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은중경
낳으시고 기르신 은혜
첫째는, 아기를 배어서 수호해 주신 은혜
둘째는,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받으신 은혜
셋째는, 자식을 낳고서 근심을 잊으신 은혜
넷째는, 입에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이면 뱉어서 먹이시던 은혜
다섯째, 마른 자리는 아기에게 돌리시고 스스로는 젖은 자리로 나아가신 은혜
여섯째, 젖을 먹여 기르시는 은혜
일곱째, 부정한 것을 깨끗이 씻어주신 은혜
여덟째, 자식이 먼 길 떠나면 염려하고 생각하신 은혜
아홉째,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을 감히 하시는 은혜
열째는, 끝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은혜
- 부모은중경 중에서-
제 1 분 ; 법회를 이루다 (서 분)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왕사성(王舍城)에 있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대비구(比丘) 삼만팔천인(三万八千人)과
그 밖에 많은 보살(菩薩) 마하살들과 함께 계셨다.
제 2 분 ; 마른 뼈의 가르침 (정종분)
그 때에 세존께서 대중을 거느리시고 남방으로 나아가시다가
뼈 무더기를 보시더니 五체를 땅에 붙이시어 그 마른 뼈를 정중히 예배하셨다.
이를 본 아난과 대중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바로 三계의 큰 스승이시며 사생(四生)의
어버이시라 여러 사람들이 귀의하고 공경하옵거늘 어찌하여 이름 모를
뼈 무더기에 친히 절하시옵니까 ? "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 네가 비록 나의 상족제자(上足弟子)이며 출가한 지도 오래 되었지만
아는 것은 넓지 못하구나, 이 한 무더기의 마른 뼈가 어쩌면 내 전생의 조상이거나
여러 대에 걸친 부모일 것이므로 내가 지금 예배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 네가 이 한 무더기 마른 뼈를 둘로 나누어 보아라.
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며 여인의 뼈라면 검고 가벼우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남자는 세상에 있을 때 큰 옷을 입고 띠를 띠고
신을 신고 모자를 쓰고 다니기에 남자인 줄 아오며,
여인은 생전에 붉은 주사와 연지를 곱게 바르고 난사(蘭麝)로
치장하고 다니므로 여인인줄 알게 되옵니다.
그러나 죽은 후의 백골은 남녀가 마찬가지 이옵거늘 어떻게
그것을 제자로 하여금 알아보라고 하시옵니까 ?"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 만일 남자라면 세상에 있을 때에 가람에 들어가서 법문도 듣고 경도 외우며
삼보(三寶)께 예배하고 염불도 하였을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그 사람의 뼈는 희고 또 무거우니라.
그러나 여인은 세상에 있을 때에 감정을 함부로 하고 음욕을 행하여,
자녀를 낳고 기름에 있어 한번 아기를 낳을 때에 서말 서되나 되는
엉킨 피를 흘리며 아기는 어머니의 흰 젖을 여덟섬 너말이나 먹느니라.
그런 까닭에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아난이 이 말씀을 듣고 가슴이 터질 듯하여 눈물을 흘려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어머님의 은덕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으오리까 ?"
제 3 분 ; 잉태하였을 때의 고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분별해설하리라.
무릇 사람이 이 세상에 있게 됨은 부모를 인연하기 때문이니라.
아버지가 아니면 나지 못하고 어머니가 아니면 자라지 못하나니
어머니 몸속에 의지하여 달이 차면 이 땅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이로부터 어머니는 여덟 섬에 너말의 젖을 자식에게 먹이고 열 손가락
손톱에 묻은 자식의 더러운 것을 먹으니
어머니의 은혜는 하늘과 함께 다함이 없느니라.
어머니가 아기를 가지면 열달 동안의 신고(辛苦)는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첫달에는 그 기운이 마치 풀잎 위의 이슬 같아서
아침에는 잠시 보존하나, 저녁에는 보존하지 못하나니,
이른 새벽에는 모여 왔다가 오시(午時)만 되면 흩어져 가느니라.
그러다가 잉태한 지 두달이 되면 우유를 끓였을 때 엉긴 거와 같이되느니라.
잉태한 지 세달 째에는 그 기운이 마치 엉킨 피와 같이되고
잉태한지 네달째에는 차츰 사람의 모양을 이루며
다섯 달에는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의 다섯 부분의 모양이 생겨나느니라.
무엇을 아기의 다섯 부분이라 하랴,
머리가 한 부분이고 두 팔꿈치까지 합하면 세 부분이고
두 무릎을 합치면 다섯 부분이 되느니라.
잉태한 지 여섯 달이 되면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의 여섯 가지 정기(六氣)가 열리느니라.
여섯 가지 정기란 눈이 한 정기요, 귀가 둘째 정기가 되고, 코가 셋째 정기이며,
입이 넷째 정기가 되고, 혀가 다섯째 정기가 되며, 뜻이 여섯개 정기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일곱 달이 되면 어린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서
삼백육십(三百六十) 뼈마디와 팔만 사천(八万四千) 모공(毛孔)이 생기느니라.
잉태한 지 여덟 달이 되면 그 뜻과 지혜가 생기고 아홉 구멍이 크나니라.
잉태한 지 아홉 달이 되면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서 무엇인가를 먹게 되나니
이때 복숭아나 배나 마늘은 먹지 않고 오곡(五穀)만을 먹느니라.
어머니의 생장(生藏)은 아래로 향하고, 숙장(熟藏)은 위로 향하여 있는데
그 사이에 한 산이 있으니 이 산에는 세 가지 이름이 있느니라.
한가지는 수미산(須彌山)이요, 또 한가지는 업산(業山)이요,
또 한가지는 혈산(血山)이니라.
이 산이 한번 무너지면 화하여 한 줄기의 엉긴 피가 되어서
아린 아이의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느니라.
잉태한 지 열달 만에 바야흐로 태어나나니
만약 효순한 아들이라면 주먹을 쥐어 합장하고 나와서
어머니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느니라.
그러나 만일 오역죄(五逆罪)를 지은 자식이라면 어머니의 포태(胞胎) 제치고,
손으로는 어머니의 가슴과 복장을 움켜잡고 다리로는 어머니의 엉덩이 뼈를 밟아서
어머니로 하여금 마치 천개의 칼로 배를 저으며 만개의 칼로 가슴을 쑤시는 듯하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하고 이 몸이 태어났는데도
그 위에 다시 열 가지의 큰 은혜가 있느니라. "
제 4 분 ; 낳으시고 기르신 은혜
첫째는 아기를 배어서 수호해 주신 은혜니라. 송(松)으로 이르리라.
여러 겁을 내려 오며 인연이 중하여서 어머니의 태를 빌어
금생에 태어날때 날이 가고 달이 저서 五장이 생겨나고
일곱 달에 접어 드니 六정이 열렸어라
한 몸이 무겁기는 산악과 한가지요 가나 오나 서고 안고
풍재가 겁이나며 아름다운 비단 옷도 도무지 뜻없으니
단장하던 경대에는 먼지만 싸였더라
둘째는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받으신 은혜니라. 송(松)으로 이르리라.
아기를 몸에 품고 열달이 다차가서 어려운 해산 달이 하루하루 다가오니
하루 하루 오는 아침 중병 들은 몸과 같고
하루 하루 깊어 가니 정신조차 아득해라
두렵고 떨리는 맘 무엇으로 형용할까 근심은 눈물 되어
가슴 속에 가득하니 슬픈 생각 가이 없어 친족들을 만날 때면
이러다가 죽지 않나 이것 만을 걱정하네
세째는 자식을 낳고서 근심을 잊으신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자비하신 어머니가 그대를 낳으신 날 五장 六부
그 모두를 쪼개고 헤치는 듯
몸이나 마음이나 모두가 끊어졌네
짐승잡은 자리같이 피는 흘러 넘쳤어도
낳은 아기 씩씩하고 충실하다 말들으면
기쁘고 기쁜 마음 무엇으로 비유할까
기쁜 마음 정해지자 슬픈 마음 또 닥치니
괴롭고 아픈 것이 온 몸에 사무친다.
네째는 입에 쓴것은 삼키고 단것이면 뱉아서 먹이시던 은혜니라
송(松)으로 이르리라.
중하고도 깊고 깊은 부모님의 큰 은혜요
사랑하고 보살피심 어느 땐들 끊일손가
단것이란 다 뱉으니 잡수실게 무엇이며
쓴것만을 삼키어도 밝은 얼굴 잃지 않네
사랑하심 중하시사 깊은 정이 끝이 없어
은혜는 더욱 깊고 슬픔 또한 더 하셔라
어느 때나 아린 아기 잘 먹일것 생각하니
자비하신 어머님은 굶주림도 사양찮네.
다섯째는 마른 자리는 아기에게 돌리시고 스스로는 젖은 자리로
나아가신 은혜니라. 송(松)으로 이르리라.
어머니 당신 몸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기는 받들어서 마른 자리 눕히시네
양쪽의 젖으로는 기갈을 채워주고
고운 옷 소매로는 찬 바람 가려주네
은혜로운 그 마음에 어느 땐들 잠드실까
아기의 재롱으로 기쁨을 다하시네
오로지 어린 아기 편할 것만 생각하고
자비하신 어머니는 편안할 것 안구하네
여섯째는 젖을 먹여 기르시는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어머니의 중한 은덕 땅에다 비유할까
아버님의 높은 은덕 하늘에 견줘볼까
하늘 은혜 땅의 은혜 이 은혜를 크다하랴
아버지와 어머니의 크신 은덕 그를 넘네
아기 비록 눈 없어도 미워할 줄 모르시고
손과 발이 불구라도 싫어하지 않으시네
배 가르고 피를 나눠 친히 낳은 자식이라
종일토록 아끼시고 사랑하심 한이 없네
일곱째는 부정한 것을 깨끗히 씻어주신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생각하니 그 옛날의 아름답던 그 얼굴과
아릿다운 그 몸매는 유연도 하셨어라
두 눈썹은 푸른 버들 가른 듯 하였었고
두 뺨의 붉은 빛은 연꽃보다 더 했어라
은혜가 깊을수록 옥의 모습 스러졌고
부정한 것 씻느라고 맑은 얼굴 상했어라
오로지 아들 딸만 사랑하고 거두시다
자비하신 어머니는 얼굴 모양 바뀌셨네
여덟째는 자식이 먼 길 떠나면 염려하고 생각하신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죽어서 헤어짐도 참아가니 어렵지만
살아서 헤어짐은 아프고 서러워라
자식이 집을 나가 먼 길을 떠나가니
어머니의 모든 마음 타향 밖에 나가있네
밤 낮으로 그 마음은 아들일을 따라가고
흐르는 눈물 줄기 천 줄긴가 만 줄긴가
원숭이 달을 보고 새끼 생각 울부짖 듯
염려하는 생각으로 간장이 다 끊기네
아홉째는 자식을 위해 나쁜 일을 감히 하시는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부모님의 은혜가 강산같이 중하거니
깊고 깊은 그 은덕은 실로 갚기 어려워라
자식의 괴로움은 대신 받기 원하시고
자식이 고생하면 부모 마음 편치않네
자식이 머나먼 길 떠난다 들을지면
잘 있는가 춥잖은가 밤낮으로 걱정이고
자식들이 잠시 동안 괴로운 일 당할때면
어머님의 그 마음은 오래 두고 아프셔라.
열째는 끝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은혜니라.송(松)으로 이르리라.
부모님의 크신 은덕 깊고도 중하여라
크신 사랑 잠시라도 끊일 사이 없으시니
앉으나 일어서나 그 마음이 따라가고
멀든지 가깝던지 크신 뜻은 함께 있네
어머니 나이 높아 一백살이 되었어도
八십살 된 그 아들을 어느 때나 걱정하네
이와같은 크신 사랑 어느 때에 끊치실
수명이나 다하시면 그때에나 쉬실까.
제 5 분 ; 불효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 내가 중생을 보니 비록 사람 모양은 갖추었으나 마음과 행실
이 어리석고 어두워서 이토록 큰 부모의 은덕이 있는 것을 생각하
지 아니하고 공경심을 내지 않으며 은혜를 저버리고 덕을 배반하며
어질고 자비한 마음이 없어서 효도하지 않고 의리가 없더라.
어머니가 아기를 가진 열 달 동안은, 일어서고 앉는 것이 편하
지 아니하여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 같고 음식이 잘 내리지 않아
마치 큰 병든 사람과 같으니라. 달이 차서 아기를 낳을 때는 한없
는 온갖 고통을 받으며 잠깐 잘못으로 죽게 될까 두려워하며 돼지
나 양을 잡은 것 같이 피가 흘러 바닥을 적시느니라.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식을 낳으신 후에는 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은 뱉어
서 아기에게 먹이면서 품안에 안아서 기르느니라. 더러운 것은 말
끔히 씻어 내고 아무리 힘들어도 싫어하지 않으시며 더운 것도 참
고 추운 것도 참아 고생하는 것을 사양하지 않느니라. 마른 데는
아기를 눕히고 젖은 데는 어머니 차지니라. 三년 동안 어머니의 흰
피를 먹고 자라나서 동자가 되고 점점 나이가 차 가면 예절과 도의
를 가르치며 장가들이고 시집보내고 벼슬도 시키고 직업도 갖게 하
느니라. 수고롭게 가르치고 정성 들여 기르는 일이 끝나도 부모의
은혜로운 정은 끝나지 않느니라. 자식들이 병이 나고 병이 나으면
부모의 병도 바야흐로 낫느니라. 이렇게 양육하여 어서 어른이 되
기를 바라느니라.
자식은 드디어 장성한 뒤에는 도리어 효도를 하지 않느니라. 존
친들과 더불어 이야기함에도 그 웅대함이 불공스럽고 심지어 눈 흘
기고 눈알을 부라리며 부모의 형제도 속이고 업신여기며, 형제간에
때리고 욕하며 친척들을 헐뜯고 예절과 의리가 없으며 스승의 가르
침도 따르지 않고 부모의 가르침이나 분부도 따르지 않느니라.
형제간이 함께한 말도 짐짓 지키지 않으며 출입 왕래를 어른께
아뢰지 않고 말과 행실이 어긋나 스스로 교만하고 함부로 일을 처
리하느니라. 부모로서 이를 훈계하고 책망하며 백부나 숙부들이 그
잘못을 타일러야 하는데도 어려서부터 어여쁘게만 생각하여 존장들
이 덮어두기만 하니 그가 점점 장성하면서 거칠어지고 잘못되느니
라. 잘못한 일을 고치려 하지 아니하고 잘못을 일러주면 오히려 성
을 내고 원망하며, 착한 여러 벗을 버리고 악한 사람을 가까이하느
니라. 이러한 습성이 거듭되어 성격을 이루게 되니 드디어 나쁜 계
교를 꾸미게 되고 남의 꾀임에 빠져 타향으로 도망쳐 가기도 하느
니라. 이와 같이 부모를 배반하며 집을 떠나고 고향을 등져 혹 장
사 길로 나아가기도 하고 전쟁에 나가기도 하여 이럭저럭 지내다가
장가를 들게 되면 이것이 걸림이 되어 오래도록 집에 돌아오지 못
하게 되느니라.
혹은 타향에서 지내는 동안 조심하지 않다가 남의 꾐에 빠져 횡
액을 만나 잡힌 몸이 되어 끌려 다니기도 하고 억울하게 형벌을 받
기도 하며 감옥에 갇히어 목에 칼을 쓰고 발목에 쇠사슬을 차기도
하며 혹은 병을 얻어 고난을 당하거나 모진 액난에 얽혀 어렵고 고
통스럽고 배고프고 고달파도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게도 되느
니라. 또 남의 미움과 천대를 받아 길거리에 나와 앉아 의지할 데
없다가 마침내 죽게 되어도 누가 그를 보살펴 줄 사람도 없고, 이
윽고 죽으면 시체가 붓고 썩어서 볕에 쪼이고 바람에 맞아 백골이
아무렇게나 타향 땅에 굴러다니게 되니 친족들과 즐겁게 만난다는
것은 영영 어긋나고 마느니라.
이렇게 되면 부모의 마음은 자식을 따라 길이 근심 걱정하나니
혹은 피눈물로 울다가 눈이 어두워져 마침내 멀기도 하며 혹은 너
무 슬퍼하다가 기운이 쇠진하여 병들기도 하느니라. 자식 생각에
몸이 쇠약하여 마침내 죽기도 하며 외로운 혼이 되어서도 끝내 자
식 생각을 잊어버리지 못하느니라.
혹은 다시 들으니 자식이 효도와 의리를 숭상하지 아니하고 나
쁜 무리들을 따라서 어울려서 추악하고 우악스러운 건달패가 되어
무익한 일을 즐겨 익히고 남과 싸우고 때리며, 또는 도둑질을 하고
마음의 풍속을 범하며 술 마시고 노름하고 여러 가지 과실을 저지
르느니라. 이로 인하여 형제에까지 누가 미치고 부모에게 큰 걱정
을 끼치느니라. 새벽에 집을 나가 늦게 집에 돌아와서 부모에게 항
상 근심하게 하느니라.
또 부모가 지내는 사정과 춥고 더운 것을 아는 체 아니하고 초
하루와 보름에도 문안드리지 아니하며 길이 부모를 편히 모실 것을
생각하지 않고 부모가 나이 많아 모양이 쇠약하고 파리하게 되면
남이 볼까 부끄럽다고 구박하고 괄시하느니라.
혹은 또 아버지가 홀로 되거나 어머니가 홀로 되어 혼자서 빈
방을 지키게 되면 마치 손님이 남의 집에 붙어있는 것처럼 여겨서
평상이나 자리에 흙이 쌓여도 한번도 씻을 때가 없으며 부모가 있
는 곳에 들어가 문안하거나 보살피는 일이 없기도 하느니라. 방이
춥거나 덥거나 또는 부모가 배고파하거나 목 말라하는 것을 일찍이
아는 체하지 않느니라.
이렇게 되니 부모는 밤낮으로 항상 탄식하고 슬퍼하게 되느니
라. 혹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마땅히 부모에게 가져가서 봉양해야
하는데도 매양 거짓으로 부끄러운 체하며, 또 다른 사람이 웃는다
하면서도 이것을 가져다가 제 아내나 자식에게 주나니, 이것이 추
하고 못된 짓이고 괴로운 일일지라도 수고로움도 부끄러움도 피하
지 않느니라. 또 아내와의 약속은 무슨 일이든지 다 쫓으면서 어른
의 말씀과 꾸지람은 전혀 어렵거나 두렵게 생각하지 않느니라.
혹, 딸 자식으로서 남의 배필이 되어 가면 시집가기 전에는 모
두가 효순하던 것이 시집간 이후에는 불효한 마음이 늘어가기도 하
느니라. 성이 다른 남편 쪽의 종친에게는 정이 깊고 사랑이 두터우
면서 자기의 친족들은 도리어 멀리하느니라. 혹 남편을 따라서 타
향으로 옮겨 가게 되면 부모를 이별하면서도 도무지 사모하는 생각
이 없으며 소식이 끊기고 편지도 없어서 부모로 하여금 창자를 끌
어내고 거꾸로 매달리는 듯한 고통받으며 매양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기를 마치 목 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잠시도 끊일 날이 없
게 하느니라.
부모의 은덕은 이와 같이 한량없고 끝이 없건만 이 은덕을 배반
하고 가지가지로 불효하는 허물은, 그것을 졸지에 다 말하기 어려
우니라. "
제 6 분 ; 보은의 어려움
이 때에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부모의 은덕을 말씀하심을 듣고,
몸을 일으켜 땅에 던지고 스스로 부딪혀 몸에서 모두 피를 흘리면
서 쓸어졌다가 한참만에 깨어나서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 슬프고 슬프도다. 우리들은 큰 죄인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제껏 깨닫지 못하여 캄캄하기가 마치 밤에 노는 것 같더니 이제
야 잘못됨을 깨닫고 보니 가슴속이 부서지는 것 같습니다."
"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구원하여
주옵소서, 어떻게 하여야 부모의 깊은 은덕을 갚을 수 있으오리까."
그때에 여래께서는 곧 여덟 가지 깊고 중한 범음(梵音)으로 여
러 대중들에게 이르시었다.
"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어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분별
해설하리라."
"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서, 수미산을 백천번을 돌아 피부가 닳아져 뼈가
드러나고 닳아서 골수가 드러나더라도 부모의 깊은 은혜는 마침내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흉년을 당하여 부모를 위하여 자기의 온
몸뚱이 살을 도려내어 티끌같이 잘게 잘리도록 고통을 받으며 공양
하기를 백천겁 동안을 계속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손에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부모를 위하여
자기의 소중한 눈동자를 도려내어 부처님께 바치기를 백천겁 동안
계속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덕은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여 역시 날카로운 칼로써 그의
심장과 간을 찔러 피가 흘러 땅을 덮어도 아프고 괴로움을 사양하
지 않기를 백천겁을 지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
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여 백천 자루의 칼로 자기 몸
을 찔러 칼날이 좌우로 드나들기를 백천겁을 계속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여 자기 몸에 불을 질러 등을
만들어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백천겁을 지내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여 뼈를 부숴 골수를 내어 백
천개의 칼날과 창끝으로 일시에 자기 몸을 쑤시기를 백천겁 동안을
계속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또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여 뜨거운 무쇠 덩어리를 삼켜
백천겁을 지나도록 온 몸이 데어 부풀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이 때에 여러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부모의 깊은 은덕을 말씀하
심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거듭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참으로 큰 죄인임을 알았습니다. 어떻게
하여야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으오리까."
부처님은 제자들에 이르셨다.
"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려거든 부모를 위하여 이 경을 서사하고
부모를 위하여 이 경을 읽고 외우며 부모를 위하여 죄와 허물을 참
회하며 부모를 위하여 삼보께 공양하며 부모를 위하여 재계(齋戒)
를 받아 지니며 부모를 위하여 보시(布施)하여 복을 지어야 하느니
라.
자식된 사람이 밖에서 햇과일을 얻거든 집으로 가지고 와서 부
모에게 올려라. 부모는 이것을 얻어 기뻐하며 스스로만 먹을 수 없
어 먼저 삼보께 올려 공양하면 곧 보리심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부모가 병이 나면 곁을 떠나지 말고 친히 간호할 지니라. 주야
로 삼보께 귀의하고 부모의 병이 낫기를 축원하며 잠시라도 은혜를
잊어서는 안되느니라.
부모가 완고하여 三보를 받들지 아니하며 어질지 못하여 남의
물건을 상하게 하고 의롭지 못하여 남의 물건을 훔치고 예절이 없
어 몸을 단정히 하지 못하고 신의가 없어 남을 속이며 지혜가 없어
술에 빠지거든 자식은 그 잘못을 말하여 깨우치게 해야 하느니라.
그래도 깨우치지 아니하고 울고 호소하며 스스로 식음을 전폐하
라. 부모가 비록 완고하다 하여도 자식이 죽는 것은 두려워하므로
은애의 정에 못 이겨 바른 길로 들어서게 되느니라.
부모가 마침내 오계(五戒)를 받들어 자비를 알아 죽이지 아니하
고, 옳음을 알아 훔치지 아니하며, 예절을 알아 방탕하지 아니하고,
믿음을 알아 속이지 아니하며, 지혜를 알아 술에 취하지 아니하면,
이승에서는 편안하게 살고 저승에서는 천상에 나게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들어 길이 지옥의 괴로움을 면하게 되느니라.
만일 능히 이렇게 하면 효순하는 자손이라 할 것이요 이렇게 하
지 않으면 이는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니라. "
제 7 분 ; 불효의 과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불효한 자식은 몸이 허물어져
죽게 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이 대지옥은 죽게 되면 길이
와 넓이가 팔만유순(八万由旬)이나 되고, 사면에 무쇠로 된 성이 둘
러 있는데 그 위에는 쇠그물로 둘러 싸여 있으며 그 땅은 붉은 쇠
가 깔려 있어 뜨거운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맹렬한 불꽃은 우뢰같
이 퍼져가고 번개같이 번쩍이느니라. 여기에서 끓인 구리와 무쇠
물을 죄인의 입에 부어 넣으며 무쇠로 된 뱀과 구리로 된 개가 연
신 연기와 불꽃을 토하면서 죄인을 들볶고 지지고 구워서 살이 타
고 기름이 끓어 그 고통은 참고 어렵고 견디기 어려우리라. 그 위
에 쇠채찍과 쇠꼬챙이와 쇠망치와 쇠창이 그리고 칼과 칼날이 돌개
바람처럼 몰아쳐서, 비나 구름처럼 공중에서 쏟아져 내려와서 혹은
베이느니라. 이와 같이 고통을 받기를 겁을 지내도록 끊일 사이가
없느니라. 또 이 사람은 다시 다른 지옥으로 들어가서 머리에 불화
로를 이고 쇠로 만든 수레로 사지를 찢겨서 창자와 뼈와 살이 불타
고 사방으로 찢어져 하루동안에 천번 살아나고 만번이나 죽게 되느
니라.
이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은 모두가 전생의 五역죄와 불효
의 죄보 때문이니라.
제 8 분 ; 은혜 갚는 길
이 때에 여러 대중들이 부처님의 부모의 은덕 말씀을 듣고 눈물
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저희들은 오늘날 어떻게 하여야 부모의 깊은 은덕을 갚을 수
있으오리까."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 부모의 은혜를 갚고자 하거든 부모를 위하여 경전을 다시 이
룩하라. 이것이 참으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길이 되느니라. 경전 한
권을 만들면 한 부처님을 뵈울 수 있으며, 열 권을 만들면 열 부처
님을 뵈울 수 있고, 백 권을 만들면 백 부처님을 뵈울 수 있으며,
능히 천 권을 만들면 천 부처님을 뵈울 수 있고, 능히 만 권을 만
들면 만 부처님을 뵈울 수 있느니라. 이 사람들은 경을 만드는 공
덕으로 말미암아 여러 부처님이 항상 오셔서 옹호하시므로, 그 사
람의 부모는 천상에 나타나게 되어 여러 즐거움을 받으며 영원히
지옥의 고통을 여의게 되느니라.
제 9 분 ; 경의 이름 (유통분)
저 때에 여러 대중 가운데 있던 아수라(阿修羅), 가루라(加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候羅伽), 인비인(人非人) 등과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 婆)와 또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전륜성왕(轉輪聖王), 등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각각
원을 발하여 말하였다.
이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 세존이시여, 이 경은 이름이 무엇이오며 저희들이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 이 경은 이름을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이라 할 것이
니 이 이름으로 너희들이 항상 받들어 가질지니라."
그 때에 천과 사람과 아수라 등 여러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환희 하여 믿고 받아 지니며 받들어 행하면서 절하
고 물러갔다.
" 저희들은 오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차라리 이 몸을 부수어 가
는 먼지를 만들어 백천겁을 지날지라도 맹세코 부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백천겁 동안 혀를 백 유순 길이가 되도록 빼어내어
이것을 쇠보습으로 갈아서 피가 흘러 내를 이루더라도 맹세코 부처
님의 거룩한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백천자루의 칼로써 이 몸을 좌우에서 찌르더라도 맹
세코 부처님의 거룩한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작두와 방아로 이 몸을 찢고 부수어 백천만 조각이
나고, 가죽과 살과 힘줄과 뼈가 모두 가루가 되어 떨어져 나가기를
백천겁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부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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