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불법은 무엇입니까? 저 건너 산을 보라

淸潭 2006. 11. 16. 07:57
불법은 무엇입니까? 저 건너 산을 보라
조계종 성수스님 법문집 내

▲ 조계종 원로스님 성수 스님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간화선(看話禪)이 붐을 이루고 책도 여러 권 나왔어도 선(禪)은 여전히 쉽지 않다. 하긴 누구나 할 수 있으면 고승들이 평생을 걸까. 최근 발간된 조계종 원로 성수(性壽·83·사진) 스님의 법문집 ‘저 건너 산을 보라’(휴먼앤북스)는 그 어렵다는 선의 맛을 살짝 보여준다.

책은 선문답, 선법문, 언론인터뷰, 그의 일생 등 4부로 구성됐다. 1부 선문답은 알쏭달쏭하다. 그는 법(法)을 묻는 스님과 신자들에게 “이 향(香)이다”라고 시침 뚝 떼고, “불법(佛法)은 저 건너 산을 보라”고 경책한다. 불교언론인 김성우 씨가 이 알쏭달쏭한 문답에 해설을 달아 이해를 돕는다. 그렇지만 선법문이나 언론인터뷰를 보면 선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불교수행이 지향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스님은 “사람의 몸 한 번 받는 것이 사천(四天) 위에서 바늘을 떨어뜨려 사바세계의 겨자씨에 꽂히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며 “늙어 죽을 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기를 반성해서 남은 시간만이라도 유효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정신을 살피자”고 한다.

성수 스님은 성철 청담 서옹 큰스님들의 후배 세대로 한국 현대불교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조계사 범어사 해인사 고운사 주지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조계종 소속으로 새로 출가하는 스님들에게 계를 주는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을 맡고 있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입력 : 2006.11.15 23:2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