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緣起法) |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此有故彼有)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긴다. (此起故彼起)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此無故彼無) 이것이 사라짐으로 저것이 사라진다. (此滅故彼滅) <잡아함> 연기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pratitya-samutpada`를 번역한 것이다.‘pratitya’는 ‘… 때문에(緣)’, ‘……에 의해서’ 또는 ‘말미암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samutpada’는 ‘태어남’,‘形成’, ‘생김(起)’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연기란 ‘…… 때문에 태어나는 것’, ‘……을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모든 존재는 그것을 성립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나 조건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원인이나 조건을 말미암아서 형성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존재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관계를 가짐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관계가 깨어질 때 존재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기는 존재와 존재 사이의 관계에 대한 법칙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현상은 여러 가지 조건 곧 인연에 의해서, 잠정적으로 그와같은 모습으로 성립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조건 여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화하므로, 독립적 존재성을 가질 수 없고, 서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는 홀로 존재하는 것도 있을 수 없고, 영원한 것도 그리고 절대적인 것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생의 고(苦)를 연기법의 입장에서 보면 고유성(固有性) 또는 실재성(實在性)은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苦)는 신이나 절대자와 같은 어떤 존재가 우리를 벌주기 위해서 만든 것도 아니고 우연히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하여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苦)를 발생시키는 원인과 조건을 제거해 버린다면 고(苦)도 사라지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연기법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응용해 고(苦)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십이연기를 통해서 좀더 배워 보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