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문과식비(文過飾非)

淸潭 2016. 11. 18. 11:42

문과식비(文過飾非)

[요약] (: 글월 문.채색. : 지날 과. : 꾸밀 식. : 아닐 비)


허물도 꾸미고 잘못도 꾸민다는 뜻으로,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不拘)하고 뉘우침도 없이 숨길 뿐 아니라 도리어 외면하고 도리어 잘난 체함.

[출전] 논어(論語) 자장(子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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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논어(論語) 자장(子張)에 다음과 같은 자하(子夏= 공자의 제자)의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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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가 말했다. “소인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그럴듯하게 꾸며댄다.”

子夏曰:「小人之過也必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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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집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은 꾸밈이라. 소인은 허물을 고치는데 꺼리고 스스로 속이는 데에는 꺼리지 않으므로, 반드시 꾸며서 그 허물을 거듭 하니라.

飾之也小人憚於改過而不憚於自欺故必文以重其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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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의 신정근[고전 통해 세상읽기] 소인은 잘못하면 반드시 둘러댄다의 글에서

(성균관대 유학대학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75일 위안부 피해자 최금선 할머니가 아흔 살의 일기로 고단한 삶의 여정을 마쳤다는 소식을 알렸다. 지금 현재 우리 정부에 등록된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48명만이 생존해 있다. 생존자들이 대부분 고령인 것을 감안하면 48명의 숫자도 머지않아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며 대사관 수요 집회를 19921월부터 열고 있다. 벌써 20023월부로 수요 집회가 500회를 넘겼는데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지속된 집회는 유례가 없을 정도다.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가 개인의 의사에 반하고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진행된 강제 행위라는 증거가 밝혀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국가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래에 보수 우파가 계속 집권하면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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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태도는 독일 정부의 그것과 대조된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의 범죄적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잘못을 배상하려고 했다. 그 결과 독일은 전쟁을 벌였던 상대 국가만이 아니라 유럽과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반면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도 전쟁의 피해자이면서 전쟁 중의 각종 범죄적 사실은 정부와 무관하지만 안타까운 일 정도로 간주한다. 그 결과 일본은 국제 사회에서 기여하는 몫에 비해 저평가될 뿐만 아니라 신뢰할 만한 이웃으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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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들이 한 명씩 세상을 떠나는데도 여전히 '진정한 사과'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를 보면 '논어'에 나오는 문과(文過)가 생각난다.

원래 이 구절은 자하(子夏)"소인은 잘못을 하면 반드시 둘러댄다(小人之過也必文)"라고 한 말에 기원을 두고 있다. 그 뒤 '문과'는 다른 말과 결합해서 문과식비(文過飾非문과식사(文過飾邪)의 사자성어로 널리 쓰이게 됐다.

문과식비는 잘못을 둘러댈 뿐만 아니라 비리를 아닌 것처럼 꾸며댄다는 뜻이고 문과식사는 잘못을 둘러댈 뿐만 아니라 나쁜 속셈을 좋은 것처럼 꾸며댄다는 뜻이다. 사람은 남에게 잘, 멋지게 보이려고 하지 나쁘게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변명과 거짓말은 다들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시작한 이래 사람 사는 곳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함으로써 이웃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의 공동체를 일궈내기도 한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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