재단이사들의 변명과 무책임과 무치함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식 이사회를 통해 도무지 출가승려요 최고의 지성인을 자부하는 이사들의 막말행태와 책임전가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학교구성원을 제 자식처럼 보듬어야 할 총장의 망언과 무능력함은 100년 전통의 모교를 나락의 늪으로 빠뜨리는 장본인임을 자처하고 있는 느낌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삭발염의한 자라 해서 아무나 귀의의 대상이 못 된다는 자괴감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모교와는 항하의 모래 한 톨만큼도 인연없는 관료총장의 한계를 우리는 분명 보았던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 지상파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을 똑똑히 보았다. 조폭의 수준을 넘어서는 출가승려들의 막말잔치를 보면서 우리는 무간(無間)의 고통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능부패의 온상이 되어 타락의 환희에 취한 대가로 국망을 초래하고 500년간 교단의 수모를 가져다 준 고려말기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종단현실을 바라보면서, 100년 전통의 모교와 함께 호흡해온 100년 불교학과의 동문들은 지나온 길의 수치와 가야할 길의 오리무중을 동시에 받고 있는 느낌이다.
하여, 우리는 분명 선언한다. 그리고 이 선언은 학교와 재단과 종단의 전도를 밝힐 활구가 되어 재단을 바로 세우고 학교를 학문의 전당으로 다시 환원하는 지표가 되기를 자처한다.
하나, 작금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재단의 이사장 이하 모든 이사들은 즉각 사퇴하라. 승려이사는 수행자 본연으로 돌아가고 재가이사는 지성인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더 이상 천하의 후안무치한 인비인(人非人)의 가면을 벗어던지길 촉구한다.
하나, 작금의 사태과정에서 상식을 벗어난 망언과 무능력함으로 학문의 전당을 일순간 나락도로 빠뜨린 관료총장은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가라. 총장은 짧은 기간이나마 대학의 총장이었던 명예를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동국 100년 전통에 누를 끼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
하나, 작금의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니전투구의 양상으로 확산되도록 방치한 종단은 무거운 책임을 자각하고 현하 학교와 재단을 쇄신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종립대학의 위상을 보장하라. 아울러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 국민의 경악과 조소를 불러일으킨 작금의 종단실태에 대하여 정화의지를 천명하고 발로참회하기를 기대한다.
100년 역사의 우리 2천 불교학과 동문은 한 해가 다가도록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는 모교의 현실을 참괴한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 우리는 상기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학내안팎의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모교의 구성원과도 뜻을 같이해 모든 행동을 불사할 것임을 천명한다.
불기 2551(2007)년 11월 2일
동국대 불교학과 동문회
923호 [2007-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