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탈각(金蟬脫殼)
[요약] (金: 쇠 금. 蟬: 매미 선. 脫: 벗을 탈. 殼: 껍질 각)
매미가 허물을 벗듯 달아난다는 뜻으로, 은밀히 퇴각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계책. 애벌레가 성충이 되어 자기 껍질을 벗어 던져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서 과거를 잊고 새 출발하는 교훈을 줌.
[출전] 《삽십육계(三十六計) 혼전계(混戰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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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계절이 지나 소리도 자취도 감췄지만 매미에 대한 성어를 이야기해 보자.
매미가 성충으로 사는 기간은 일주일에서 길어 봐야 한 달이라 한다. 그래서 장자(莊子)는 여름에 나와 가을에 죽는 매미는 일 년의 길이를 알 리 없다고, 일부밖에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을 꼬집었다. 당연히 겨울의 눈을 모르니 선부지설(蟬不知雪)이라며 좁은 견문을 나타냈다. 하지만 짧은 지상의 매미가 되기 위해 6년에서 17년이라는 기간을 지하에서 애벌레로 지낸다는 사실은 그 성충이 되어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서 과거를 잊고 새 출발하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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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매미(金蟬)는 자기 껍질을 과감하게 벗어던짐(脫殼)으로써 만들어진다는 이 성어는 식견의 좁음이나 과감한 변화 등을 뜻하는 것과는 달리 ‘삼십육계(三十六計)’에서 나왔다. 대개 5세기까지 고사(故事)를 17세기 명말(明末)에서 청초(淸初)에 수집하여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으로 묶은 것이라 알려졌고 속임수에 강조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혼란 상태에서 쓰는 전략인 혼전계(混戰計)의 제21계로 나오는 이 말은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감쪽같이 몸을 빼 도망하는 것을 뜻했다.
은밀히 퇴각할 때 사용하는 전법으로 진지의 원형을 보존하고 군대가 여전히 주둔하고 있는 것처럼 하면 적이 감히 공격하지 못한다. 그런 후 주력부대를 은밀히 이동시켜 탈출하는 위장전술이다(金蟬脫殼 存其形, 完其勢, 友不疑, 亂不動, 巽而止, 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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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탈각은 회남자(淮南子) 정신훈(精神訓)에서 나왔다
“무릇 지인(至人)은 소박함을 껴안고 정기(精氣)를 지킨다. 마치 매미처럼 껍질을 벗고, 뱀처럼 허물을 벗어 태청(太淸)에 노니는 이유다.”
若此人者,抱素守精,蟬蛻蛇解,游於太清,輕舉獨往,忽然入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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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선태사해(蟬蛻蛇解)’다. 금선탈각 용어는 원나라 혜시(惠施)의 《유규기(幽閨記)》 〈문무동맹(文武同盟)〉의 다음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일찍이 병서 안에 금선탈각의 계책(金蟬脫殼之計)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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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劉邦)이 항우(項羽)에게 형양(滎陽)에서 포위되었을 때 장수 기신(紀信)을 유방으로 변장시키고 탈출한 것이나 남송(南宋)이 금(金)에 침략당했을 때 명장 필재우(畢再遇)가 연일 북소리를 울리며 퇴각한 것을 좋은 예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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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경에 처했을 때 벗어나려는 속임수는 살아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왕년의 강대함만 믿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국정마비가 계속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대처할 시기를 놓쳐 더욱 오리무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뒷북 사과와 한 템포 늦은 인사 쇄신은 전국이 하야 시위로 들끓게 했다. 공동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은 지도부 사퇴를 미적거리다 당 지지도가 연일 떨어진다. 빨라서도 안 되지만 시기를 놓친 탈바꿈이 효과가 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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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국제신문 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金蟬脫殼의 글에 첨삭하여 재구성하였음. 언론인·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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