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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泉石上流

淸潭 2019. 11. 24. 13:12


淸泉石上流

 


재를 넘어 보려고
길에 이르러
점차로 산골로 개울 옆에 두고
어둑하기 전에
한 經路 달린다.

다락논은 愁苦를 벗어 버렸도다.
그리하여 草木根皮가 다 흙이 되어 간다.
원래의 土質로 돌아 가노라.
누렁이 아무말 없이 황빛 털로 있더라.

장닭이 진한 墨香 빛깔 蘭草 꼬리를 달고
名譽보다 붉은 鷄冠 얹고서
甘菊 빛깔로 모가지 털 세우고
제 먼저 바뿌이더다 .

다리아래로 개울에는 여태도
끝자럭 落葉의 流動이 떠 가는데
內水面 잔고기가 楷體의 획으로
오르내리누나.

짚으로 변한 여름은
여기도 듬성 저기도 한 무더기 露積이러라.
멍석 위의 大豆는
마른 同根만 남기고 그 가지와 잎 태워
메주 되리라 간장 되리라.

떫은 맛으로 달려
홍색으로 더 익으려
감은 아직도 공중에 새와 더불어 지낸다.

산 그림자에 골짜기 이리저리 어둑한데
물가의 白楊은 제 먼저
잎사귀 털어 버렸다.

벗고자
櫻花 기억도 잊고자 裸身인데
가지 사이로
秋風도 그리後 寒雪도
달빛도 제 멋으로 드나들이리 .

고갯 마루
되 돌아가면 鄕村 옛길이로데
내쳐가면 新作路 行客 길
갈대는 제 몰라라
훌떡 鬚髥이 자라 그 자리서 흔들드라.

여기 더더욱 검 푸른 젓나무
고추색깔 槻木과 더불어 터잡은 옛 초등학교
그 分校 앞으로 뒤로
산 꼭지 위로 그렇케 번져 오르는 秋色은
옥빛 하늘과 듬성듬성 하얀 구름과
예리한 境界를 이루면서
한바탕 가을의 對立을
默言으로 示現하더이다.

늦가을 嘉昌댐의 물빛도
어쩌면 그리 蕭然한가.
비내리면 가두리라.霖雨로 그득해 보였더니
마른 하늘이면 乳汁을 비웠네.

열린 길사이로 巖壁 보고지픈데
河床 넘어가기 먼저 常流 가는 곳 따라
堆積層만 무웃닢 위로 쌓여 누워 있더이다.



峻峰으로 이어지고
안개로 비워져
細流로 흘러 瀑布로 떨어지며는
벼랑은 비스듬이 앞으로 머리숙이는데
때로는 梅花사이로
雪花 사이로 草家斗屋에
그림속의 늙은이 頭巾밑으로 餘裕롭다
찾아가는길 멀지만 않터라
길가에 펴난 이름모를 꽃이여 임자없어
節槪로 氣槪로 秀麗한 靑松이여
天性이 그림이려니
다리를 넘는데
그림 속의 그대 기다리구려


 


마스크로 이비인후를 틀어 막아도

연초에 불부치노은거 메로

그녀리 나무타는 냄새는 폐부를 찌르고

색안경으로 시야를 어둡게한들

더는 야리끼리하게 탈색하는  추색을

말릴수도 없이 지 알아서 더해간다

쌍녀리 가을비도 더해 물감건조를

늦추어 간다네

노란니파리를 흩뿌려본들

우산위로 석별하느라 가랑비 떨어져본들

이제는 더불어 뒹굴리 없는 육신이라

 

 

큰물져서 내려가는 저 방천,
제방 넘어 도보위로 넘쳐 넘쳐
창포 보다 진한 물향 내뿜으며
초록빛 벨트되어 막무가네로 달리네
아! 아까워라.
이 비속에서 훌적 자란 아가씨도 아까워,
그냥 쏟아지는 물속에 뛰어들까보다.
어디까정이라도 더불어 내려갈까
저 처희의 사지위로 엎어져 볼까.
함께 통쾌하게 실려가버렸으면,

내것 아니래도 아깝지 아니할손가
두고두고 볼라치지만 어느 품에 가버릴지,
두어라 내일되면 비 또 내리리,
시원스레 격류되어 흐른다마는
그래도 낭비로 탕진하려나,
여분도 없이 날짜도 저리 가버리누나.
둔치위의 아가씨 잡아나둘까,
아서라 여인되고 아낙이되어 조모 되리니.

오동에 비내리는데
반병 소주에 디스담배 꼬나물고
상동교 다리아래 죽치고 점백이 치는 군상들
창포 잠긴들 내 몰라라.
태풍에도 큰물에도 아랑곳 없다네. 

 

문 밖으론 부르는 소리

귀청안으로 소란한걸
베짜는 철꺽 소린가 싶지만 아닌거라
幻聽인가 싶으더이만

끈질긴 합창인걸
제일 파트에선 귀뚤이가

한걸음 더 나아가니
하도 시끄러워!

시철개이 빼고는 다들 난리라

찌르레미가 시계추보다 우렁차길레

管樂인가 보다
새로난 하수구엔 지하의 물소리가
시도 때도 없는 빗방울사이로

연신 水宮으로 내질러
제이파트에선 초충의 絃이 숲을 이루고

하메 어두워진 墨畵 속으론

紅焰도 靑波도 

본색을 잃커녕 커녕
色盲에게 조차  빨강 파랑을 적셔보란다

터진 天穹 사이로 어김없이 흘러가는

흰 쟁반
잿빛에 현란한 먹구름 새로 더하는데
스스로 퍼뜩 끼어 들었다
둥굴 넙적한 호박이 후덕도 하다만
어둑한 둔덕위 구딩이 속사정은

웃끼는 갑다
때이른 初秋라는데 

새로 요염한 철모르는 꽃피우다니
또 어떤 멀쩡한 草蟲이

늙은 호박꽃 왔다 갔구만

풀벌레도 없는 이밤이라면

무릅이 아프던 인내의 나이  

셀줄도 짤줄도 헤메이던 몇번의 가을 밤
잊어뿌릴까

성충이 날 불러제끼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
마음이 씨끄러버


마음에 자리잡은 한그루
내 인생의 주인이 심었습니다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예배당 담벼락 에서
회백색 알 몸으로
찬 기온에 버티고 있다.

펼친 손바닥 같던 잎사귀로
아담과 하와는
몸을 가렸습니다.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알았으니
잎새에도 가지에도
상처를 내지 마셔요
아기 먹여키운 乳液이 나옴니다.

꽃도 보여주지 않코는
한여름 수고하고는
돌기 같은 덩어리
말랑하게 다 키워 놓코
쭈그렁으로 메마르던
마지막 과육 조차 모두 내려놓코
오후이면 응달에 버려져 있다.

주일 마다 베풀어 주던
일용할 과일
찬송들으며
주기도문 암송하면서
살아계신 말씀 들으며
마당에 주저 앉아 있다.

두루 파고 거름을 주겠나이다.
받기만하고 주지 못하던 인생
이 후에 만약 실과가 열면이어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 버리소서

 

 

무화과앞

제 3악장이 시작되었능기라
안단테지나
스케르쪼로 존나리 가뿌게 허덕이노라
변주할 여지도 없어
자진굿머리로 여울목 지나노라
헐떡이다 보면
어느듯 멈추어야 할 음표

지랄거튼 미꾸라지 신세되다
봉선화 멩키로 늘어진다만
그래도 누가 뿌려 가꾸었나
철망 울타리 뒤로 분꽃은
가을 저녁에 확 피어나선
그 향취가 가던길
돌아서게 당기던걸


 

생고기//구이집에 꾸버 먹는 것은 없다



고디이에 침을 박고 뱅글뱅글 돌려가며
퍼런 알맹이 빼어 먹는데 짭잘하니
아! 탱자나무 가시도 그리워,
올콩, 콩깍지체로 입안에 털어놓코
앞니 사이로 훌터내니 붉은 콩이 한가득
걸려진다.
논두렁표 삶은 콩을 미끌한 껍질 눌러
翠瑪瑙 보다 고귀한 알알을 줄줄이 훌터내
시원한 호박색 한 잔 들이키고 털어넣는다.

배추속 데친 이파리로 한층을 손바닥에
다시 다시마로 한층을 올리고
생마늘로 색을 맞추고 멸치 젖국으로 덧칠하고
냉소 보다 차가운 퍼런 宮墻의 소주한잔 꺽는다.

촉촉히 오그라든 미이라,주름살에 감겻어
지금 뽕을 씹고 있는거여 명주를 삼키는거여,
나방의 꿈을 기대하며 뻔데기 씹어 삼키리
한여름 서릿발로 허였케 얼어버린 두째잔을 비운다.

붉그죽죽한 고구마뿌리와 자갈같은 누런 감자줄기
하도 정겨워서 껍질채로 덥석 반을 깨어물고는
발효 타피오카로 희석한 주정 마셔 데는 거라.
실크로드를 타바코 로드를거쳐 이젠 포테이토 로드를
걷고 걸어 유카탄으로 걸어간다.


육포가 되다 말은 자색빛깔 생고기가
하얀 거미줄도 다 뜯겨가지고 말랑한 촉감으로
참기름과 빨간꼬치 데리고서 올라왔네,
당근도 오이도 한토막 咀嚼을 하고
그 인고의 근육, 질겅질겅 씹고 우믈우물 삼킨다.

콩나물도 보여 먹는데, 아스파라긴도 들어 있다는
참소주 네번때 잔을 드는데, 어라! 소주병이 시계도
차고있네, 마셔도 여셧시면 일어난다나.
이럴때 마당에 과꽃이나 나팔꽃이라도 보였으면


 이기다 누끼고...

이기다 니끼가..

아이다 내 끼다...

 이 여름 한철... 
 

 아 이렇케 ...빚진 마음을 ..

  알수없는 검은 물위에

그렇틋 널너리한 이음새로 덮어버린

악어껍데기 가시연의 둥그럼이여...

 

 

기다려 보아라...

대기와 수심을 연결하는 줄 던져넣코

땡기보아라

번뇌와 상심으로 덮힌  물구덩이로부터

문제풀이의 실마리를...

끄집어내어라..

안주꺼리를....

껀지내어라...

 

 말라고..물탕에 대를 걸었누...

 한모금 맑은 시냇물이라도....흘러들라나

 또 말안되네.....


 


그 자리에 작은 못 하나 파 두었나니
겨울 내내 지난날 가두더라
찬서리 눈발아래 水草마저 얼음장에 같혔네
未練과 約束은 氷板아래 차거워
작은 돌 던지면 그냥 튕기어 나갔어
물어보면 대답없이 着水 않터라

二月이 오고
하늘을 가두려드니
顧母嶺은 그못에 또 빠져드느냐
信念도 愛憎도 믈막에 映寫되더라
낮달은 곰팡이 빛 面鏡 속에 끼어 들더군
맑은 心事련가 어김없이 자취하더라

왼쪽잡이와 오른쪽 잡이가 對稱이더니
가슴과 간떵이가 對峙하니까
하늘과 裸木이 印畵되던데
呼吸器와 泌尿器는 또 거꾸로 있더이다
그래도 그리운 얼굴은 안보이데

碧空의 빛 마저도 거울조각으로 잔물결되어
귀절 마저도 말씀도 遊戱 되오리까마는
그 자리 밑으로 鯉魚는 검은 알파벹 그린다
살아있는 까닭으로 끄적이며 움직이냐

논병아리 후두둑 水上위로 달린데이
약속은 작은새 되어 훌적 떠 오른다
오리는 이웃하여 목을 뒤로 묻고 자불더이다
池塘에 즈그들 천날만날 無心하더라도
그 水面에 동그란 잎새위로 蓮花 다시 피리라
빛아래 믈위 버들그림자 꽃되지롱
까치둥지 새되어 날꺼지롱




그녀로 부터 무슨 향기가 나던가.
기억이 없다.

공자님 말씀 마따나
여자와 아해의
가까이 한 그향은 불손하더라
멀리하려니까 그내음 또한 원망이고 비릿하더라

어떤향이 그여인을 기여이 불러올 수 있으랴
빈자리로나마 그대 꿈꿀 것인가

인삼 녹용 냄새로 되살릴 수 있으리오
장미꽃 입술로 노루 배꼽으로 날 찾을랑가

지하철 역, 까만 머리결 사이에서 볼 수 있으랴
사진관에서 적삼 안으로 보아 본들
노고지리한 서러운 냄새더라

식탁위에서 독주의 향으로 탐한다네
살찐 욕정의 곡선을

백일홍 아래 어정대는
길 떠나온 아낙내에게서
무슨 향기가 나던가

미나리 향이지 참가죽 향이지
그래 해당지의 연닢 향이지

아니지 동네 목욕탕 비누 냄새일꺼로
미끌한 미역 내음일러라



허연 무명 적삼으로 앞섶을 가리고
부뚜막 솥뚜껑아래 미꾸리씨레기탕과
탁막순이는 더불어 넌저시 다가와서
천천이 머물면서 포만감을 안겨주었다
다음에 만나걸랑 놋사발장만하여
도루메기 안겨준단다

모란문 양단으로 한쪽 다리를 맛배기로
내놓코 고량숙이는 치파오 차림으로
엉덩이 선도 막무가내로 드러내 놓코
목도리만 감싸곤 지느러미 흐느적거리며
마파두부 부추잡채로 단박에 혼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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