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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면 충신이요 지면 역적이라...........

淸潭 2020. 4. 23. 14:16

임하필기 제24권 / 문헌지장편(文獻指掌編)

박팽년(朴彭年)의 시(詩)

      
김종서(金宗瑞)가 피주(被誅)된 뒤에 부중(府中)에서 잔치를 벌였는데 박팽년(朴彭年)이 시를 지어 이르기를,
묘당 깊숙한 곳에 슬픈 음악이 울리는데 / 廟堂深處動哀絲
온갖 일을 이제는 모조리 알지 못하누나 / 萬事如今摠不知
파란 버들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대고 / 柳綠東風吹細細
꽃이 환히 핀 봄날은 정히 더디게 가네 / 花明春日正遲遲
선왕의 위대한 사업은 금궤를 뽑고 / 先王大業抽金櫃
성주의 넓으신 은혜는 옥 술잔에 쏟아지네 / 聖主鴻恩倒玉巵
즐기지 않고 어찌 길이 불쾌하게 여기리오 / 不樂胡爲長不樂
노래를 이어 태평한 세상을 실컷 즐기세 / 賡歌醉飽太平時

하였는데, 광묘(光廟)가 이 시를 좋아하여 판(板)에 걸었다가 뒤에 철거하였다. 박팽년은 충청 감사로 있으면서 ‘신(臣)’ 자를 쓰지 않았고 받은 녹을 먹지 않고 창고 하나에 봉(封)해 두었으며, 뒤에 그 아내는 관비(官婢)가 되어 종신토록 수절(守節)을 하였다. 그 예손(裔孫)인 박충후(朴忠後)가 대구(大邱)에 살면서 천역(賤役)에 종사하는 것을 부사(府使) 박응주(朴應周)가 적(籍)에서 빼내어 역을 면해 주었고 선조(宣祖) 초에 벼슬에 제수되었다.

[주-D001] 금궤(金櫃)를 뽑고 : 
금궤는 황금으로 만든 서궤(書櫃)를 말하는데, 임금이 공신(功臣)들과 맹세한 글을 옥판(玉版)에 판각(板刻)하여 저장하는 것이다.《漢書 卷1 高帝紀, 卷49 鼂錯傳》
[주-D002] 길이 불쾌하게 여기리오 : 
오대(五代) 시대에 풍도(馮道)가 일생 동안 당(唐)ㆍ진(晉)ㆍ한(漢)ㆍ주(周)의 네 왕조에 벼슬하면서 여섯 임금을 섬기고 스스로 ‘장락로(長樂老)’라고 자호(自號)한 일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는 장락로자서(長樂老自敍)를 지었으며, 일설에는 5왕조 8성씨 11임금을 섬겼다고 전해진다.《舊五代史 卷126 馮道傳》 《實賓錄6 長樂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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